-일주일에 두세 번은 꾸준히 원장실을 드나들었네요.
-비밀사이트가 삭제된 21일 밤 11시에도 원장실에 있던 사람은
이은호가 맞습니다.
-cctv 고장났다고 딱 잡아떼더니
이렇게 친절하게 편집까지 해서 남기는 건 도대체 뭐지?
-더 이상 숨길 이유가 없다는 거겠죠.
-...
-
딩동
-은호씨가 여기 왜 있는 거예요?
-...
-
-큰원장님 많이 편찮으신 거예요?
-힘든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은호씨가 돌봐드리러 와있는 거예요?
-네.
-은호씨, 이렇게 자꾸 큰원장님한테 메어 있으면,
-한울센터에서 제 짐 다 뺏어요.
전에 말씀하신 데 가기로 했거든요.
-큰원장님 위로도 해드릴 겸 마지막 인사 드리러 온 거예요.
-그래요. 잘 됐네요.
-네.
-그나저나 이거 직접 뵙고 설명드려야 되는데.
-제가 잘 전해 드릴게요.
-그럼.
-며칠동안 정말 충격의 연속이었어요.
-정신 없었죠.
-원장님이 붉은 울음이라는 건.. 정말 믿어지지가 않아요.
-선생님은 어떠세요?
-나도 그래요.
꾸벅
-...
-'원장님이 붉은 울음이라는 건.. 정말 믿어지지가 않아요.'
-...
-
-은호씨.
-은호씨.
-은호씨.
*주의*
-...
-시를 워낙 좋아시던 분이었어요.
-좋아하는 시, 많이 드시라고 한 거예요.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위로였어요.
-붉은 울음을 어떻게 아는지 그거 물으려고 다시 온거죠?
-은호씨예요?
-선생님도 참 어려운 길만 골라서 다니시네요.
-은호씨.. 자수해요. 자수해요, 은호씨.
-저번에 꿈 얘기 했었죠?
-커다란 책상이 있는 방.
-'해와 하늘 빛이..'
-항상 시를 읽었어요.
-그 일이 있을 때마다.
-큰원장님은 시를 사랑하듯 나를 사랑하는 거라 말씀하셨어요.
그걸 믿었고요.
-기억하지 말아야 할 것은 기억하지 않는 게 좋아요.
-키가 크고 힘이 세졌는데도 난 큰원장님을 왜 그렇게 무서워 했을까요?
-왜 항상 큰원장님한테는 착한 아이가 되고 싶었을까요?
-이렇게 별 것도 아닌데.
따르릉
-누구예요?
-강형사님이요.
-형사님은 차선생님이 여기 있는 거 알고 전화한 걸 거예요.
-받아요.
-여보세요.
-'우경씨 지금 어디에요?'
-큰원장님 댁이요.
-지금 큰원장이랑 같이 있어요?
-'네.'
-이은호도 지금 거기 있고요?
-아니요. 은호씨는 같이 없어요.
-이은호가 붉은 울음입니다.
-'이은호가 한울센터랑 큰원장한테 감정적인 골이 깊은 거 같아요.'
-지금 아마 거기로 가고 있을 겁니다.
일단 위험하니까 큰원장이랑 그 자리를 피하세요.
-네. 알겠어요.
-'이은호랑 마주치면 안 됩니다.'
-당장 거길 나가요.
-네.
-참 성실한 사람이에요, 강형사님.
-생각보다 너무 빨리 움직여서 저를 곤란하게 만드네요.
-은호씨..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그만해요.
-아직 할 일이 남았는걸요.
-은호씨 제발 그만해요.
-선생님이 도와줘야겠어요.
-...
-
-휴대폰 줘요.
전원을 끄는 은호
-일단 서울을 빠져나가요.
-그거 내려놔요. 그거 없어도 은호씨 가자는 데로 갈 테니까.
내려놔요.
-나 못 믿어요?
총을 내리는 은호
-...
-
-차우경씨 휴대폰이 꺼져있어.
-문이 열려있는데요?
-상황실에 연락해. 차우경씨 차량 수배하라고.
-
-서해로 화성 방면에서 해당 차량 발견.
-47번 국도로 빠져나간 거 같애.
-...
-
-처음엔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됐어요.
-'저기요.'
-우리 센터에 봉사오시던 의사선생님.
-박지혜가 출소된다는 소식에 분개하고 있었죠.
-함께 비밀사이트를 만들었어요.
-각 커뮤니티에서 우리와 생각이 같은 사람 몇몇을 골라
초대장을 발송했고요.
-그 중에 박선생님 지인인 민하정씨가 있었고
-그분 이름으로 휴대폰을 개통했어요.
-박지혜는 보기 좋게 걸려들었어요.
-급한 일자리라는 말에 한밤중에 길을 나섰거든요.
-계획대로 박지혜를 살해했지만
-박선생님은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견디지 못했어요.
-박선생님 자살은 충격이었어요.
-한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했고
-그러던 중 하나를 만났죠.
-'...'
-난 박선생님만큼 착한 사람은 아닌가봐요.
-죽이는 게 괴롭지 않았거든요.
-아이를 구했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
-
-해당 차랑이 서해안에서 당진 방면으로 지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목적지가 어디야?
-태안 쪽인 거 같은데요?
-
-맘카페에서 소라엄마를 만났어요.
-한울센터에서 알던 분이라 사정을 잘 알았죠.
-그런데 역시 착한 사람들은 남을 해치지 못해요.
-그래서 내가 죽였어요.
-'...'
-덜 착한 내가.
-하나한테 동생이 있었단 사실은 어떻게 알았어요?
-약간의 직감과 잔인함이 있으면 돼요.
-비밀은 땅속에 있고
-나쁜 놈일수록 고통에 약하니까요.
-...
-
우경의 휴대폰을 켜는 은호
-감사합니다.
-날 잘 안다고 했잖아요, 내가 쪽지 보냈을 때.
-날 얼마나 알아요?
-하나, 빛나, 소라..
-그 아이들만큼 알아요.
-그게 무슨 뜻이죠?
-선생님은 그 아이들이랑 같은 눈빛을 가졌거든요.
-...
-민하정씨는 어떻게 된 거예요?
-그분 일은 선생님이 빛나를 데려온 걸 보고서 알았어요.
-창단멤버 비슷했으니 배신감이 컸죠.
-본인 결단에 맡긴 거예요.
-본인 양심에 따라.
-아이 앞에서 몸을 던졌어요.
-그 사람 한계라고 생각해요.
-무책임하네요.
-모든 걸 제대로 할 순 없어요.
-지금 본인이 뭔가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보죠?
-왜 날 비난하죠?
-빛나가 원하는 건 엄마가 죽는 게 아니었어요.
빛나는 엄마를 사랑했고 엄마를 필요로 했어요.
-그게 잘못된 거예요.
-내가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큰원장님이에요.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큰원장님이에요.
-아이들은 사랑한다고 착각하죠. 절대 벗어날 수 없어요.
이미 지배당했으니까.
-은호씨.
-그걸 내가 끊어준 거예요, 내가.
-...
-
-'차우경씨 휴대폰 전원 켜졌어.'
-어디야?
-지금 21번국도 교차로 지점을 지나고 있거든?
-관할서에 위치 공유하고 협조 요청해.
용의자가 인질을 잡고 있다고.
-
-
-여기가 어딘데요?
-우리 엄마가 날 버린 곳이요.
-두 살인가, 세 살. 기억도 안 나요.
-그래도 꼭 한 번 와보고 싶었어요.
-누가 얘기해준 거예요? 기억 안 난다면서요.
-...
-계단에서 구른 아이 이야기, 선생님이 쓴 거죠?
-...
-민하정씨가 선생님한테 초대장을 보낸 건가요?
-네.
-그랬구나. 몰랐어요.
-그 얘기, 시완이 얘기 맞죠?
-강형사님이 지어낸 이야기예요. 붉은 울음 유인하려고요.
-어쩐지 헷갈리더라. 강형사님 덫에 걸려든 거였네요.
-강형사님이 부러워요.
-망설일도 없고 고민도 없고 주저함도 없이
자기 믿는 대로 돌진하잖아요.
-인생을 구김없이 살아온 사람들의 특징이죠.
-부러워요. 질투날 만큼.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
-도착했네요, 강형사님.
-내려요.
-은호씨.
-내려요.
첫댓글 헐..
흑흐규ㅠㅠㅠㅠㅠ은호총각.........착한사람얼굴이었구먼...
헐 은호였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ㅜㅠ너엿냐...ㅠㅠㅜㅜㅠㅜ아고
아휴 은호야ㅠㅠㅠㅠㅠ 안타깝다 정말
삭제된 댓글 입니다.
총으로 쿡쿡 찌르는 연출이 성폭행 암시도 있다더라 ㅠ
총으로 찌르는거랑 '위로'라는 말 계속 나오는거 다 성폭행 암시하는거ㅠㅠ
헐 미친 성폭행이라니....와...
아이고 은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째ㅠㅠㅠ
은호였구나 ㅠㅠ (난 스포를 찾아서 읽었는데도 왜 땐사람 생각했는가...)
와 은호였어.....?
아... 미쳤다 진짜 아 ㅠㅠ
와 진짜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