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웅동1지구 관광단지→산업단지 용도 변경 검토

[둥지]

진해 웅동1지구 관광단지→산업단지 용도 변경 검토

민왕기 기자

입력 2023-04-02 15:52 일

창원시, 시행자 취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원칙대로 추진할 것"

이달 중 관광단지 사업시행자 모집 재공고 계획

대상자 없으면 용도 변경해 배후단지 추진 방침

법원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여부 따라 '갈림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관광단지 웅동1지구를 가덕도신공항-남부내륙철도-진해신항과 연계한 배후단지(산업용지)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30일 웅동1지구 사업시행자인 창원시·경남개발공사 지위를 박탈했다. 이어 이달 중 대체사업시행자 모집 공고를 내고 6월 초까지 대상자를 찾을 방침이다. 한 차례 재공고에서 적합한 사업시행자를 찾지 못하면, 곧바로 산업통상자원부에 용도 변경을 신청해 관광단지를 배후단지로 바꿔 새 사업시행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용도 변경에 걸리는 기간은 1년으로 보고 있다.

앞서 창원시는 사업시행자 권한을 박탈당한 직후 법무법인을 찾아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는 물론 ‘대체사업자 모집 공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법률 자문을 하고 조만간 소송 제기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자유구역청은 이 같은 창원시의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행정소송 방침에 개의치 않고 ‘대체사업시행자 모집 공고→지정’이나 ‘산업부 용도 변경 신청→대체사업시행자 모집’ 절차를 속전속결로 진행할 방침이다. 시가 가처분 신청을 해도 법원 인용 전까지는 대체사업자 모집 등 절차 진행을 막을 수 없다. 가처분 신청 건 법원 판단에는 통상 2개월이 걸리는데 그 전에 새로운 시행자를 찾을 수도 있다.

경제자유구역청 웅동1지구 담당자는 “지정 취소 사유는 정당하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관한 법원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절차 이행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체사업시행자 물색까지는 2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자유구역청은 아울러 관광단지 대체사업자 부재와 법원 가처분 신청 기각을 전제로 한 배후단지 용도 변경도 추진한다. 민간사업자에게 최소 1500억 원, 최대 2400억 원가량 해지시지급금(확정투자비)을 물어주고 사업을 이어갈 시행자를 찾기 어렵다면 수익성이 큰 산업용지로 변경해 정상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가덕도신공항-남부내륙철도-진해신항 등이 인접한 요충지라는 점도 거론된다. 경남 출신 인사가 창업주이자 기업주인 기업 이름도 거명되고 있다.

법원의 시행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건 판단이 중요하다. 가처분 인용 여부는 웅동1지구 기존 사업시행자 지위 유지 여부를 비롯해 대체사업자 지정 공고와 배후단지 용도 변경 절차 기간 등에 영향을 미친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경제자유구역청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반면 가처분을 기각하면 계획대로 대체사업자 물색이나 배후단지 용도 변경에 드는 시간이 줄어든다.

웅동1지구 개발은 창원시 진해구 수도동 일대에 225만㎡ 규모 골프장·숙박시설·휴양문화시설을 짓는 복합레저관광단지 사업이다.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는 2009년 12월 민간사업자인 ㈜진해오션리조트와 사업 협약을 하고 민간자본 3325억 원을 투입해 30년간 휴양·레저 관광단지를 조성·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1단계 골프장(36홀)만 조성되고 2단계 숙박·휴양문화시설은 시작도 못 했다.

지난해 경남도(개발계획 승인권자)-부산진해경자청(실시계획 승인권자)-창원시·경남개발공사(개발사업 시행자)-㈜진해오션리조트(민간사업자)가 5자 협의체를 구성해 합의를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이어 올해 경제자유구역청은 청문 절차를 거쳐 지난달 30일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 사업시행자 지위를 박탈했다.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사유는 △사업시행자의 귀책으로 사업기간 내 개발 미완료 △정당한 사유 없이 실시계획 미이행 △정당한 사유 없이 시행명령 미이행이다.

경남개발공사는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결정을 받아들이고 추후 대체사업시행자 모집 공고 시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창원시는 결정에 불복하며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민왕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