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의 추석 민심행보는 어디로

[늑대와춤을]

이명박 후보의 추석 민심행보는?

● 앵커： 이슈투데이 정가 소식입니다.

오늘 추석 차례상 물린 뒤에 가족 친지들끼리 가장 많이 화제에 올릴 얘기가 대선일 텐데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독주체제，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앵커： 백승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안녕하세요.

● 앵커： 이명박 후보 지금 추석연휴 동안 바쁜 일정 보내고 있죠.

●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명박 후보 추석연휴에도 민생현장 속으로 파고들어 경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주했습니다.

연휴 첫날에는 경기도 양평의 유기농 현장을 방문했고 둘째날에는 이천의 한 중소기업을 방문해 근로자들을 격려했습니다.

어제， 오늘 외부일정은 잡지 않았지만 자문교수를 만나 정책을 조율하고 선대위원회 임선을 가다듬는 등 추석 이후 정국구상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 앵커： 지금 이명박 후보 입장에서는 지지율을 더 올린다기보다는 지금 지지율을 유지하는 게 아마 가장 큰 관건일 것 같아요.

●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명박 후보는 지지율 ５０％대의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작년 추석 이후 지지율 １위에 올라선 뒤 당내 경선과정에서 검증공방으로 지지율이 ３０％ 초반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１위를내준 적은 한번도 없었죠.

이 후보는 지금까지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해 추석연휴에도 지역구 의원과 당협 위원장들이 지역구민 접촉해서 쉬지 않는 추석을 보내라고 하방령을 내렸습니다.

당차원에서도 이 후보 지지율을 지역구별로 조사해서 성별， 연령별， 종교별 순위까지 매겨서 통보하기 시작했는데요.

중간 성적표도 보내는 등 대세론에 휩쓸려 지역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워낙 지지율이 높다 보니 이 후보가 국민에게 새로운 정책비전을 보여주기보다는 토론회 불참 등 소극적 행보로 부자 몸조심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앵커： 이명박 후보에게는 추석 연휴 이후가 더 걱정일 텐데 이제 범여권의 검증 공세가 쏟아지지 않겠습니까？

●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 달 중순에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되고 나면 무차별 검증공세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대통합신당은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 땅 실소유 의혹과 투자자문회사인 ＢＢＫ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 법안을 추석연휴 직전에 제출하며 단단히 벼르고 있는데요.

한나라당은 이미 당내 경선에서 나올 만한 의혹들은 다 제기됐고 상당부분 해명이 돼 문제될 것 없다면서도 예상치 못한 폭로가 나올까 봐 상당히 신경쓰는 눈치입니다.

이 때문에 어떻게든 노무현 대통령 실정이나 정윤재， 변양균 씨 사건 등 권력형 비리에 공세를 집중해서 검증의 칼날을 무디게 하겠다는 전략까지 세웠습니다.

● 앵커： 이명박 후보에게는 그런데 당내에도 프라이드 문제가 남아 있어요.

그러니까 박근혜 후보 측과 화합， 말로는 화합이라고 얘기하지만 아직 화합적인 화합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느낌이 있는데요.

● 기자： 경선 이후에 이명박 후보는 일단 박근혜 후보와 화합의 모양새를 갖췄지만 양측의 적극적 화합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내년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１６개 시도당 위원장 자리를 놓고 양측이 이미 격돌했습니다.

최근 마무리한 당직인선을 두고도 화합인사가 아니라 이 후보가 당을 접수했다며 박 전 대표 측이 불만을 터뜨렸는데요.

박근혜 전 대표 측 의원 ３０여 명이 수시로 모임을 갖고 결속을 다지고 있고 당내 비주류로서 세력을 결집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두고 이명박 후보 측과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 앵커： 아무래도 대선 전까지는 박근혜 전 대표의 적극적인 협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할 텐데요.

아무래도 추석 끝나고 나서 선거대책위 인선을 통해서 박 전 대표의 역할론이 정리가 되지 않겠습니까？

● 기자： 이 후보 측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갈등이 희석되기를 기다릴 것인지 추석 이후 최고위원의 인선과 선대위 구성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탕평책을 쓸지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 전 대표 측 역할에 대해서도 명예 선거대책 위원장이나 고문 역할을 맡아달라고 제안하자는 쪽과 별도의 직함을 주는 것 자체가 격에 맞지 않지 않다며 １１월 ２７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지원유세를 요청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며 의견이 나눠진 상황입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 후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박 전 대표 지지 의원들이 일부 선대위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큰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처럼 어정쩡한 관계가 계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명박， 박근혜 후보 두 사람간의 관계 설정이 가장 큰 관건인 셈입니다.

● 앵커： 요즘 한나라당 입장 보면 당장 내일 선거를 한다면 참 좋겠다 이런 의견도 나올 법한 분위기인데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최대의 변수. 어떤 게 될 걸로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보고 있습니까？

● 기자： 일단 지금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명박 후보의 독주체제가 계속되고 있죠.

그래서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남아 있는 가장 큰 변수는 무리가 없다면 일단 대부분 주저없이 테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실제로 테러를 당한 경험이 있고 이 후보 지지율이 오랫동안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이 후보의 외부일정 때 모든 동선이나 자택 경호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변수는 검찰 수사입니다.

향후 검증공방 과정에서 기존의 땅소유 의혹이나 새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이나 중대 사실이 검찰의 입을 통해 흘러나올 경우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사지걸 논란 등에서 보듯 이 후보의 잇단 말실수가 자칫 좌충수가 되어 대세론을 흔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앵커： 테러라는 극단적인 것을 변수로 꼽는다면 정말 한나라당은 그만큼 자신한다는 얘기겠죠.

● 기자： 일단은 ５０％， 아까 말씀드린 대로 ５０％ 이상의 독주체제가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범여권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고요.

따라서 이명박 후보가 큰 위기만 닥치지 않는다면， 신변에 이상이 없다면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앵커： 백승규 기자 수고했습니다.

● 기자：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