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순 쯤이었나?
새벽녘에 대강의 줄거리도 없는 개꿈을 정신없이 꾸다가
잠깐 장면이 바뀌더니
결혼한 아들과 어느 카페를 들어갔는데
각기 다른 과일이 커다란 쟁반에 수북히 쌓여 있는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빈틈없이 둘러 앉아 있어서
빈테이블을 찾아 안쪽으로 들어가니
참외가 놓여져 있는 테이블이 딱 하나 있었다.
아들과 나는 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고
나는 말없이 참외를 깎아 아들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는 알람소리에 잠이 깼는데
분명 태몽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꿈속에 며느리가 함께 하지 않은 것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 며느리의 웹디자인 작품전시회가 있어서
아들이 나를 태우러 왔기에
"혹시 애기소식 있느냐?" 물었더니
아직 없다면서 갑자기 그건 왜 묻냐고 되묻는 것이었다.
꿈을 꾸는 중에 장면이 바뀌면서 잠깐씩 짧게 꾸는 꿈은
거의 백발백중 맞아떨어졌었다.
그리고 2월 말 며느리에게서 반가운 소식이 왔다.
병원에 갔더니 5주 됐다고 했단다.
그러고 보니 내가 꿈을 꾸고 나서 곧바로 임신이 된 거였다.
그래서 꿈 속에서는 며느리가 안보였었나 보다.
특별히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얘기하라고 했더니
직장 다니는 시어머니한테 말하기가 미안했는지 웃기만 하더니
나중에서야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쿠키가 먹고 싶다기에
전화통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재료 준비해서 반죽하고 구워서 전해줬더니
받아들고 집에 가는 버스 타자마자
꺼내서 맛있게 먹으면서 갔다고
며칠 전 제사 때 와서 얘기하길래 또 다시 만들었다.
<<무화과쿠키, 아망드쇼콜라쿠키, 유자과육쿠키, 호두코코넛쿠키>>
<<무화과쿠키재료>>: 밀가루3컵, 아몬드파우더2큰술, 설탕1컵, 계란1개
버터110g, 무화과불린것 적당량, 베이킹파우더1/2작은술, 소금약간
실온에 두었던 말랑해진 버터에 소금을 넣고
마요네즈상태가 되도록 잘 저어서
설탕을 1/2씩 나눠가며 넣고 뽀얗게 될 때까지 저어주고...
계란도 역시 실온상태에 두었다 넣어서 저어주고....
가루류는 모두 체에 쳐서 내려주고...
가루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반죽이 되었으면
뜨거운 물에 불렸다가 잘게 썰은 무화과를 넣고...
무화과는 최대힌 잘게 썰어야 좋을듯.
대충 썰었더니 나중에 쿠키반죽 썰 때 엄청 고생했음.
잘 뭉쳐진 반죽을 비닐봉투에 넣고
둥굴게 혹은 네모나게 모양을 잘 잡아주면 되고
빈 쿠킹호일 케이스를 이용해서
네모난 모양으로 틀을 잡아
냉동실에서 하룻밤 아이싱을 해주고...
아이싱은 2~3시간이면 O.K!!!
아이싱된 반죽을 7mm두께로 썰어주고...
무화과가 잘 안썰어져서 모양이 제대로 안나올까봐 엄청 애를 먹었다.
180도 예열된 오븐에서 20분 정도 구워준다.
불가마 사우나를 하고 나오더니 크기가 엄청 커졌다.
아망드쇼콜라는 제일 나중에 구워서
식히고 있는 중이라 혼자 펼쳐져 있다.
<<유자과육쿠키>>
<<호두코코넛쿠키>>
<<무화과쿠키>>
<<아망드쇼콜라쿠키>>
작년 어버이날에
며느리가 사준 화장품선물 상자를 잘 뒀다가
요렇게 요긴하게 재활용했다.
우리딸이 봤으면 구질구질하게 산다고
또 한 잔소리 해댔을텐데...
내일 회사 출근해서 택배로 보내야지.
참 세월이 빠르기도 하다.
내가 결혼해서 아들 임신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 아들이 어느새 결혼을 하고
이제 한 아이의 예비아빠가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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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가족에게 부끄럼이 없느냐고
나에게 물을 것입니다.
그 때 반갑게 대답하기 위해
나는 지금 좋은 가족의 일원이 되도록
내 할 일을 다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님께 순종하겠습니다.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겠습니다.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 중에서"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