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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서울대 선후배 동문 여러분, 먼저 다른 훌륭하신 선배 동문이 많으신데도 금년도 서울대 총동창회가 수여하는 관악대상 수상자로 저를 선정해 주신데 대해서 개인적으로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모든 동문선배 및 후배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서울대는 한국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이자, 상황에 따라서는 한국사회에서 시대의 양심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 왔습니다. 저는 그동안 이러한 전통을 가진 서울대의 동문 여러분과 함께 수학하였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사회에 나와서도 그 정신을 잊지 않고 나름대로 정진하여 왔습니다. 저는 지난 1월1일부터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업무를 개시하여 국제평화와 안전의 유지, 후진국 개발의 촉진, 인권 보호라는 유엔 고유의 임무를 수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다푸르, 중동, 코소보 등 주요 지역분쟁의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기후변화문제 대처 및 후진국 개발전략 개발을 위한 협의를 이끌어 가는 가운데, 21세기 범 세계적 문제의 해결은 위한 유엔의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유엔 사무국을 개혁해 나가는 작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한국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하며, 특히 우리 서울대 동문 여러분의 이름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저는 사무총장 취임후 5개월 반, 인수기간 포함하며 7개월 육박합니다만, 취임초부터 사실 ‘주마간산’의 마음으로 수많은 일정과 출장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외교장관 시절, 한국 주요사안은 이미 숙지하고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어 다행한 일이고, 유엔에 관한 사안은 보다 넓은 범위에 수많은 활동가들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으며, 특히 유엔이 직면한 수많은 지역분쟁 및 범지구적 도전과 과제는 총장으로서 숙연하고 겸허한 자세를 가지고 대처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한국인의 총장이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를 대변하는 유엔의 총장이라는 이유에서 총장 취임이후 우리 한국 동포들을 접하는 기회가 매우 적었습니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192개 회원국을 모두 다루어야 하는 유엔의 수장으로서 모국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다른 회원국과 유엔 직원들의 부정적 시각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인으로서 사무총장에 취임하면서 본인의 사무총장 업무 수행에 대해 국제사회의 기대가 높으며 이는 곧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위상과 직결된다는 사실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통감합니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외교장관 시절과 완전히 달라진 신분상승과 예우에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계의 정상들이 면담을 계속 신청해오고 이들과 수시로 전화 협의를 하며, 지난번 로마 방문시에는 소위 ‘속세의 교황’으로서 교황을 만나 종교간, 문명간 화합을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연중무휴로 쫓아다니는 경호원들에게도 미안한 심정이기도 하고 저 자신 행동의 자유를 구속당해 불편하고 하지만, 지금은 이것을 생활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어느 나라의 국익도 대변하지 않고 인류전체를 위하며 일하는 유엔의 이상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왔으며, 유엔의 직원들도 이러한 사명감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전문지식과 헌신적인 자세로 근무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탄생이라는 영광의 시간은 지나갔습니다. 지금은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인류 공통의 도전에 여하히 대처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면서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그날그날을 새롭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유엔의 주요 사안으로서 3가지 분야, 즉 지역분쟁의 해결, 인류공통의 장기적 과제, 그리고 유엔 내부의 개혁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역분쟁 가운데 가장 높은 우선순위는 Darfur 문제입니다. 저는 수단의 Bashir 대통령을 각종 국제회의 계기에 만나 수차에 걸쳐 이 문제 해결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습니다. 유엔이 추구하는 3단계 접근이 있습니다만 이 가운데 2단계까지는 합의를 본 상태입니다. 그래서 조만간 유엔이 아프리카 연맹과 함께 구성된 평화유지군을 배치하여 무고한 희생을 막고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동문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레바논 문제, 이라크 문제 등으로 국제정세 및 지역정세에 불안정한 요소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저는 이들 분쟁 해소를 위한 협의를 위해 이 지역을 3차에 걸쳐 방문했습니다. 이라크는 유엔 주도하에 마련한 International Compact with Iraq 를 통한 경제개혁, 정파간의 화해에 따른 안정 기초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이라크가 지고 있는 약 3백억 달라에 달한 국제적 부채를 탕감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정부에 이 문제에 적극적 협조를 해주시기 바라며, 한반도 통일시 유엔이 적극적 지원에 나설 것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레바논은 정부 분열로 정치적 마비상태가 지속되어, 하리리 총리 암살문제를 다루기 위한 특별재판소 설치가 지연되어, 유엔 안보리의 특별조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한 Quartet 회의가 2003년 이후 유엔 미국 러시아 EU 간에 개최되어온 바, 그간 동면상태에 있던 동 회의를 재개할 것을 취임전 인수기간부터 강력히 주장한 결과, 중동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중입니다. 이에 따라 저는 열흘 후 독일에 출장하여, 차기 Quartet 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전 인류에 해당되는 중요한 문제로서 기후변화 문제와 MDG 즉 천년개발 목표달성 문제가 있는 바, 특히 기후면화는 인간에 의해 유발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확실한 만큼 국제사회의 조율된 대응이 필요하며, 유엔의 중심역할이 중요할 것입니다. 기후변화 관련 특사 3인을 임명하였으며, 금년 9월 기후변화 관련 고위회의를 유엔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또한 유엔의 내부 개혁을 위하여 업무문화를 변혁시키고 사무국 구조를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소위 ‘철밥통’이라는 인식을 타파하고 주인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 책임성, 부서간 이동성을 강화하는 제도 개혁을 추진 중이며, 솔선수범을 기치로 내걸고 사무총장 재산공개, 고위직 계약기간 통제, 고위직 평가강화 등 조치로 회원국들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출신 사무총장으로서 한반도 문제는 매우 특수한 주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건국에 관여하고 한국전쟁 발발시 한국을 도운 유엔으로서는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궁극적인 통일에 기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2005년 9.19 공동성명 합의과정에 깊숙이 간여했던 당사자로서 지난 2월 6자회담의 극적인 합의도달은 한반도 비핵화의 첫걸음으로서 매우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향후 이 합의의 이행을 위한 양측의 인내심과 정치적 의자가 필요한 바, 최근 남북 열차개통과 같은 신뢰구축 조치의 꾸준한 실시라 긴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엔은 이 과정에서 대화촉진 및 지원을 위한 역할 수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적 대화와 병행해서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위한 인도적 지원과 향후 경제개발 기반마련을 위한 개발 지원에도 역점을 둘 것입니다. 또한 핵무기 문제해결의 모멘텀을 살려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통하여 통일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6자회담 체제는 이러한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좋은 틀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 국민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민들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국토가 분단된 상태에서 4강에 둘러싸여 정치외교적으로도 민감한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세계 다른 것의 정세나 상황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제는 우리도 시각을 확대할 필요기 있다는 사실을 본인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면서 실감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은 경제적으로 이미 대국에 속하면서도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는 미미한 편입니다. 따라서 점 더 적극적인 자세로 개도국의 빈곤타파와 질병해소를 위한 대열에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2세들을 글로벌한 시각으로 살아가면서, 한국인의 우수함과 진지한 자세를 전달할 수 있도록 양성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방면에서도 항상 시대의 지성이었던 서울대 동문들의 선구적 노력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특기: 위 인사말은 이선명 재미총동창회보 주필의 초록입니다. |
첫댓글 소중한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읍니다.
이선명 주필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최영진 UN 대사님의 연설문도 초록을 하셨는지요?
최영진 대사가 말씀을 마치고 문에 나가실 때 인사드리고 원고를 부탁했는데 이메일로 연락하면 정리해서 원고를 보내주시겠다고 했어요. 회의를 마치고 귀가 하자마자 최 대사님께 이메일을 드렸는데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다시 부탁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