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서 피크닉 기분 누리기운명처럼 만난 옛집에서 관광두레의 꿈을 펼치다.
‘농업회사법인 수북로힐’은 2020년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로 선정됐다. 수북로 41번길이라는 도로명주소와 경사진 언덕에 자리했다는 점을 고려한 명칭이다. 카페 이름을 ‘수북로1945’라고 정해준 터여서 사업체도 동일한 명칭으로 가려다가 카페 외에 치유 정원, 체험, 농산물 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포괄할 수 있도록 정했다. 카페 이름도 재미있는 과정에서 얻었다. 집을 수리하기 위해 벽이며 천장을 뜯어내는 과정에서 이 집을 1945년 9월에 지었다는 기록을 보게 된 것. 해방 직후 들뜬 마음으로 지었을 집이 2021년 5월 ‘수북로1945’로 재탄생했다.
1945년에 지은 농가가 근사한 카페가 됐다.
백마강을 굽어보는 언덕 위 뾰족 지붕 카페와 향기로운 정원이 있다. 부여군 규암면에 자리한 ‘수북로힐’이다. 수북로 41번길이라는 도로명주소와 경사진 언덕에 자리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수북로힐 제일 아래에는 카페가 있고 경사진 언덕에는 단을 만들어, 철 따라 온갖 꽃이 피는 정원을 꾸몄다. 가을 정원에는 억새류와 댑싸리, 향기로운 허브, 끝물에 접어든 붓들래아 보라색 꽃이 핀다. 수북로힐에서 운영하는 카페의 이름은 ‘수북로1945’이다. 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1945년 9월에 지었다는 기록을 보게 된 것. 해방 직후 들뜬 마음으로 지었을 집이 2021년 5월, 수북로1945로 재탄생했다. 오래된 농가 주택에서 레트로한 감성의 카페와 힐링하기 좋은 정원으로 거듭난 수북로힐에서 가을의 달콤한 햇살을 느껴보자.
소박하지만 마음이 평온해지는 정원
관광두레 조합원들의 만남은 10여 년 이전에 시작됐다. 대표인 김준현 씨와 핵심 멤버인 최영숙 씨는 천연염색 공예가와 한복디자이너로 만났다. 마치 영혼의 단짝처럼 뜻이 잘 통해 함께 공방 겸 카페를 운영해 왔다. 부여 읍내에 있던 공방을 마당 넓은 시골집으로 옮기고 싶어서 농가 주택을 보러 다녔다. 그러다 우연히 잘못 들어선 길에서 지금의 공간을 발견하게 됐다고. 집 주인의 와병으로 인해 10년 넘게 버려진 동안 이웃 주민이 가축을 키우고 쓰레기를 버리면서 폐가가 된 집이었다. 낡고 쓰러지기는 했지만 시골 할머니 집 같은 향수를 자극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 김 대표는 이곳에 만들어갈 미래가 절로 그려졌다.
수북로힐을 함께 이끌어가는 동료들
쓰레기 가득했던 다락이 분위기 있는 공간으로 변신
버려진 농가에서 지금의 모습을 만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공사 차량이 드나들 수 없는 맹지인데다가 변경 허가도 쉽게 나지 않았다. 집을 구입한 것이 2018년, 카페가 오픈한 것이 2021년인 걸 보면 그간의 마음고생과 수고로움이 짐작이 간다.
언덕 아래에 있는 수북로1945 간판
반려식물 원예 체험 중인 방문객 (제공 : 수북로힐)
“관광두레를 만나 원래 꿈꾸던 것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게 됐어요.”
김 대표는 관광두레를 만난 게 이 집을 발견한 것만큼이나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넓은 마당에 염색한 원단을 잔뜩 널어놓고, 지인들과 함께 차를 나눌 수 있는 감성적인 공간 정도로만 생각했다. 관광두레 덕분에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더 많은 이들과 아름다운 공간을 함께 누릴 수 있게 된 것. 또, 관광두레를 계기로 가드닝 교육 과정을 들을 수 있어서 정원과 가드닝에 대한 이해도 넓힐 수 있었다고.
계절에 따라 직접 담은 수제 꽃차
유자 쌍화차
수북로힐의 주 사업은 카페 수북로1945와 체험이다. 지난 5월에 카페가 문을 열어 지금은 체험보다 카페에 집중하고 있다. 제대로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방문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주말의 경우, 부여나 인근에서 찾는 이들보다 외지에서 찾는 방문객이 많다. 시골 할머니 집 같다고 좋아하는 이들도 있고, 계단을 따라 한 단, 한 단 올라가면서 정성껏 가꾼 꽃과 나무를 보며 감탄하는 이들도 있다.
카페에서 정원으로 가는 길
건강한 맛을 위한 노력과 정성
수북로1945의 주메뉴는 수제 과일청으로 만든 에이드와 샌드위치, 샐러드다. 레모네이드, 리얼자몽에이드, 트리플베리에이드, 패션후르츠에이드 등은 매주 직접 담근 청으로 만든다. 과일청의 경우 오래 보관하려면 변질을 막기 위해 설탕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데, 수북로1945는 하루 이틀 만에 모두 소진하고 바로 담그기 때문에 당류를 적게 쓰고 맛도 훨씬 신선하다.
매주 담그는 과일청이 신선한 맛의 비결
청귤에이드와 리얼 자몽에이드
브런치 메뉴로 인기 있는 수북불고기와플 샌드위치는 수제와플 안에 불고기와 베이컨을 푸짐하게 넣고 신선한 채소와 달걀프라이, 식용 꽃을 올려 장식한다. 수북꽃그린 난 샐러드는 신선하고 식감 좋은 채소 위에 수제 리코타 치즈, 아보카도를 넉넉하게 올린다. 그리고 직접 반죽해 구운 난 속에 샐러드를 가득 채우고 특제 소스를 넣어 먹으면 담백하면서 풍성한 맛에 놀란다.
수북불고기와플샌드위치
수북꽃그린 난 샐러드
목련꽃, 메리골드, 머위, 비트, 연잎, 찔레순 등 주변에서 얻은 꽃이나 잎, 뿌리로 직접 차를 만들기도 한다. 유자 속에 작약, 천궁, 황기, 감초 등 9가지 한약재를 넣어 한 달간 구증구포하여 만든 정성 가득한 유자 쌍화차도 별미다. 쿠키, 크루아상, 애플파이를 직접 굽고, 정원에서 키운 애플민트로 모히또를 만들기도 한다. 건강한 메뉴를 위해 손수 만드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은 덕분에 수북로1945 고유의 맛을 지켜간다.
정원이 아름다운 수북로힐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부여의 식물과 천연염료로 나만의 색과 무늬를 만들어 보는 에코아트 자연염색 체험, 나만의 화분 꾸미기와 반려식물을 심어보는 반려식물 원예 체험, 제철과일로 건강한 수제청을 만들어보는 과일파티 수제청 체험, 비누 만들기, 스킨디아모스 소품 만들기 등이 있다. 체험을 원할 경우 미리 문의할 것. 김준현 대표와 최영숙씨가 합작으로 만든 천연염색 스카프와 천연염색 마스크도 판매할 계획이다.
나무 위 전망대에서 백마강이 보인다.
수북로1945는 피크닉 카페라고도 부른다. 주문한 카페 메뉴를 피크닉 바구니에 담아 정원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계단을 올라가면 2단에는 냉방 시설을 갖춘 온실 하우스가 있고, 3단에는 그늘막으로 햇살을 가린 야외 테이블이 있다. 염색 체험장이 있는 4단에서는 백마강이 보인다. 마을과 강줄기를 굽어보기 좋은 곳에 흔들의자가 놓여있고, 아담한 나무 위 전망대도 있다. 돌 하나, 꽃 한 송이에도 회원들의 땀과 정성이 가득한 공간이라서 그런지 곳곳이 정겹고 반짝반짝 빛난다.
피크닉 바구니
카페 앞 농협창고는 최근 공예센터로 리모델링을 공사가 한창이다. 카페 옆 폐가는 부여군 도시재생센터에서 새로운 공간으로 꾸밀 계획 중이다. 수북로힐 덕분에 폐가가 많던 마을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며 칭찬을 받기도 했다고. 카페 외에 다양한 체험과 주민 연계 사업이 기대되는 수북로힐은 이 언덕과 마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가고 있다.
여행정보
충청남도 부여군 수북로 41번길 11-50(수북로힐)
- 문의 : 041-833-1150
- 기간 : 월요일~토요일 10시~21시, 일요일 11시~21시, 매주 수요일 휴무
- 이용요금 : 아메리카노 3,500원, 수북꽃그린 난 샐러드 12,000원, 수북불고기와플 샌드위치 13,000원, 수제청 에이드 6,000원~6,500원, 스무디 7,000원, 허브티 5,500원, 과일차 5,500원, 유자쌍화차 8,000원, 꽃차 6,000원, 잎차 4,500원, 쿠키 5,000원
- 홈페이지 : instagram.com/subukro1945
숙박정보
- 롯데리조트 부여 :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백제문로 400 / 041-939-1000
- 부여기와마을 :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월함로 277 / 041-834-8253
- 부여정 :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월함로71번길 20-5 / 010-9343-0134
식당정보
- 솔내음 : 백련정식·연정식 /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나루터로 39 / 041-836-0116
- 구드래돌쌈밥 : 불고기 돌쌈밥 / 충남 부여군 부여읍 나루터로 31 / 041-836-9259
- 서동한우 : 한우구이·서동탕 / 충남 부여군 부여읍 성왕로 256 / 041-835-7585
글/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위 정보는 2021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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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덕분에 좋운여행을하고 갑니다 .
건강하시고행복한 삶을 연주해가세요. 감사합니다. 축복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편히 쉬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