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해군의 명과 암
현재 미 해군(美海軍)이 세계 최강(世界最强)이라는 점에서 어느 누구도 이의(異意)를 제기(提起)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자리를 놓고서는 여러 이야기가 오갑니다.
우선 21세기 들어 괄목상대(刮目相對)하게 전력(戰力)을 증강(增强) 중인 중국(China, 中國)이 거론(擧論)됩니다. 여전히 전통(傳統)의 해군 강국(强國)인 일본(Japan, 日本), 영국(England, 英國)도 유력(有力)한 후보(候補)입니다. 하지만 단지 보유(保有)하고 있는 함정(艦艇)의 숫자가 아닌 투사(投射)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수치화(數値化)한다면 아직은 러시아(Russia, 蘇聯)가 가장 유력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망신을 당했어도 러시아 해군의 전력은 대단합니다
1991년 소련이 해체(解體)되면서 전력의 대부분을 러시아가 승계(承繼)했으나 혼란기(混亂期)를 거치며 서방(西方)을 두렵게 만들던 옛 소련 해군 당시의 위엄(威嚴)은 사라졌습니다.
여러 상황(狀況)을 고려(考慮)했을 때 과거 수준(水尊)으로의 회귀(回歸)는 불가능(不可能)합니다.
또한 최근 푸틴(Vladimir Putin, 1952년 10월 7일~ )의 도발(挑發)로 시작된 전쟁에서 한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소련으로부터 물려받은 일부 유산(遺産)과 이후 보충(補充)한 전력(戰力)만으로도 러시아 해군은 충분(充分)히 위협적(威脅的)입니다.
↑2013년 실전 배치된 배수량 24,000톤 규모의 보레이급 핵잠수함
일단 미국을 제외(除外)하고 지구상(地球上)에서 현재 러시아보다 핵 투사 능력(核投射能力)이 강한 해군이 없습니다.
지금도 미국과 러시아의 공격잠수함(攻擊潛水艦)은 상대방 SSBN을 쫓아다니며 감시(監視)하는데 혈안(血眼)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무서운 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러시아 해군에 대해 느끼는 일반적(一般的)인 감정(感情)은 평가절하(平價切下)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이유 중 하나가 역사적(歷史的)으로 신통(神通)하게 내세울 만한 전과(戰果)가 없다는 점입니다.
↑20세기 초 러시아 흑해 함대의 모습
↑러시아 국방부는 14일(현지 시간) 러시아 흑해함대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호'가 항구로 견인되는 과정에서 거센 파도에 휩싸여 침몰했다고 밝혔다.
현대식 해군(現代式海軍)이 성립(成立)된 19세기 말 이후 제정(帝政) 러시아까지 올라가도 미국이나 영국은 물론 제2차 대전의 패전국(敗戰國)인 일본과 비교(比較)해도 이룬 전과(戰果)가 없다시피 합니다.
승리(勝利)의 기록(記錄)은 고사(故事)하고 러일전쟁 당시 대마도(對馬島) 해전에서 당한 치욕적(恥辱的)인 패배(敗北)가 오히려 소련, 러시아 해군이 전쟁사(戰爭史)의 전면(全面)에 등장(等狀)한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일 정도입니다.
최근 2022년 4월에는 굴욕적(屈辱的)인 순양함(巡洋艦) 모스크바 격침 사건(擊沈事件)도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중 피격당해 격침되기 직전의 순양함 모스크바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理由) 중 하나가 영토(領土)에 비해 상대적(相對的)으로 영해(領海)가 작기 때문입니다.
제국주의(帝國主義) 시절에 러시아는 바다를 건너 다닌 여타 열강(列强)과 달리 육지(陸地)로 세(勢)를 넓혀갔습니다.
그럼에도 Eurasia 대륙(大陸)을 차지한 제정러시아는 전 세계에 식민지(植民地)를 경영(經營)한 영국만큼 컸습니다.
하지만 연안(沿岸)이 절대적(絶對的)으로 작고 내해(內海)나 다름없는 흑해(黑海, Black Sea)나 발트(Baltic)해를 벗어나야 대양(大洋)으로 빠질 수 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입항하는 한국 해군 최영함 갑판
북극해(北極海), 태평양(太平洋)과 직접 맞닿은 군항(軍港)은 동절기(冬節期)에 사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더구나 분산 배치(分散背馳)된 해군 전력이 영토(領土)가 큰 만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유사시 유기적(有機的)으로 협조(協助)해서 작전을 펼치기가 불가능(不可能)했습니다.
그래서 사상 최대의 전쟁이었던 제2차 대전 중에는 연안(沿岸) 일대에서 극히 평범(平凡)한 수준(水尊)의 작전만 펼쳤습니다.
이처럼 규모(規模)에 비해 구조적(構造的)으로 해군의 활약상(活躍上)이 미미(微微)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2차 대전 당시 경계 중인 소련 흑해 함대 소속 초계함
그러다가 제2차 대전에서 승리(勝利)하면서 명실공히 미국과 더불어 세계(世界)를 좌우(左右)하는 동구권(東歐圈)의 맹주(盟主)가 되자 소련은 더이상 유라시아 대륙(大陸)에만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동(東)유럽을 위성국(衛星國)으로 만든 것을 시작으로 전지구적(全地球的, 범위나 규모가 지구 전체에 빠짐없이 미치는. 또는 그런 것)으로 세력(勢力)을 확장(擴張)해 나가고자 했습니다.
겉으로는 패권(覇權)을 반대(反對)한다고 했지만, 소련의 궁극적(窮極的)인 목표(目標)는 자신들이 지배(支配)하는 세계 공산화(世界共産化)였습니다.
결론적(結論的)으로 소련은 또 다른 제국주의 국가(帝國主義國家)였습니다.
↑20세기 말 세계적 불가사의는 하루아침에 거대한 소련의 공산진영이 조용히 멸망한 이변(異變)이었다.
1917년 레닌이 러시아의 차르제국에 공산혁명을 폭발시켜 등장한 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USSR)이 세계공산주의 총본부로 72년간 미국, 영국, 프랑스등 자유민주진영과 냉전으로 대결했다가 1991년12월14일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모스크바방송에서 “공산당해체”를 선언하면서 거대한 공산진영이 사라졌던 것이다.
↑제2차 대전 후 소련 해군은 팽창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리적(地理的)으로 동떨어진 대양(大洋) 건너의 미주(美州), 아프리카(Africa)에도 영향력(影響力)을 행사(行事)하려면 필연적(必然的)으로 강력한 해군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해군력(海軍力)은,
특히 해상 패권(海上覇權)을 거머쥘 정도의 거대한 전력(戰力)은 구축(構築)하는데 많은 시간(時間)과 투자(投資)가 요구(要求)됩니다.
소련은 앞서 언급(言及)한 여러 이유로 지금까지 뒷전으로 취급(取扱)받던 해군력을 증가(增加)하기로 결심(決心)했습니다.
어느덧 초강대국(超强大國)이 된 소련은 명분(名分)이 충분(充分)하고 능력(能力)도 있다고 자신(自信)했습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