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正見] (324) 고통을 이겨내는 법
싸우거나 피하지 말고 침착하게 지켜봐라
역경계는 맞서 싸우고 저항하거나 도피하는게 아니라 침착하게 지켜보는 것이다. /셔터스톡
깨어나기는 쉬워도 그 깨어남이 영글어서 순도 100%의 생명(본성)자리가 되긴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어도 죽을 때까지 계속 보림해야 한다는 말도 있는 것입니다. 즉 깨어나도 그 수준(순도)은 다 같지가 않다는 것이지요.
보림은 주로 삶에서 가장 힘든 역경계들을 그대상으로 삼아 하게 됩니다. 물론 기쁘고 행복한 순경계에도 깨어있어야하지만 역경계에 비하면 그것은 누워서 떡먹기같이 쉬운 일이니까요.
역경계라하면 사람마다 좀 다를순 있지만 대개는 가족간의 불화, 암같은 중병, 사업이나 투자의 실패, 크게 꼬여진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통, 그리고 자녀에 관한 불행한 일들의 발생 같은게 있습니다.
역경계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1)오온개공과 (2)연기인과법을 정견하라는 것입니다. 즉 첫째로 고통과 부정적인 스트레스는 모두다 내가 일으킨 생각, 감정, 감각느낌들의 내용물이니 그게 본래 공한 환영 같은 것임을 철저하게 끝까지 지켜보라는 겁니다.
요령은 더 큰 본래의 바탕자리인 [살아있음]의 대생명자리에 집중하는 것이지요. 이는 마치 고통을 가져오는 개별적 파도를 자꾸 되새기며 집착하기보다는 그걸 일으키는 바탕인 전체적 바다(살아있음)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바다에 집중할수록 파도는 그이미지나 잔상이 흐릿해지니까요.
사실 탐진치가 치성한 사람치고 마음공부가 잘된 이는 없습니다. 자기 생각,감정,감각느낌이 매순간 지어내는 성향(물결) 때문에 지금도 이렇게 고통스럽게 사는 것이니 그걸 정견을 통해 빨리 뿌리뽑아야 하는 것이지요.
둘째로는 세상의 모든 일은 나 개인이나 가족이나 이웃 나아가 내가 속한 사회란 주변집단의 업보임을 알아차리고 정견하는 것입니다. 가족과 부부는 사실 전생의 얽힌 인연들이 그 탐진치를 다 해소하지 못하여 또다시 만나서 계속해서 아웅다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교의 인과응보법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그대로 현실에 적용됩니다. 이는 마치 잔잔한 수면위에 돌을 던지면 그 파문이 갈만큼 갔다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자연의 이치와도 같습니다. 자연현상인 메아리도 그 증거가 아닙니까?
그러니까 지금 닥쳐오는 이 역경계는 사실 내가 과거에 씨를 뿌린 겁니다. 전생이던, 현생에 뿌렸던 원인제공은 나 또는 우리 모두가 다같이 책임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누구하나를 원망해서 해소될 일이겠습니까?
그래서 역경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안 만나서 피하거나 도망가는 게 아니라 당당히 오온개공을 정견함으로 마주하되 설사 고통과 스트레스가 일어나더라도 그게 다 내과거의 과보에서 비롯된 것임을 100% 수용하면 단지 그때만 잠시 괴로울 뿐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라지고 치유되게 됩니다.
즉 역경계는 맞서 싸우고 저항하거나 도피하는게 아니라 침착하게 지켜보는 것이니 그 이유는 모든 것은 오온이 만들어낸 일시적 환영이며 오직 영원한 것 하나는 바로 이 [살아있음]이란 존재의 바탕자리뿐임을 분명히 자각통찰해서 극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도 나오는 [피 같은 죄가 양철같이 희어지리라!]는 바로 이런 뜻입니다. 본래 환영이기에 그런 치유와 회복이 가능한 것입니다. 고로 지금 자기 삶이 역경계로 괴로울수록 이런 근본이치를 잘보고 자기정화의 길을 가야합니다.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