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기영 |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삼성쉐르빌' 148㎡(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3억4000만~4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는데 비해 같은 아파트 184㎡ 매물은 3억7000만~3억9000만원 선이다. 최고가로만 비교하면 184㎡가 오히려 1000만원 싼 셈이다.
마북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면적이 넓을수록 가격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며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면적보다 집주인의 처지"라고 귀띔했다.
일부 매물은 시장 가격보다 싼값에 급매로 내놓고 있지만 이마저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지역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실제 올들어 마북동 '삼성쉐르빌' 거래건수는 148㎡와 184㎡에서 각각 1건씩이 전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에 따르면 4월 148㎡가 3억2500만원에, 6월 184㎡가 4억원에 거래됐을 뿐이다.
분양 계약자와의 소송으로 입주가 이뤄지지 않자 중형보다 싼값에 내놓은 대형아파트도 있다. 남양주시 별내동 '신일유토빌' 123㎡ 시세는 4억5500만~5억1000만원 선이다. 이보다 면적이 큰 143㎡ 매물의 경우 19층에 위치해 있음에도 4억8000만원에 나와 있다.
별내동 B공인 대표는 "입주는 1년6개월 전에 시작됐지만 계약자들의 입주 거부와 함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계약을 강제 해지하고 매물로 내놓은 물건"이라며 "완공후 단 한번도 거주자없었던 새아파트를 입주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에는 이같은 물건이 4개나 된다는 게 중개업소 설명이다.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위시티 일산자이2단지'의 경우 전용 115㎡와 133㎡의 매매 하한가는 고작 1000만원 차이다. 층이나 동, 향에 따라 133㎡를 115㎡에 비해 2000만원 싸게 살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주택형별 가격 역전 현상이 일고 있는 지역은 용인시 수지구, 고양시 식사지구, 남양주시 별내지구 등이 대표적이다. 소위 '버블세븐' 논란을 일으키며 호가가 치솟던 시기에 조성된 지역들로, 대형 평수의 과잉공급이 이뤄졌던 곳들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실수요 패턴의 시장 형성으로 대형 평수의 수요부재가 나타나면서 공급이 많은 지역에서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과거 2005~2007년 시장 과열기 당시 중대형아파트를 과다하게 늘린데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계속된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 유예로 1주택자 수혜가 거의 없었고 베이비부머 수요를 40대가 받쳐주지 않은 것이 대형 평수의 인기 하락 원인"이라며 "경기불황으로 인한 실속소비현상과 환금성 저하, 관리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가격 역전 현상까지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큰 평수의 아파트값이 저렴하더라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래미안이스트펠리스'의 경우 118㎡이 최고 7억5000만원, 149㎡는 최저 6억8000만원에 각각 매물이 나와 있지만 모두 사연이 있다.
동천동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18㎡ 매물은 로열층 로열동에 집주인이 배짱으로 내놓았고 149㎡는 1층에 위치해 조경수로 집 전체가 어두워 꺼리는 물건"이라며 "대형아파트값이 낮아지긴 했지만 가격 등에 문제가 없는 집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첫댓글 이렇게 되는곳이 생길꺼라고 예상은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생겼네요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시장가격이 결정되는거긴 하지만 상식적으로 큰평수가 작은평수보다 가격이 낮은건 평범한 현상이 아니지요. 큰평수 가격이 떨어질수록 중소형 아파트 가격까지 물고 같이 떨어질거라고 예상하는데 박홍균선생님 생각은 어떠하신지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팬이라서요^^;;
큰평수 가격이 떨어질수록 중소형 아파트 가격까지 물고 같이 떨어질거라고 예상하는데...
당연합니다.
시간이 조금 걸릴 뿐...
꽤 오래되서 언제인지 기억안나지만
공부방에서 소장님 미니강연 녹음한 팟캐스트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5년된 체어맨과 준중형차의 중고차 가격이 생각나네요.
체어맨의 압도적인 스펙에 비례하여 생기는 유지관리비가 말도 안되는 중고차가격을 결정하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문제는 디플레를 준비해야하는 시대에
점점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부동산 시장이겠죠..
어찌보면 당연한 건데.. 이제사 기사를 내보내니.. 글 잘읽었습니다
여기서 눈팅만 하다가 글을 남깁니다. 전 25평짜리 아파트를 10년째 살고 있습니다. 근데 큰평수가 옛날에는 부러웠는데 이제는 제가 살고 있는 이 조그만 아파트가 저에게는 참 고맙습니다. 가격도 잘 안떨어지고 관리비도 저렴하구 너무나 좋습니다. 애들이 커가기는 하지만 잘 수리해서 살려고 합니다. 참 세상이 빨리 바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상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로 살아야지요.
박홍균님의 혜안에 감탄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