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가가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지 널리 알릴 것”···미래 교회음악 이끌 어린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
수원 가톨릭 소년·소녀합창단(지휘 오선주 루치아·반주 류연서 미카엘라, 영성 지도 김태완 바오로 신부; 이하 합창단)의 창단 연주회가 11월 9일 오후 7시 30분 제2대리구 분당성마르코 성당에서 열렸다.
합창단은 음악회 제1부에서 성경 특히 시편을 내용으로 하는 그레고리오 성가 ‘Kyrie’(자비송), ‘Gloria’(대영광송), ‘Sanctus’(거룩하시도다), Agnus Dei(하느님의 어린양)를 아 카펠라(a cappella)로 연주했다. 제2부에서는 기다림(‘Rorate Caeli’, 하늘은 이슬비처럼) – 탄생(‘O Magnum mysterium’, 오 위대한 신비여) – 죽음(‘Pie Jesu’, 자비로운 예수여) – 부활(‘African Alleluia’, 노래하자 알렐루야)을 노래했다.
이어 15분간 휴식 후 제3부에서는 ‘주여 나를 받으소서’(성 이냐시오의 기도), ‘아무것도 너를’(성녀 아빌라의 데레사 기도), ‘평화의 기도’(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로서 연주회를 마무리했다.
800여 청중의 환호 박수와 함께 앙코르를 받은 합창단은 ‘Libera Sanctus’(리베라 상뚜스) 연주로 관객에게 화답했다. 합창단은 이날 수도복 형태의 전례복과 한복인 단복을 갖춰 입고 공연했다. 전례 복장으로 연주할 때면, 단원들이 한마음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기도드리는 수도자 같았다. 또 연한 장미색과 푸른색의 한복을 입고 노래할 때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알리며 믿음을 굳건히 했던 순교 선열들을 떠올리게 했다.
34명의 단원 중 합창단을 이끌었던 김리아(빅토리아·중2·보라동성가정 본당) 양 등 두 명은 이번 공연을 끝으로 합창단을 졸업했다. 한편 이번 공연에서는 초등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일곱 명의 어린이들이 합창단 ‘준비반’으로서 새롭게 고운 목소리를 선보였다. 이들은 1년여 동안 악보 보는 법과 발성 및 기본적인 음악교육을 받은 뒤 다시 한번 오디션을 거쳐 ‘연주반’으로 올라가게 된다.
공연을 관람한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오늘 저녁을 천상의 아름다운 소리로 장식한 수원 가톨릭 소년·소녀합창단의 공식적인 창단을 축하한다.”며 “단원들이 노래 실력을 더 많이 쌓아 성장할 수 있도록 교우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분당성마르코 본당 이일근(이냐시오) 총회장은 “오늘 공연 합창단의 아름다운 노래는 설립 제25주년(1995~2020)을 준비하는 본당공동체에 대한 주님 축복의 선물이었다.”고 전했다.
합창단 지휘자 오선주(진사리 본당) 씨는 “지난 2년여 동안 노력을 기울인 아이들의 음성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교회음악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을 통해 성가가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지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7월 조직된 수원 가톨릭 소년·소녀합창단은 초등부 3학년~중학교 2학년까지 첫영성체를 한 아이들이 전통 전례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대의 성(聖)음악을 다루는 수원교구의 유일한 단체다. 2017년 1월 수원교구 신년음악회에 출연한 이래 십여 차례의 크고 작은 공연에 초청됐다. 공연을 통해 교우들에게 교회음악의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체험하게 하고 특별히 전례 안에서 더욱 경건하고 거룩한 마음으로 주님을 찬미할 수 있는 기쁨을 맛보게 한다. 합창단은 매주 수·토요일 오후 6~8시까지 두 시간 동안 수원교구청 제4 회의실에서 연습한다.
합창단은 내년 1월 수원교구 신년하례 미사 전례에 함께하며 교구 신년음악회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문의 010-2737-3879 수원 가톨릭 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 www.unitas.or.kr 수원교구 성음악위원회
박정숙 세실리아·성기화 요셉 명예기자
====================================================================================================================== 창단연주회 펼친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하느님께 전하고픈 마음, 노래에 실어 보내요
발행일2018-11-18
[제3120호, 4면]
11월 9일 분당성마르코성당에서 열린 창단연주회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허리 펴고, 앞을 보고, 손 내리고, 숨을 깊이 들이쉬고….”
11월 3일 오후 6시 교구청 제4회의실.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지휘 오선주, 영성지도 김태완 신부, 이하 합창단) 단원들이 연습에 한창이다.
단원들은 오선주(루치아) 지휘자 지도에 따라 모음 창법을 한동안 연습했다. 단원들은 발성 연습으로 음감과 리듬감을 키웠다. 오 지휘자는 매주 수·토요일 두 시간 동안 단원들이 예술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이끌고 있다. 단원들의 나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어느덧 시계가 8시를 훌쩍 넘기자 간혹 하품하는 단원들도 보였지만, 노래를 부르는 순간만큼은 표정에서 열정이 묻어났다.
2016년 7월 창단한 합창단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목소리로 성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교구 성음악위원회 산하에서 활동하는 단체다. 재미를 위해서라면 생활성가나 팝(Pop), 뮤지컬 속 노래 등 대중적인 곡들을 하고도 싶은 나이지만, 합창단은 정통 교회음악을 고집한다.
연습 중 오 지휘자는 단원들에게 “가사를 정확하게 외울 것”을 당부했다. 그레고리오 성가나 교회의 옛 성가들을 주로 부르다보니 가사 대부분이 라틴어다. 단원들에게는 가사를 발음하고 외우는 것에서부터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어려움은 낯선 언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전통 합창방식인 무반주합창을 하다 보니 음정 등을 더 정확하게 잡는 훈련도 필요하다. 그러면서 단원들과 소리를 맞춰야하는 일은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연습이다. 그런 어려운 과정이지만 단원들은 불평을 하기 보다 더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의 내한공연을 보고 감동해 합창단에 들어왔다는 이동건(비오·12·제1대리구 신봉동본당)군은 “노래 연습과 공연을 할 때면 행복하고 뿌듯하다”며 “우리 합창단이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보다 더 나은 실력을 쌓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1월 9일, 이제 막 창단연주회를 마친 합창단이지만 2년에 걸친 준비기간에 열성을 다하다보니 주위의 인정을 받고 있다. 연습 중 오 지휘자가 “작곡가인 한 수사 신부님이 유튜브를 통해 우리 합창단의 노래를 듣고서 ‘제가 의도한 대로 불러줘서 고맙다’고 연락해왔다”고 알리자 단원들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악보 보는 법, 발성, 화음, 가사 등 신경 쓸 것도 연습할 것도 태산 같았지만, 합창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어떤 기교적인 측면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합창단이 전하고 싶은 것은 다름 아닌 ‘하느님을 향한 마음’이다. 이번 창단연주회에서도 그레고리오 성가, 예수의 생애를 묵상할 수 있는 연주곡들, 교회의 성인·성녀들의 기도들을 노래했다. 연습 중에도 음악을 통해 하느님을 조금이라도 더 알아가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2016년 첫 오디션에 합격해 지금까지 활동해오고 있는 강민서(로즈마리·15·제1대리구 동탄영천동본당)양은 “합창단에 들어오기 전에는 왜 기도를 외워야하는지, 왜 성당에 다니는 지도 몰랐고, 성가도 그냥 미사 중에 부르는 노래 정도로만 생각했다”면서 “성가를 연습하고 연주회를 경험하면서 우리가 열심히 하면 하느님께서 꼭 들어주실 것이라고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우리 노래를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 것처럼 우리 노래를 듣는 분들도 각자의 소리를 하느님께서 들어주실 것이라고 느끼게 되길 바라면서 노래한다”며 “하느님 자녀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 지휘자는 “2년이라면 연습기간이 상당히 짧은 편인데 아이들의 순수한 음색에서 ‘성가란 이런 소리를 내야하는구나’하고 느낄 때가 많다”면서 “정통 성가를 부르는 것이 어려울 텐데도 ‘우리는 성가만 부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들 덕분에 스스로 반성하고, 더 하느님 안에서 기도하면서 다가가게 된다”고 합창단과 호흡을 맞추는 소감을 전했다.
합창단은 2017년 1월 수원교구 신년음악회에 출연한 이래 십여 차례의 크고 작은 공연에 초청됐다. 이를 통해 교우들에게 교회음악의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체험하게 하고 특별히 전례 안에서 더욱 경건하고 거룩한 마음으로 주님을 찬미하는 기쁨을 맛보게 해주고 있다. 합창단은 내년 1월 교구 신년미사 전례에 함께하고, 교구 신년음악회에서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9일 분당성마르코성당에서 열린 창단연주회에 참석한 교구장대리 문희종 주교는 “천상의 아름다운 소리로 장식한 합창단의 공식적인 창단을 축하한다”며 “단원들이 노래 실력을 더 많이 쌓아 성장할 수 있도록 교우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창단연주회에 참석한 교구장대리 문희종 주교(맨 오른쪽)와 사제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박정숙·성기화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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