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3주년을 맞이하여
벌써 6.25전쟁이 발발한지 73주년이 되었습니다. 명칭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이있고, 때로는 이념갈등을 낳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6.25동란, 6.25사변, 6.25남침 등 여러 명칭을 사용하다가 국사편찬위원회와 국방부가 '6.25전쟁'을 공식명칭으로 지정한 이후로는 이 명칭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싸늘해지는 남북관계를 지켜보면서 동족상잔의 결과로 허리가 잘린 채 그 긴 세월을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고 긴장해야만 하는 분단조국의 현실이 참으로 애처롭게 느껴집니다. 이제는 그 상처가 아물 때도 되었건만 북핵문제로 인해 어쩌면 상흔이 더 깊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답답한 심정이 되기도 합니다.
6.25전쟁은 흔히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이라고도 합니다. 사실 3.1절과 8.15 광복절 경축행사는 성대하게 치르면서도 6.25에 대해서는 별로 큰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절기 중 가장 큰 절기는 유월절입니다. 유월절은 이집트의 압제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해방의 기쁨을 누린 절기이지만, 그들은 이 아픈 역사를 자자손손 기억하면서 다시는 이러한 불행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마음 깊이 다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 중에 “용서하되 잊지는 말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6.25노래가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로 시작되는 노래가 6.25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인명손실과 그 희생의 대가로 얻은 자유에 대해서도 강조해야 할 것입니다. 워싱턴 D.C.에 가면 한국전 참전기념 공원이 있는데, 거기에 가면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유명한 글귀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있는 자유는 아무런 대가없이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엄청난 희생의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것입니다. 우리 나라 외에도 16개 유엔 참전국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습니다. 이름조차 모르는 낯설고 물설은 이역만리에서 수많은 생명들이 포연(砲煙) 속에 자취도 없이 산화되었습니다. 그들의 희생으로 우리 조국은 지금 민주주의 체제에서 마음껏 자유를 호흡하며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만 해도 3만 6천 명의 고귀한 생명이 자유의 제단에 희생물로 드려졌습니다.
한국이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잿더미 위에서 한 세기도 채 되기 전에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엄청난 희생의 대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을 비롯해 모든 참전 국가들에게 마땅히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누구보다도 감사해야 할 대상은 열국(列國)을 다스리시는 역사의 주인, 바로 하나님, 그분이십니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