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막을 올리는 삼성-두산의 한국시리즈가 흥행 신화를 예고하고 있다. 96년 이후 맥이 끊겼던 전회 매진이다. 역대 한국시리즈 가운데 전회 매진을 기록했던 작품은 모두 네 차례 연출됐다. 89년 해태-빙그레의 5차전 연속 매진을 시작으로 90년 LG-삼성,92년 롯데-빙그레,96년 해태-현대의 한국시리즈가 각각 전회 매진을 기록했다. 96년 이후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전회 매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19년 만에 다시 만난 원년 파트너가 다시 한번 신화에 도전한다.
조짐은 여러 곳에서 보인다.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둔 19일,대구에서는 표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삼성 구단 직원들은 모두 핸드폰을 끄고 지낸 지 오래다. 표 청탁을 아예 받지 않기 위해서다. 현장 판매를 위해 예매표를 제한하고 있을 정도다.
3차전 이후 무대가 될 3만500석 규모 잠실구장도 몸살을 앓기는 매한가지다. 삼성과 두산 양측이 응원단 초청을 위해 부탁한 표만도 1만여장을 넘어섰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3만석을 모두 우리에게 줄 수 없냐”는 농담까지 할 정도다. KBO 직원들은 사실상 잠적 상태. 역시 표 청탁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다. 양해영 홍보팀장은 “나 혼자라도 3만장을 다 팔 수 있을 것 같다”며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가히 야구 르네상스라고 부를 만한 한국시리즈 열풍이 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