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는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15일씩 과학적으로 나눈 24절기(節期) 중 하나이고, 말복은 풍습과 세태를 반영한 이른바 속절(俗節)이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들기 때문에 초복에서 말복까지 20일이 걸린다. 이처럼 20일 만에 삼복이 들면 매복(每伏)이라 한다. 하지만 중복과 말복 사이가 '열흘 만의 복날'을 건너 뛰면 월복(越伏)이라 하는데, 올해 말복은 양력 8월 7일로 입추와 같은 날에 들게 된다.
중국 후한의 유희가 지은 사서 ‘석명’의 기록에 따르면 복은 오행설에 있어서 가을의 서늘한 금기(金氣)가 여름의 더운 화기(火氣)를 두려워 해 복장(伏藏), 즉 엎드려 감춘다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즉 여름의 더위가 고조에 이르니 감히 나서지 못하고 숨어 조용히 있다는 뜻이다.
또 광해군 6년 이수광이 펴낸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 ‘지봉유설’에는 양기에 눌려 음기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날이라고 돼 있다.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 있을 때라고. 최남선의 ‘조선상식’에서는 ‘서기제복(暑氣制伏)’이라 해서 여름 더위를 꺾는 날이라 풀이하고 있다.
조선 후기 ‘동국세시기’에는 ‘사기(史記) ‘진본기’에 이르기를 진덕공 2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개를 잡아 성의 사대문에 달아매고 충재(蟲災)를 방지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조선시대 궁에서는 종묘에 피, 기장, 조, 벼 등을 올려 제사를 지내고 더위를 이겨내라는 뜻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줘 관의 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 가게 했다고 한다.
삼복에는 더위에 지쳐 허해진 몸을 보하기 위해 보양식을 먹었는데 알 낳기 전 어린 암탉인 연계 뱃속에 찹쌀, 밤, 대추, 마늘을 넣고 푹 끓여 먹는 것이 연계백숙(軟鷄白熟)이고, 연계백숙에 인삼을 더한 것을 계삼탕(鷄蔘湯)이라 했다. 연계백숙은 발음이 변이해 '영계백숙'으로 바뀌었고 계삼탕은 인삼이 흔해지면서 삼계탕으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삼복에는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는 속담이 있다. 삼복에는 몸을 움직이기가 몹시 힘들어 밥알 하나 무게조차 힘겹다는 뜻이다. 무리하지 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복더위를 슬기롭게 극복했으면 한다.
첫댓글 어제가 말복과 입추이었군요.
삼계탕도 들고 오시고요.
덕분에 포식합니다.
멋지게 담아오셨습니다.
시원한 사이판 바다 풍경 감사히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