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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 살면서 내 불어가 지 한국어보다 월등했는데.. 점점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요..
어찌나 열공하는지 ㅜ.ㅜ 왕따 안당할라고 아주 안간힘을 쓰는듯.. 그러면서 점점 한국인이 되어가 자꾸 나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고서방 ㅡ.ㅡ
#1. 어제 밤에 온가족이 LA한인타운에 새로생긴 시온 마트로 고고씽.
애 데리고 레스토랑 가서 먹기 너무 스트레스풀하여 새로 개발한 아이템.
마켓에 있는 푸드코트 이용. 애 울면 돌아가면서 유모차 끌고 한바퀴 돌면 어느정도 애가 진정모드..
요즘 한국말로 직접 주문하기에 미친 고서방.
한식 코너로 가서 자신있게 주문..
"오징어 보끔 하나요~"
직원이 네? 이런 반문 없이 웃으면서 바로 주문 처리하니 자신의 한국어 실력에 뿌듯~ 나를 돌아보며 자랑스러운 윙크 ㅡ.ㅡ
주문한 오징어 볶음이 나오고.. 가지러 가서는..
"this squid is huge.... so weird!!"
오징어 다리가 내 허벅지만하게 두꺼웠음... 너무 대왕 오징어를 사용한거임.
크면 좋지 뭘 그러냐고 들고 오라고 했음.
가지고 오면서 내내 얼굴이 안좋음.
큰 오징어 싫으냐고 애 달래듯 물으니
"중국꺼야 이 오징어 ㅜ.ㅜ 중국꺼 나빠 "
중국산에 민감한 고서방... 한국인 다 된듯 .. ㅜ.ㅜ
#2. 드디어 마켓에서 장보기 시작.
우리는 장만 보기 시작하면 싸워댐.
서로 너무 득템한 아이템들에 대해 불만 많고 기본적으로 고서방 쓸데없는거 너무 많이 사댐.
안락하고 평화로운 쇼핑시간을 위해 잠시 고서방과 헤어짐.
돌다보면 만남 ㅜ.ㅜ
요즘은 겉절이보다 익은김치넣고 참치김치찌게해주면 환장함.
김치코너에서 백만년째 서성대고 있음.
뭘찾는거냐고 다가가서 물어보니..
"green crown..... where is green crown.... that's the best...."
첨엔 뭔말인가 못알아들었는데.. 알고보니 농협김치를 찾는거임 ㅡ.ㅡ
#3. 내 소개로 한국 친구 하나가 생겼음.
그 친구는 미국서 태어났지만 한국말도 잘하고 영어도 잘해서 고서방이랑 죽이 잘 맞음.
그 커플과 주말에 같이 만나 식사하기로 했는데 고서방과 친구가 통화를 하며 식당을 정하고 있었음.
그 친구가 한인타운네 칠보면옥을 추천한 모양.
"아.. 칠보 이즈 오케이~ 벗 유노? 칠보 촘! 드러워... 아이 쏘 바쿠벌레~~ 하우 어바웃 무대뽀? ..... 노노~ 대썽옥 이즈 쏘쏘~ 아이 돈 라이크 데얼 반찬스! 왓? 청해진?? 노노~듀드~ 성박사스시 이즈 베럴댄 청해진! 아이 개런티!!"
한인타운 레스토랑들 이름을 줄줄 외고 앉았음. 놀라울 따름 ㅡ.ㅡ
#4. 내가 열받으면 잘쓰는 말.. "아이 씨.."
이말 튀어나오면 나 쫌 열받은 상태인지 잘 아는 고서방..
어느날 부터 이 말을 줄곧 따라하기 시작... 좀 안좋은거 가르친거 같아 찝찝했음.
새로 이사 온 집에 개들 때문에 펜스를 설치했음. 일해주는 멕시칸 열라 설렁설렁하는데다가 더럽게도 일처리 해놨음.
할때부터 맘에 안들었는데 다 끝나고나서 보니 앙꼬냔이 한번 힘줘서 밀면 넘어가게 박아놨음.
고서방한테 일렀음. 가서 다시하라고 해!
고서방 멕시칸이랑 같이 둘러보다가 내말대로 너무 엉망이니까 열받았음.
"아이씨!!"
멕시칸 그 아이씨가 I see인줄 알고 가뿐하게 그 자리 떠날라고 함 ㅡ.ㅡ
#5. 어느날 -요~를 가르쳤음.
왠만한 한국어 어미에 ~요만 붙이믄 폴라이트한 표현이라고 가르쳤음.
신나서 자꾸 요를 써먹음 .ㅡ.
발렌시아 살적에 앞집 아줌마가 한국인이었는데
하루는 내가 지나가는데 씩 웃으면서 그집 남편은 펫 프렌들리 정도가 아니라 펫 리스펙트더라고 놀림.
개 끌고 댕기면서 자꾸만 "오줌 싸 요!! 똥싸 요!!"하고 돌아댕긴거임 ㅡ.ㅡ
#6. 산후조리 용으로 전기장판을 샀었음.
수시로 등대고 지지고 열라 따뜻하고 좋다며 전기장판 매니아가 되었음.
하나 사서 연로한 시아버지한테 선물했음.
시아버지도 열라 좋아함. 집안의 보배가 되었음.
자꾸 방문객들한테 침대에 깔아놓은 매트 보여주고 자꾸 누워보라고 종용함 ㅜ.ㅜ
외국인들 열라 당황스러워함.. 주인이 자꾸 지 침대에 누워보라니 ㅡ.ㅡ
#7. 요즘 한국쇼애 완전 빠졌음. 새로 이사온 집에 한국 방송들이 열라 많이 잡힘.
그중에서도 "왠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고랫적 시트콤에 완전 빠졌음.
난 이미 다 본것들이라 흥미 없지만 고서방이 그거 시청할때는 같이 앉아서 봐줘야함 ㅡ.ㅡ
자막이 영어로 나오지만 때론 내가 부가 설명을 해줘야 함.
그 쇼중에서도 특히 박정수 너무 웃기다고 난리임.
며칠전 보다가 무심코... 저 여자 맨 나중에 암으로 죽는다고 말해줬다가 난리 난리 그런 난리도 없었음.
"유 쏘~ 밉상!! 유 돈 해브 애티튜드~~ 나우~ 암 쏘 쎄드 왓에버 쉬더즈 (한숨) "넌 완전 내 쇼를 망쳤다며... 이젠 저여자가 뭘해도 슬프다며 며칠째 계속 화냄 ㅡ.ㅡ
#8. 나는 "레츠비"중독자임.
한인 마트 가면 꼭 6개들이 몇개씩 사재기함.
고서방은 그것을 무척 못마땅해 했음. 알고보니 스타벅스 더블 에스프레소 한캔당 3불 가까이 하는거랑 같은 줄 안모양.
하루는 영수증 확인하고 여섯개에 3불인거 알고 기뻐서 미쳤음.
그날 하루에 12개 드링킹하고 나한테 결국 처 맞았음 ㅡ.ㅡ
#9. 한인타운에서 엘레베이터를 탔음.
누군가가 그 밀폐된 공간에서 독가스 방출 ㅡ.ㅡ
완전 토할듯 역겨웠음.
엘레베이터 안에 있던 사람들 다 얼굴 썩어가는데 아무도 한마디도 안하는 상황이었음.
고서방 결국 못참고 한마디 했음.
"아~ 진쫘~~ 냄새!!"
한인들 다 미친듯 웃었음.
#10. 고서방은 무한도전 매니아임.
그중에서도 유독 박명수를 좋아함.
거기 나오는 6명 평균이하 외모라고 맨날 말해줘도 한국 남자 다 그정도인줄 알고 나더러 복받은줄 알라며 맨날 으시댐.
하루 날잡아서 소지섭, 공유, 비, 정우성 내가 버닝하는 오빠야들 쫘라락 구경 시켜줬음.
갑자기 주눅들어서 구석탱이에 처박혀서 열라바쁜척하다가
한 10분있다가 나한테로 와서 하는말
"벗 스위리~~(일단 시작은 다정하게 스위리라 불러쌈 ㅡ.ㅡ) 아이 돈 띵크 데이 올쏘 라이크 유 낫이븐 노우 어바웃 유"
말을 해도 열라 못됐음 ㅡ.ㅡ
나 바로 주눅들어서 바쁜척 시작했음 ㅜ.ㅜ
#11. 한인치과를 다니는 고서방.
임플란트 하러 갔는데 썩은이 많아서 치료부터 시작했음.
열라 엄살 심함.
의사가 손도 안댔는데 소리지르더니 의사가 기계 갖다대자마자 정색하고 화냄.
"아! 진짜!!! 살살~~~@@@"
#12. 육아에 지친 나에게 고서방이 하루 휴가를 하사했음.
카드 쥐어 주더니 지르고 싶은대로 지르고 오라고 했음.
(단 카드는 데빗카드로 잔액 80불 있었음 ㅡ.ㅡ)
어쨌건 그 돈으로 친구도 만나고 밥도먹고 놀다가 느지막히 집에 들어서는데 동구밖까지 고서방 쩔쩔 매는 소리가 들림.
"우지마 우지마 우지마~~ 왜구래애~~"
애가 울어 식겁하고 있는 모양
현관문 열자 마자 빵 터졌음.
애를 포대기에 넣어 등에 업고 있었음. ㅡ.ㅡ
심심해서 한번 끄적여 봤어요 ~~ ㅋㅋㅋ
오늘 아침에는 우리집 잡종놈이 부엌 매트에 똥싼거 보더니 열받아서
"너 오늘 내 저녁 메뉴... 오케이?(잡아 먹겠다는 뜻 )" 하고 윽박지르는거 보고 반 보신탕주의 프랑스인이 저런소리를 하는거 보면 인간이 이제 한국인 다되었구나 싶었습니다.
**쓰고있는데 중간에 기어들어와서 자꾸 훔쳐봐대서 영어는 다 한글화했습니다요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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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 분이 똑같이 만난 천생연분 같습니다. 재미있게 사십니다.
저 한국식당 나열할 때 하는 말투... 진짜 맞아요. 많이 들어본 말투에요. 여기 2세들이 저렇게 한국말을 하잖아요.. 문장은 영어 문장 툴에 단어만 한국 단어로... 반면에 여기 사는 어른들은 문장의 틀은 한국어에 단어만 영어로...ㅎㅎㅎㅎ 어른과 애들이 다들 요상하게 말하고 살지요..ㅎㅎㅎㅎ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 한참 웃으며 잘 보았습니다!!!
ㅎㅎㅎㅎ 압권이네요. 영어는 다 한글로!~~ㅎㅎㅎ 고서방의 사랑스럽고 귀여우신 모습 잘 담아주셨어요. 한참 웃어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