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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태극종주(2) – 채이등,함박등,영축산,가지산,간월산,배내봉
1. 신불산 내리면서 북쪽 조망, 멀리 가운데 왼쪽은 문복산, 맨 오른쪽은 고헌산
秋陰漠漠四山空 가을 그늘은 막막하고 온 산은 쓸쓸한데
落葉無聲滿地紅 낙엽은 소리 없이 땅에 가득 붉었네
立馬溪邊問歸路 말을 시내 다리 위에 세우고 돌아가는 길을 묻는데
不知身在畵圖中 이 몸이 그림 속에 있는 줄을 알지 못했네
―― 삼봉 정도전(三峯 鄭道傳, 1342~1398), 「김거사의 시골집을 방문하며(訪金居士野居)」
▶ 산행일시 : 2023년 10월 8일(일), 1무 1박 3일, 둘째 날 산행
▶ 산행코스 : 석골 마을,파래소폭포 입구,파래소2교,계곡,958m봉,채이등,함박등,1,061m봉,영축산,신불재,신불산,
간월재,간월산,선짐이질등,배내봉,천화비리(穿火峴),배내고개
▶ 산행거리 : 도상 17.2km
▶ 산행시간 : 8시간(05 : 37 ~ 13 : 37)
▶ 교 통 편 : 다음매일산악회(26명) 버스로 가고 옴
▶ 소요경비 : 회비 95,000원(숙박비 포함), 3식(저녁, 아침, 점심) 매식 25,000원
▶ 구간별 시간
05 : 37 – 죽전 마을, 산행시작
06 : 44 – 채이등 북서릉 진입
07 : 40 – 958m봉
07 : 50 – 채이등(1,029m)
08 : 02 – 함박등(1,052m), 휴식( ~ 08 : 10)
08 : 50 – 영축산(靈鷲山, △1,082m)
09 : 46 – 신불재
10 : 22 – 신불산(神佛山, △1,159m)
11 : 00 – 간월재
11 : 28 – 간월산(肝月山, 看月山, 澗月山, 1,069m), 점심( ~ 11 : 45)
12 : 05 - ┫자 갈림길 안부, 선짐이질등
12 : 17 – 912m봉 두꺼비바위
13 : 00 – 배내봉(966m)
13 : 07 – ┫자 갈림길, 천화비리(穿火峴)
13 : 37 – 배내고개, 산행종료
15 : 30 – 버스 출발
18 : 30 – 문의 청남대휴게소( ~ 18 : 50)
20 : 15 – 양재역
2. 산행지도(영진지도, 1/50,000)
▶ 채이등(1,029m), 함박등(1,052m)
죽전 산골마을은 밤이 빨리 온다. 저녁을 먹자마자 잠자리에 들었다. 18시. 21시에 중계하는 아시안게임 한일전
축구경기는 한숨 자고 나서 보기로 했다. 중간에 문 트인 방 2개, 5명이 잔다. 드르득 드르득 이 가는 소리, 끙끙 앓
는 소리, 금방 숨 넘어 갈 듯 코고는 소리. 이러니 가수면 상태였다. 그러다 와아 하는 함성소리에 잠을 깨곤 했다.
우리가 일본을 이겼다. 2 대 1로 짜릿하게 이겼다. 잠자리가 한결 편안했다.
기상시간 알람을 04시 30분에 맞춰놓았다. 그 시간보다 더 빨리 일어난다. 밖에 나오자 일기예보에 없는 부슬비가
내린다. 그러나 관계하랴. 아침밥은 백반이다. 고봉밥이다. 점심은 주먹밥이다. 오늘도 자유산행이다. 자유로이 출
발한다. 헤드램프 밝히고 백련 마을을 지나 파래소폭포 입구 갈림길에서 청수골길로 간다. 다음매일산악회 산행코
스는 청수좌골, 단조산성으로 해서 영축산을 오르는 것이다. 나는 그게 너무 싱겁고 단조로워서 파래소2교 ┣자
갈림길에서 오른쪽 골짜기로 들어간다.
혼자다. 채이등을 올라 함박등을 넘어 영축산을 갈 요량이다. 지도를 자세히 읽었더라면 발품을 덜었을 텐데 경솔했
다. 무턱대고 대로를 따라 올랐더니 클램핑 캠핑장이 나온다.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을까, 여기저기 더듬거려
보지만 철조망에 막혔고 그 너머는 절벽이다. 뒤돌아간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임도가 있어 여기인가 하고 따라간다.
사유지라며 높은 펜스 두르고 철문은 닫혀 있다. 다행히 철문 열쇠는 채우지 않았다.
임도는 곧바로 계곡 너덜지대로 간다. 너덜지대를 버벅거리며 오르다 오른쪽 산자락에 난 흐릿한 인적을 붙든다.
인적을 꼭 붙들기가 만만하지 않다. 깊은 절벽이 자주 나온다. 외길이다. 트래버스를 할 때는 다리가 후들거린다.
지난여름 경반계곡 수락폭포 슬랩에서 추락을 경험한 후로 부쩍 겁이 많아졌다. 사면 너덜지대가 나온다. 인적은 온
데 간 데 없다. 계류를 징검다리 만들어 건너편 산자락으로 간다. 잘난 길과 만난다. 반갑다. 이런 때 기분이 썩 좋다.
산자락을 돈다. 이러다 능선으로 가겠지 하고 부지런히 쫓는다. 너무 길게 돈다 싶어 지도를 꺼내 보았더니, 이런,
채이등 오르는 길을 지나치고 한피지고개로 가는 길이다. 그리로 가면 주릉에서 죽바우등을 넘어가게 된다. 멀다.
생사면 치고 올라 대 트래버스를 감행한다. 산죽이 듬성듬성한 가파른 사면이다. 나로서는 오히려 불감청고소원(不
敢請固所願)이다. 덕순이나 능이, 노루궁뎅이가 있을까 주변을 살피며 간다. 내내 빈 눈이다.
절벽과 맞닥뜨리면 그 아래를 길게 돌아 오른다. 지도에는 골짜기가 얕아 보여도 실지에서는 깊다. 뚝 떨어졌다가
덤불숲 헤치며 달달 기어오른다. 곧 채이등 서릉에 올라선다. 등로가 아주 잘났다. 평평한 공터가 나오자 등산안내
도가 소개하는 채이등 주등로이다. 어제 죽전 마을로 내리던 그런 길이다. 지그재그로 어지럽게 오른다. 그래도 거
기보다 나은 건 전망하기 좋은 하늘 트인 바위가 종종 나와서다. 그때마다 전망하는 핑계로 잠시 가쁜 숨을 돌린다.
바람이 세게 분다. 그 바람이 부조하는 덕분에 첨봉인 968m봉을 수월하게 오른다. 그리고는 채이등을 만들기라도
하듯 길게 내린다. 날은 비라도 뿌릴 듯 잔뜩 흐렸다. 더구나 울창한 숲속이라 어둑하다. 등로 주변은 미역줄나무
덩굴도 쇠한 추색으로 스산하다. 채이등을 몇 미터 앞에 둔 그 전위봉인 1,010m봉이 경점이다. 너른 암반이다. 뾰족
한 침봉인 죽바위등과 시살등 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1,010m봉에서 한 피치 내리면 채이등 바로 아래 ╋자 갈림길
안부다. 영축산 2.0km. 함박등 0.4km.
게을러졌다. 채이등 정상을 들르지 않고 곧장 함박등으로 향한다. 함박등이 첨봉이다. 사면 돌고, 바윗길 연속해서
오르고 금방 함박등이다. 정상은 너른 암반으로 사방 조망이 훤히 트인다. 바람이 세게 불어 절벽 가까이 다가가기
는 무섭다. 배낭 벗어놓고 바위벽에 기대어 첫 휴식한다. 함박등 내리는 길은 가파른 바위 슬랩을 덮은 데크계단이
다. 길다. 이어 능선은 암릉이라 그 왼쪽 사면 너덜 길로 간다. 등로가 그렇게 났다. 봉봉을 오르내리는 굴곡이 제법
심하다.
3. 채이등 오르면서 조망, 멀리 가운데는 가지산과 중봉
5. 멀리 왼쪽은 금오산, 맨 오른쪽은 향로산
6. 해가 보름달처럼 떴다. 오른쪽 멀리가 천성산(?)
7. 함박등 정상
8. 멀리 가운데가 금오산, 맨 오른쪽은 향로산
9. 신불산
10. 등로 주변의 구절초
11. 가운데가 함박등
12. 영축산 정상에서 남쪽 조망
13. 신불산
▶ 영축산(靈鷲山, △1,082m), 신불산(神佛山, △1,159m)
일단의 등산객들을 만난다. 내 먼저 수인사 건네고, 서로의 산행정보를 교환한다. 그들은 배내고개에서 03시 30분에
출발하였다며 시살등으로 간다고 한다. 그들이 여기까지 걸린 시간(5시간 30분)을 감안하면 나는 13시 30분께 배내
고개에 도착할 것이다. 암릉 슬랩을 오르내린다. 짜릿한 손맛 본다. 봉마다 경점이다. 날이 흐리지만 조망은 막힘이
없다.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1,061m봉은 억새평원이다. 거센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 물결은 파고가 높다.
야트막한 안부 지나고 수로이기도 한 숲속 돌길을 간다. 하늘이 트이고 바윗길 올라 영축산 정상이다. 정상 표지석
과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섰다. 정상 표지석 뒤쪽에 있는 삼각점은 ╋자 방위표시만 알아 볼 수 있다.
영축산은 불교의 발상인 인도의 영취산에서 연유된 것으로 추측이 되며, 언양이나 신불산 쪽에서 이 산 정상의 동쪽
에 있는 거대한 바위봉을 바라보면, 마치 큰 독수리가 동해로 날기 위해 머리를 조아리고 날개를 펴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문헌에서는 취서산(鷲棲山)이라고 적고 있으나, 영취산 혹은 영축산으로 불리고 있
다. 양산시 지명위원회에서는 2001년 1월에 영축산으로 통일하여 부르기로 했다 한다. ‘鷲’ 자는 독수리 ‘취’이나
불교에서는 ‘축’으로 발음한다고 한다.
무명자 윤기(無名子 尹愭, 1741~1826)의 「임경사(臨鏡寺)」라는 시가 영축산의 일단을 소개하고 있다. 아래는 그
시의 일부다. 임경사(臨鏡寺)는 양산 물금과 삼랑진 사이에 황산강을 굽어보고 있던 사찰이라고 한다. 지금은 사찰
은 없고 임경대(臨鏡臺)만 남아 있다. 임경대는 최치원이 올랐기 때문에 고운대라고도 한다.
鷲棲山北石千層 취서산 북쪽은 바위가 천 층
臨鏡寺中數十僧 임경사 가람에는 승려가 수십 명
古木陰森紅日礙 고목은 빽빽하여 붉은 해가 가려지고
回峯遮擁碧江澄 산봉우리 굽이굽이 푸른 강이 맑아라
ⓒ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 이규필 (역) | 2014
영축산 도착시간 등을 메모하려고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수첩과 볼펜을 찾았는데 어디에선가 흘렸는지 없다.
정신이 번쩍 든다. 오늘의 지난 시간은 기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지만, 어제의 일은 그러기 어렵다. 난감하다. 수첩
을 흘렸으리라고 짐작되는 데가 있다. 1,061m봉 억새평원이 끝나고 바위틈에 핀 구절초를 사진 찍느라고 쪼그리고
앉았던 데를 의심한다. 거기까지 0.4km다. 찾으러 간다. 나는 이런 때 데미지를 크게 입는다. 힘이 배나 더 든다.
수첩이 구절초 옆에서 펄럭이며 있다. 새삼 기쁨을 만들어 즐긴다.
‘3.1.독립운동사’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 순사가 만세를 부르던 나이 어린 소녀를 붙잡고 물었다. 어린 네가
대체 무엇을 안다고 그렇게 기뻐하며 만세를 부르느냐. 그 어린 소녀가 당차게 대답했다. 일전에 저의 모친이 바느
질을 하다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바늘을 잃어버리고 무척 낙담했는데, 얼마 후에 그 바늘을 찾고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이럴진대 하물며 잃었던 나라를 되찾았다 하니 이런 경사가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영축산부터 간월산까지는 억새평원이다. 장장 5.1km이다. 그 원로(園路)를 간다. 거센 바람에 파고 높은 억새 물결
이 장관이다. 가다가 뒤돌아보고 억새 물결 너머로 첩첩 산을 바라보는 걸음걸음이 오지다. 신불재를 지나서는 긴
데크계단을 오른다. 신불산 정상까지 0.7km이다. 꽃길이다. 아울러 고개 들면 전후좌우로 펼쳐지는 가경에 힘 드는
줄 모르고 간다.
신불산. 전망대 겸한 데크 광장에 가지 않아도 사방 조망이 훤히 트인다. 천황산에서 보던 첩첩 산 거친 숨의 풍경과
사뭇 다른 들녘의 그것이 푸근하다. 정상 표지석 옆에 있는 삼각점은 2등이다. 언양 24, 1989 재설. 국토정보플랫폼
의 지명사전에 따르면, 신불산(神佛山)은 ‘신령이 불도를 닦는 산’이라 하여 유래한 지명이다. 일설에 불(佛)은 성읍
이나 도시의 의미를 가진 말로 성스러운 성읍터의 산으로 해석하고 있다. 읍지와 군현지도 등 문헌에는 등장하지 않
는 지명인데, 조선지형도(언양)에는 신불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14. 신불산 가는 길
15. 구절초
16. 맨 오른쪽은 향로산
17. 신불재 억새평원
18. 문수산과 남암산
19. 신불산 오르면서 조망
20. 왼쪽이 함박등
21. 왼쪽이 영축산, 맨 오른쪽은 함박등
22. 오른쪽은 향로산
23. 오른쪽이 함박등
24. 고헌산
▶ 간월산(肝月山, 看月山, 澗月山, 1,069m), 배내봉(966m)
신불산 정상에서 서봉까지 0.5km는 평탄하다가 서봉에서 북쪽으로 직각방향 틀어 급전직하로 떨어진다. 돌길 내리
다가 ┫자 하늘문 갈림길에서부터는 데크계단을 내린다.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많다. 간월재. 사람들이 북적이는
장터다. 간월재 표지석과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섰고, 휴게소에서 컵라면을 사려는 사람들도 길게
줄섰다. 그 줄은 100m를 넘는다. 우리 일행 중에 그 줄에 서서 컵라면을 사서 드신 분이 있었다.
40분을 줄서서 컵라면을 샀다고 한다. 가격이 2,000원이더라고 한다. 우리 동네 편의점에서는 1,000원이다. 나는 그
북새통을 빠져나와 내쳐 간월산을 향한다. 길 재촉한다. 많은 사람들이 너른 데크로드 양쪽에 길게 줄서서 오르내린
다. 데크전망대 지나고 바윗길 돌아 암봉인 간월산이다. 여기도 조망이 좋다. 산 이름은 이 산기슭에 1540여 년 전에
간월사(澗月寺)라는 절이 있어서 간월산이라 하였다 한다. 정상 벗어난 공터에서 점심밥 먹는다. 주먹밥이다. 콩밥
에 김 가루와 참기름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췄다. 별미다. 앞으로 산행 때는 이런 주먹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간월산 내리는 길은 가파른 돌길이다. 비로소 배내봉이 눈에 잡힌다. 뚝뚝 떨어져 내려 바닥 친 안부는 하늘을 오르
는 사다리 ‘선짐이질등’이라고 한다. 안내문의 내용이다.
“천 개의 달 중에서 하나를 맞추어 그 달을 물그릇에 담아 마셨다는 달 오름길. 영남알프스의 본래 지명인 천화(穿
火)는 ‘막힌 하늘을 불로 뚫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앞이 탁 트인 벼랑길에서는 사방 100리를 바라볼 수 있고, 온갖
사연을 간직한 골짜기를 만날 수 있다. 들어가는 사람은 보아도 나오는 사람 못 보았다는 ‘저승골’, 협곡을 건너뛰는
표범이 살던 ‘범골’, 높이가 천 길이나 되는 ‘천질바위’가 서있다. 등짐을 진 채로 쉰다는 ‘선짐이 질등’은 하늘에 걸
린 사다리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배내골 아낙들이 언양장을 오갈 때는 이 선짐재를 넘었다. 배내골 주민들은
'일흔 아홉 고개 선짐이 질등을 오르면 하늘이 노랗더라'며 해발 900미터의 이 재를 ‘골병재’라 불렀다.”
배내고개로 가는 사람보다 거기서 오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이 고장 단체 등산객들이다.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선짐이질등에서 긴 한 피치 올라 912m봉 두꺼비바위다. 신불산에서는 납작하게 보이던 간월산이 여기서는 가지산
을 똑 닮은 그에 못지않은 준봉으로 보인다. 점차 완만하게 고도를 높이며 봉봉을 오르내린다. 배내봉 능선의 오른
쪽(동쪽)으로 뻗어 내리는 지능선들 또한 장릉이라 눈이 시원하다.
상북 24번 국도 건너 고헌산(高獻山, 1,034m)이 쓸쓸해 보인다. 영남알프스 9봉의 일원이면서도 함께 어울리지 않
고 홀로 저만치 떨어져 있으니 고헌산의 ‘고’는 ‘고(孤)’가 맞지 않을까 한다. 954m봉 넘어 배내봉이다. 널찍한 공터
다. 커다란 돌탑과 정상 표지석이 나란히 서 있다. 정상 표지석 뒷면에 새긴 배내봉의 소개이다.
“해발 966m에 위치한 배내봉은 영남알프스의 심장으로 불린다. 1,000m가 넘는 가지산과 신불산 간월산 등 영남알
프스의 명산들을 연결하는 고리로, 옛사람들은 이곳을 오르는 길을 ‘하늘길’이라 부르기도 했다. 배내봉 정상부에서
내려가는 계곡(등산로)은 작천정의 원류를 이루는 곳으로 이 계곡은 한번 발을 들여 놓은 사람은 살아서 내려온 사
람이 없다 할 정도로 위험한 골짜기라 해서 ‘저승골’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배내봉에서 평탄한 등로를 0.4km 가면 직진은 오두산(鰲頭山, 824.6m)으로 가는 ┫자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이
배내고개로 간다. 전에는 보지도 알지도 못했던 ‘우리의 옛길 천화비리(穿火峴)’이라는 오석의 표지석이 있다. 배내
고개 가는 길은 목재계단 1km이다. 지루하다. 더러 철도침목과 같아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계단을 잘못 디뎌 엎어
지기 일쑤다. 얕은 산모롱이 아람약수터는 약수가 흘러넘친다. 배내고개를 거의 다 와서 오른쪽이 사면 돌아 오두산
을 가는 ┣자 갈림길이 나오고, ‘영남알프스의 우마고도 배내고개 오두메기’라는 안내판이 있다.
그 안내판의 내용이다.
“일명 ‘장구만디’라 부르는 배내고개는 기러기처럼 떠도는 장꾼들이 모이던 고개였다. 장꾼들은 천황산 사자평을 지
나 밀양 단장면으로 가거나, 능동산에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빙곡(氷谷)을 가로질러 얼음골로 갔다. 얼음골을 질러
가는 빙곡은 층층 절벽을 타는 험로로, 맹수의 밥이 되기도 했다.
‘오두메기’는 상북 거리오담(간창,거리 하동, 지곡, 대문동, 방갓)에서 오두산(鰲頭山) 기슭을 감고 돌아 배내고개를
잇는 우마고도이다. 밀양과 원동에서 물목을 거두어들인 장꾼과 보부상, 소떼를 모는 소장수들이 큰 장이 서는 언양
으로 가던 통로였다.”
배내고개. 당초 예상했던 도착시간 13시 30분에 근접했다. 고갯마루 승용차 주차장은 꽉 찼다. 우리 버스는 왼쪽으
로 100m 정도 더 내린 대형주차장에 있다. 고갯마루 휴게소에 들러 요기한다. 라면에 가지산 탁주를 주문한다.
서울 가는 긴 시간 버스 안에서 얼근한 졸음에 어제 오늘의 길었던 산행을 꿈길처럼 떠올릴 일이 미리 즐겁다.
25. 왼쪽은 문복산, 오른쪽은 고헌산
26. 오른쪽은 재약산
27. 멀리 왼쪽은 운문산, 오른쪽은 가지산, 그 앞은 능동산, 그 앞은 간월산
28. 멀리 왼쪽은 가지산, 오른쪽은 문복산
29. 간월재
31. 앞은 신불산 서릉
32. 멀리 가운데는 금오산, 앞 오른쪽은 재약산, 그 아래는 사자평 고산습지
33. 가지산과 천황산
34. 간월산
35. 미국쑥부쟁이
첫댓글 신불산 억새가 장관입니다.
미국쑥부쟁이도 이뻐네요
구경 잘 했습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실경은 아주 장관이었습니다. 그 물결이라니.
영남알프스 억새밭이 환상입니다. 힘든 이틀을 보내셨네요...
마음은 하루 더 머물렀다가 고헌산과 문복산도 가야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내년에는 하루 더 늘려서 완전종주를 하시죠^^ 억새밭이 아름답습니다...
그럴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함께 하시면 더욱 즐거울 것 같습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