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등 11곳 긴급피난 해역 집중 단속 中 싹쓸이로 10월 오징어 어획량 역대 최소 피항했다가 폐기름 유출, 쓰레기 투척까지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해양경찰청이 울릉도 등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에 전방위 단속을 하기로 했다. 중국 어선이 오징어를 싹쓸이하고 해양 쓰레기까지 무단 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中 어선 114척→2161척 급증
해양경찰청은 19일 우리 바다에 긴급 피난하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과 해양오염 행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해경은 울릉도·가거도·홍도·어청도·외연도·백령도·영일만·손죽도·매물도·화순·표선 등 11개 긴급피난 해역에서 단속을 실시하기로 했다.
해경은 긴급 피난지에 경비함정을 배치하고 항공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어업지도선, 해군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긴급피난 전후로 위법 행위를 감시하고 안전 관리도 할 예정이다. 안내방송을 통해 폐유나 해양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하는 계도 활동도 이어간다.
앞서 울릉군 주민들은 중국 어선의 오징어 싹쓸이, 불법조업 문제를 호소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통계청이 어업생산통계를 집계한 결과 올해 10월 오징어 생산량이 1987t을 기록, 작년 10월(1만1309t)보다 9322t(82%)이나 감소했다. 10월 오징어 생산량은 월별 생산량 통계를 집계한 1990년 이후 10월 기준으로 역대 최소 규모다.(참조 이데일리 12월4일자 <올해도 ‘오징어 대란’..中·北 싹쓸이에 어획량 역대 최소>)
해수부는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한 것을 온난화로 인한 수온 변화, 중국 어선의 ‘싹쓸이 포획’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중국 어선이 북한 해역에서 오징어를 남획하는 게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키오스트) 동해연구소에 따르면 동해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 수가 2004년 114척에서 지난해 2161척으로 18배나 늘었다.
중국 어선이 해양오염까지 유발하고 있다. 김윤배 키오스트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책임기술원은 통화에서 “기상이 악화하면 중국 어선이 울릉도 연안으로 피항해 2차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며 “폐기름을 유출하고 해양쓰레기를 투하하며 심층수 관로 등 해저시설물까지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中 싹쓸이에 오징어 가격 6배 폭등
이 같은 우리 어민들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졌다. 오징어가 ‘금(金)징어’로 불릴 정도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키오스트에 따르면 1998~2012년 kg당 오징어 평균 가격은 1644원이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kg당 9882원으로 과거보다 6배나 폭등했다.
최근 출범한 ‘우리바다살리기 중국어선 대책추진위원회(총괄위원장 임준택 수협중앙회장)’는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에 따른 어장 황폐화, 어장환경 오염 문제로 어업인의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해수부를 비롯한 범정부 차원의 긴급 대책을 촉구했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해경 경비부터 강화해야 한다”며 “울릉도·독도 인근에 대형 함정을 여럿 배치해 중국의 싹쓸이 조업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참조 이데일리 12월9일자 <“中·日 때문에 울릉도·독도 몸살..국민적 관심 절실”>)
해경에 따르면 오징어 조업을 하는 동해 대화퇴 어장, 울릉도, 독도를 24시간 제대로 경비하려면 1500t급 이상 대형함정이 총 9척이 필요하다. 현재는 예산 부족으로 5척에 그쳐 ‘사각지대’가 있는 상황이다.
임택수 해경 해양오염방제국장은 “긴급피난 중국 어선이 해양 환경을 오염시키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단속하겠다”며 “깨끗한 우리 바다를 지키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