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체 행렬이 끝난 뒤 교우들이 앉아있을 때 바로 공지사항을 하고, 그 뒤에 일어서서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치는 곳이 있습니다. 일어서고 앉는 동작이 반복되는 것을 줄여보려는 의도일 것입니다.
그러나 영성체 후 기도는 ‘영성체 예식’에 속하고 공지 사항은 ‘마침 예식’에 속합니다. 먼저 영성체 후 기도로 영성체 예식을 마무리하고 마침 예식으로 들어가 공지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래서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은 “영성체 후 기도가 끝난 다음 필요에 따라 교우들에게 공지 사항을 짤막하게 알린다.”(총지침 166항)라고 명시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는 성찬 전례의 모든 기도를 완결하고 영성체 예식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하며, 그 내용은 방금 거행한 성찬의 신비가 좋은 결실을 내도록 간청하는 것입니다.(총지침 89항)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치기 전에 공지 사항을 전달한다면, 아직 영성체 예식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성체 신비에 집중하는 교우들의 기도를 방해하는 결과가 됩니다. 공지 사항으로 기도의 맥이 끊어지면 이후 다시 영성체 예식을 마무리하는 기도를 바치는 것도 생뚱맞습니다.
한편, “공지 사항을 짤막하게 알린다.”는 표현은, 총지침 90항과 166항에서도 반복하여 강조하는데, 공지 사항이 지나치게 장황하여 충만한 성찬례의 신비가 파견으로 마무리되는 미사 전례의 흐름을 흩트리지 않도록 하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