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선배이자 '의약품 유통'이라는 다른 길로 접근하고 있는 약사가 후배 약사들을 위해 다양한 눈과 젊은 감성으로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조선혜 회장(지오영 회장)은 지난 3월31일 경기도 광동제약 공장에서 열린 '약사공론 청년기자단 5기 워크숍' 강연에서 자신이 약사가 된 계기, 약사가 된 후 약업계에서 일해온 삶과 향후 약사가 될 청년기자단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림과 음악을 좋아하던 조 회장은 '약사가 돈을 잘번다'고 생각한 부모님의 요청으로 이과로 전학했다. 그러나 여전히 약대 진학을 싫어했던 조 회장이 결국 약사가 된 것은 부모님의 간곡한 요청 때문이었다.
약대에서도 '공부를 하지 않고 놀았던' 조 회장이 약대를 졸업하고 찾은 곳은 전혀 상관이 없는 디자인 회사. 그러나 전문분야가 아니었던 탓에 학교에서 조교를 하고 인천병원에서 근무를 하며 약제과장 자리에 오른다. 그리고 서른 일곱이 됐을 때 의약품 도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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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혜 회장 |
부모님은 반대했다. 멀쩡히 근무하고 있는 병원을 놔두고 사업을 한다는 딸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정작 조 회장은 일과 육아를 함께하고 싶었던 것이지만 사세는 더욱 불어났다. 그동안 있었던 '갑'의 위치를 스스로 '을'로 내리고 약국장을 위해 하룻밤새 물김치를 담아줄 정도로 스스로의 사업에 열심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든 성창약품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던 상황에서 2000년 의약분업이 시작되고 사업도 전환을 맞는다. 그리고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해 유통의 대형화와 자동화를 시작했다. 모두가 위험성으로 머뭇거렸지만 조 회장은 결국 2007년 6000억원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의약품 유통의 규모가 자연히 커지면서 이 계획은 성공했다. 자신이 미국에서 봤던 유통업체의 모습을 구축한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몰을 도입하면서 약사들이 언제든 필요한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업계에서 쉬쉬하던 재고량을 표시했다. 그러나 약국에서는 환영했다. 재고 관리를 통해 자신의 약국에 효율적인 의약품 구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같이 조 회장이 약업계를 바꾸고 싶은 이유는 약국의 시장을 다른 업계가 점점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약국 고유의 특징과 실익을 유지하기 위한 시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조 회장의 설명이다.
조선혜 회장은 그리고 약대생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청춘'을 향후를 위한 투자의 시간으로 삼을 줄 알아한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경험과 사회를 보는 눈이 향후 닥쳐올 수 있는 위기를 막을 수 있는 경험이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향후 약사와 약국의 변화를 여는 계기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 회장은 "젊은 약사들이 국내외 약국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향후 약국의 미래를 직접 생각해보고 급변하는 시장을 직접 고민해봐야 한다"며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삶에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 수 있는 젊은 감성으로 접근해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좋아하는 말은 '고통없는 성장'은 없다는 것"이라며 "남들이 어렵다고 할 때 먼저 시도했고 그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앞으로의 약사 인생에 있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틀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