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의 피부는 붕어처럼 비늘로 덮여있는데
위에서 아래로 기와지붕처럼 잇대어 있습니다.
그런데 단 하나의 비늘이 거꾸로 나 있으며
목의 일곱 번째 비늘로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용은 본디 성풍이 온순하여
말처럼 올라타거나 멍에를 매기도 하며
비늘을 쓰다듬으면 소처럼 큰 눈망울을 껌뻑이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다가 자칫 목에 거꾸로 난 비늘(역린)을 건드리면
용은 길길이 날뛰며 포효하는 소리가 하늘을 진동하며
광포하게 변해 역린을 건드린 사람을 죽이기도 합니다.
혹시 백로나 왜가리가 물고기를 잡아먹는 걸 본 적 있나요?
이들은 물가에 그림자처럼 미동도 없이 서 있다가
찰나에 부리로 물고기를 잡아채고서는
물고기의 머리부터 삼킵니다.
꼬리부터 삼킨다면 물고기의 비늘은 역린이 되어
백로나 왜가리의 목에 걸려 자신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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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제가 역린을 건드렸습니다.
같은 탁구장의 동호회 시합에서
심판을 볼 때마다 한 게임이 끝나면 서비스 폴트한 선수에게
손가락 위에서 토스하지마라, 탁구대 밑에서 토스하지 마라,
등등을 지적하곤 게임을 속행시켰습니다.
드디어 한 여성분이 저의 지적에 폭발을 하고 말았습니다.
저의 지적에 그 분은 서비스는 고쳐서 넣었지만
다른 일이 겹치며 대폭발을 한 겁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제가 탁구 경력이나 실력이 제일 하수라는 겁니다.
탁구경력 3년이 채 못 되고 겨우 6부에 머무는 제가
경력 5년 내지는 10년 이상의 선배와 고수들에게
보름 전부터 작심하고 지적을 했으니
얼마나 불편했겠어요.
서비스 폴트를 지적당한 모두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더군요.
제 ‘지적 질’은 일반 회원을 넘어 관장님께도 향했으니
마침내 역린을 건드리고 저는 ‘죽일 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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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관장님(여성)을 비롯한 여인들의 성토가
자잘하게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심각한 고민을 하다가 오늘부터 서비스 폴트를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제가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구조적 비리’와 닮은
서비스 폴트에 대한 ‘집단의 구조적인 무감각 내지는 죄의식 없음’은
홀로의 힘으로는, 더구나 하수의 힘으로는 단시일 내에 고칠 수 없음을 알았으며
더구나 이 사건으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좀 가라앉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몇몇 분은 서비스 폴트에 대한 저의 지적으로
규정에 맞게 고쳤으니 한탄할 일은 아니며,
오늘부터 서비스 폴트 넣는 자들을 향한
제 눈빛은 경멸스러울 것이므로
서서히 고쳐질 것을 느끼기에 분노는 일지 않습니다.
어제는 빈 소주병만 뒹굴었지만 오늘은 편안합니다.
이제는 혀를 꼭 필요할 때만 놀려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모두들, 즐탁하소서.
첫댓글 아마도 그곳탁구장뿐만아니라...다른탁구장들도 비슷한 상황일겁니다...점점 나아지겠지요...그래도 이쩜칠님의 용기와희생(?)에 박수를 보냅니다^^... 항상 즐탁하세요...
그 분들이 이해는 되요.
한참 하수인, 볼도 제대로 치지도 못하는 녀석이
고수인 누님들이 치면 보고 배우기나 할 것이지, 웬 지적질? 하면서 불쾌했겠지요.
이 곳은 서비스 규정을 지키는 사람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서로 격려하는 곳입니다.
응원합니다. 섭섭한 마음 푸시길...
섭섭치는 않고요, 뭐랄까, 황당하더군요.
고수님들께서 지적이 불편하다 느끼시겠지만
어차피 지켜야 할 규칙이니 불쾌나 모멸감이 잠시 일더라도
'서비스 폴트 없는 구장, 우리 구장 좋은 구장~'이라는 노래가 몇 달 후면 울려 퍼질 줄 알았어요.
어리석게도요, 그러니 하수지요.ㅎㅎ
저도 처음엔 제가 서비스를 정말 깨끗하게 넣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저에게 말씀하시더군요. 서비스 할 때 몸으로 가린다고.. 제가 왼손잡이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만 어쨌든 서비스 지적을 받으니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조금씩 의식을 하면서 서비스를 하게 되더군요. '이쩜칠'님에게 서비스 지적을 받으신 분들도 차차 개선되리라 봅니다. 싫은 소리하는게 쉽지 않은 일이죠. 좋은 일 하셨습니다. ^^
저는 '남녀펑등'보다는 약간의 여성우위를 주장하는 사람입니다만
확실히 이런 지적을 받을 때 여성과 남성의 반응은 많이 다르더군요.
남성의 대부분은 계면쩍어하거나 약간 불편하게 느끼면서도 며칠 후면 서비스를 고치더군요.
그런데 여성의 대부분은 안색이 급변하거나 '훨트 아닌데~'라고 언성을 높이며, 다음에도 거의 고치지 않아요.
여인들의 자존심이 남자보다 크고도 깊든지
여인들의 탁구생활은 남자보다 대부분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에 생활화된 습관을 바꾸는 게 힘든가봐요.
그리고 샤내들하고는 술을 마시든지, 대화를 통해 해결이 되는데
여인들하고는 어떤 벽이 느껴지더군요.
제가 대화의 기술이 부족하기는 하지만요.
... 세상일이 올바르게만 된다면 좋을 텐데 말이지요. ^^;;
그러면 이런저런 신경쓸 일도 없고, 바른 일 하면서도 나쁜 사람 되는 일도 없을 텐데요...
마음 추스리시고 다시 힘내서 즐겁게 운동하시기 바랍니다.
홧팅! ^^
제가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고
부드럽게 유모어 감각을 가지고 말을 하면 좋으련만
딱딱한 얼굴에 직설적인 말을 잘하는 편이니
제 잘못이 더 클 수도 있어요.
남을 지적할 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심히 중요하건만
이를 간과한 제가 부끄럽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 -_-;;
대단하십니다. 한 2년 정도 더 열심히 하시면 그 누님들 실력으로 앞서기 시작할것입니다. 그 때 다시 한번 하세요.
헤헤, 용기를 주시어 감사합니다먄,, 제가 고수가 될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제가 나이가 좀 있거든요, 그나마 제가 나이가 있기에 제 앞에서는 큰 소리를 치지 못하거든요.
그래도 마음은 젊고, 젊은이를 닮으려니 부상을 달고 삽니다.ㅜㅜ
용기에 박수 보냅니다.. 화이팅~~
한 번 불을 질렀으니. 조용히 지켜보렵니다.
옳바른 일을 위한 노력을 하셨군요.
대단 하십니다.
탁구장 안에서도 지켜지면 좋겠지만
그래도 비공식 게임이긴 하죠.
저같은 경우는 비록 탁구장 안이지만
탁구좀 치면서 못해도 소위 3, 4부 이상은 되시는 분들께도
가끔 상황봐서 절대 좋지 않게 말씀은 드리는 편입니다.
그래도 몰라서 못바꾸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단지, 가장 나쁜건 자기 양심을 숨기고
거짓핑계를 대면서 생활체육 어쩌고 하면서
스포츠의 기본은 망각하고
본인 생각을 내세우는 사람들이죠
부수를 떠나 자세 좋고 탁구를 좀 잘 치시는분들
자신도 알게 모르게 반칙서브로 무장하신분
매너 실력 다 겸비했는데 한가지 부족 한걸 본인은 모르더군요
힘내시라는 말 외엔 제가 위로해 드릴 방법이 없군요.
아, 전혀 괜찮습니다.
반항(?)도 예상했던 것이고요.
그런데 확실히 말은 여인들이 더 많더군요.
(여성 폄하가 아니라, 여성의 생리라고 봐야겠지요).
저도 종종 서비스 폴트 지적하는 편입니다.
처음 간 구장의 리그전에서 심판 볼 때 바로 경고를 줍니다.
심판강습에서 배운 것 중에 하나는 '즉각적'이고 '단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적받은 선수가 항의하고 욕을 하는 상황을 두려워 하지 말고 "얄짤없이" 경고나 폴트를 줘야 심판의 권위가 섭니다.
지금은 욕을 먹고 힘드시겠지만 내성이 생기면 (올바른 탁구의)훌륭한 전도사가 될 것입니다.
저는 다행히도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외모(&태도)라 그런 갈등은 거의 없네요.ㅎㅎ
@탁구왕김제빵 그게, 그게, 그러니까......
제빵님이야 고수님이시니까, 말발이 서지만,, 저는 초보라서,,,
사실 언쟁이 있으면 하수는 주눅이 들이 말소리가 작아집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음, 면장님은
실력과 연륜과 설득력(글로 봐서는)이 겸비된 분이시니,
면장님께 대들거나 반기를 드는 자가 있다면, 무조건 그들이 나쁜 겁니다.^^
글에서 이쩜칠님의 깊은 혜안과 용기가 느껴집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넵, 감사합니다.
곧 퇴근시간이네요.
탁구장 갈까, 쉬면서 소주 한 잔 할까 망설여지는 시간입니다.
좋은 밤 되시길.....
웃으면서 말씀드려야 되는데..
그게 제일 안되더라구요 ㅎㅎ
ㅎㅎㅎ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시간이 허락하신다면 심판강습회에 참여하시어 자격증을 소지하심이 어떠신지요. 탁구를 잘치는사람이 꼭 심판을 잘본다는 생각을 버리게 하실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실력도 없는게 뭘안다고" 라는 말씀은 안들으실것 같은데요. 저도 서비스 지적을 많이하는 편인데요. 그럴때마다 내가 심판자격증을 내밀고 얘기하면 어떤표정을 지을까라고 상상해본적이 많았었네요. 여하튼 스트레스 풀러와서 더 쌓이는 일없도록 즐탁하세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전 오래전에 포기했습니다. ㅜㅜ 하수한테 지적해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 하수가 나이가 많으면 어린놈이 ... 이야기 나오기도 하고 나이 많은 분들 특히 여자분들은 대꾸도 안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론 적으로 나이가 저보다 적고 실력도 적고 왠만하면 남자를 골라서 아주 조심스럽게 지적을 해야 하는.......
님은 일제시대의 독립군 입니다. 어려운 싸움이지만 응원합니다.
실력은 없는데 잘친다는 소리는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비상구입니다. 속으로 비웃어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