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포획 반대" 폴 왓슨 그린란드에서 체포돼 일본으로 추방될까

[알자지라]

폴 왓슨이 진행하는 리얼리티 예능쇼 '고래 전쟁' 한 장면.

고래 포획에 맹렬히 반대해 온 활동가 폴 왓슨(73)이 그린란드에서 체포돼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한 일본으로 추방될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영국 BBC가 22일(현지시간) 당국과 그의 재단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리얼리티 예능쇼 '고래 전쟁'의 스타인 왓슨은 그의 배가 그린란드 수도 눅(Nuuk)에 정박해 있는 동안 체포됐다고 현지 경찰 성명은 전했다. 이번 체포는 남극 일대의 고래 포획에 반대해 온 왓슨의 전력을 문제 삼아 발부된 인터폴 적색 수배와 연관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캡틴 폴 왓슨 재단은 밝혔다.

왓슨은 지방법원에 출두해 구금 조치가 타당한지, 일본에 추방하는 게 옳은지 따지는 심문을 받게 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의 재단이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경관들이 '존 폴 드조리아' 호 선상에서 그의 손에 수갑을 채운 뒤 경찰 밴승합차에 태워 끌고 갔다. 그의 재단은 "완전 충격을 받았다. 적색 수배가 몇 달 전에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재단의 선박 운항 국장인 로키 매클린은 "(적색 수배가) 지워졌거나 비밀로 취급됐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놀랐다. 이제 우리는 폴이 안전에 대한 경계를 풀도록 일본이 비밀로 취급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덴마크 정부가 왓슨 선장 석방에 나서고 이렇게 정치적인 동기를 갖고 있는 심문을 용납하지 말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란드는 정부와 의회를 갖고 있지만 엄연히 덴마크의 자치령이다. 왓슨에 대해 적색 수배가 내려진 것은 2012년이었다. 인터폴은 2010년 남극해에서 일본 포경선을 손상하고 두 사람을 다치게 만든 혐의로 일본에 의해 청구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고 있지만 일본 해상보안청 대변인은 AFP 통신에 체포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왓슨 재단은 그가 "새로 지은 일본의 공장선 강게이 마루 (Kangei Maru) 호를 북태평양에서 멈춰 세우러" 가는 길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일본을 떠난 이 배는 작은 선박들이 포획하고 죽인 고래들을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활동가들은 2019년 이전에는 강게이 마루 호의 역할을 했던 배를 타깃으로 삼았다. 당시 일본은 북해와 남극해에서 과학적 목적을 수행한다면서 고래들을 사냥해 왔다. 일본은 그 해 국제고래조약에서 탈퇴하고 지금은 연근해에서만 상업적인 고래 포획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지속가능한 규모"로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왓슨 재단은 이르면 내년부터 남반구 대양과 북태평양 난바다에서의 고래 포획을 재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믿는다. 재단은 왓슨에 대한 적색 수배를 되살려낸 것이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며 새로 지은 고래 가공 공장선 출발과 시기를 맞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왓슨은 수십년의 활동 덕분에 전 세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지만 공격적인 전술 때문에 법적 문제와 비판도 많이 받는다. 입장이 상당히 비슷할 것 같은 그린피스로부터도 비판을 받고 있다. 왓슨 본인은 공동 창업자라고 주장하는데 그린피스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