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아침(Tous les matins du monde)'이라는 빛나는 제목을 붙인 우아한 영화가 있었습니다. 92년 세자르 영화제 7개 부문을 휩쓴 영화.
이 영화의 음악은, 17세기 중반에 실존했던 프랑스 음악가인 두 주인공, `생트 콜롱브(Sainte-Colombe)'와 `마렝 마레(Marin Marais)'의 곡을 연주한 것입니다.
속세와 절연하고 자연 속에 은거하는 콜롱브에게 마렝 마레가 사사를 받게 되면서 `예술'과 `인간'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가 음악과 배우들의 열연 속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짜임새 넘치는 영상이 참 아름답던 영화였지요. 마렝 마레가 콜롱브를 찾아가서 오디션을 받는 장면에서 비올(Viole)이란 악기로 `라 폴리아'의 테마가 등장하지요. 라 폴리아의 여러 변주곡이 많지만 코렐리의 `라 폴리아' 소나타를 듣고 있으면 대리석 바닥에 탁 떨어져 사방으로 흩어지는 진주 알갱이들이 머리에 상상됩니다. 반들거리는 대리석 바닥을 기어다니면서 그 진주 알갱이들을 하나하나 주워서 짙은 자줏빛 빌로드 주머니에 담다보면 `라 폴리아' 소나타는 마지막 소절을 노래합니다.
`세상의 모든 아침'에 나오는 비올(Viole)의 연주는 세계적인 거장인 죠르디 사발(Jordi Savall)이 맡았었습니다. 연주 뿐 아니라 영화 전체의 음악감독도 맡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침(Tous les matins du monde)
Tous les matins du monde... 이 타이틀은 몇년전 우리나라에서 개봉된 프랑스 음악영화로 바로크 시대에 가장 탁월했던 비올(viol=바이올린과 첼로의 시조) 연주가였던 마렝 마레와 그의 스승 생트 콜롱브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신비스런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마치 렘브란트의 그림을 연상하게 할만큼 뛰어난 화면구성을 보여주는 이 영화의 OST에는 바로크 음악에서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는 장 밥띠스트 륄리와 생트 콜롱브, 프랑소와 쿠프랭, 마렝 마레의 아름다운 바로크 선율이 흐르면서 음악적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01. Marche pour la Cérémonie des Turcs(투르크 의례를 위한 행진곡)
01. Le bourgeois gentilhomme, comédie-ballet, LWV 43 Marche pour la cérémonie des Turcs
Composed by Jean-Baptiste Lully
02. Improvisations Sur Les Folies d'Espagne 스페인의 폴리아에 의한 전주곡
02. Couplets de folies (Les folies d'Espagne), for viola da gamba & continuo in D minor (Pièces de viole, Book II, No. 20) Extraits
Composed by Marin Marais with Jordi Savall
03. Prélude Pour Mr. Vauquelin 보클랭을 위한 전주곡(G단조 전주곡에 의한 즉흥곡 편곡)
03. Prélude pour Mr. Vauquelin, improvisation for bass viol (after de Sainte Colombe le fils' Prelude in G minor)
Composed by Jordi Savall with Jordi Savall
04. Gavotte du Tendre 탕트르의 가보트
04. Gavotte du Tendre
Composed by Jean de Sainte-Colombe with Jordi Savall
05. Une jeune fillette 순진한 어린 소녀(조르디 사발 편곡)
05. Une jeune fillette Composed by Anonymous with Rolf Lislevand, Jordi Savall, Montserrat Figueras, Maria Cristina Kiehr
06. Les Pleurs, for solo basse de viole 눈물(죠르디 사발의 비올 독주 버전)
06. Les Pleurs, for solo basse de viole Composed by Jean de Sainte-Colombe with Jordi Savall
07. Concert À Deux Violes "Le Retour"(두 대의 비올을 위한 꽁세르 "귀향")
07. Concert for 2 equal bass viols No. 41 ("Le retour") Composed by Jean de Sainte-Colombe with Christophe Coin, Jordi Savall
08. Rêveuse(비올작품집 4권"꿈꾸는 사람")
08. La Reveuse, for viola da gamba & continuo in F minor (Pièces de viole, Book IV, No.82) Composed by Marin Marais with Rolf Lislevand, Jordi Savall, Pierre Hantai
09. Troisième Leçon de Ténèbres À 2 Voix(두 성부(聲部)를 위한 세번째 "르송 드 테네브르")
09. Leçon de Ténèbres 3, for 2 treble voices & continuo Composed by Francois Couperin with Rolf Lislevand, Jordi Savall, Montserrat Figueras, Maria Cristina Kiehr, Pierre Hantai
10. Arabesque(비올작품집 4권"아라베스크)
10. L'Arabesque, for viola da gamba & continuo in F major(Pièces de viole, Book IV, No. 80) Composed by Francois Couperin Composed by Marin Marais with Rolf Lislevand, Jordi Savall, Pierre Hantai
11. Fantaisie en Mi Mineur(E단조 환상곡(죠르디 사발 편곡))
11.Fantaise for viol in E minor (after de Sainte Colombe le fils) Composed by Francois Couperin Composed by Jordi Savall with Jordi Savall
12. Pleurs(두 대의 비올을 위한 "눈물")
12.Les Pleurs, for 2 basse de viole Composed by Jean de Sainte-Colombe with Jordi Savall
13. Badinage(비올작품집 4권"바디나즈")
13.La Badinage, for viola de gamba & continuo in F sharp minor(Pièces de viole, Book IV, No. 87) Composed by Marin Marais with Rolf Lislevand, Jordi Savall
14. Tombeau Pour Mr. de Sainte Colombe(비올작품집 2권"생뜨 꼴롱브를 위한 무덤")
14.Tombeau pour M. de Sainte-Colombe, for viola da gamba & continuo in E minor (Pièces de viole, Book II, No.109) Composed by Marin Marais with Rolf Lislevand, Jordi Savall, Pierre Hantai, Jerome Hantai
15. Muzettes I-II (비올작품 3권"뮈제트 I - II")
15.Pièces de viole, Book III, for viola da gamba & continuo Muzettes I-II Composed by Marin Marais with Rolf Lislevand, Jordi Savall, Pierre Hantai
16. Sonnerie de Ste Genevieve du Mont-de-Paris (몽드빠리 쥬느비에느 성당의 종소리)
16.La Sonnerie de Sainte Geneviève du Mont à Paris, for violin, viola da gamba & continuo in D minor Composed by Marin Marais
with Rolf Lislevand, Jordi Savall, Pierre Hantai, Fabio Biondi
17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음악적 천재성을 지닌 두 인물, 쌩뜨 콜롱브와 마랭 마레의 음악적 삶과 갈등, 그리고 음악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비올라의 깊이 있는 음률과 목가적인 풍경이 한데 어울려 보기드문 영화적 예술성과 미를 갖추고 있다.
음악가로서 명성을 쌓은 노년기의 마렝 마레는 음악 그 자체요 불꽃같았던 스승에 대한 회상에 잠긴다. 당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올의 거장 쌩뜨 꼴롱브는 어린 두 딸과 함께 아내의 죽음을 맞이한다. 충격을 받은 그에게 유일한 낙은 두 딸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 그는 전원에 묻혀 오두막집을 지어 놓고 거기에서 오직 아내의 숨결을 느끼며 그녀의 영혼만을 위해 비올을 연주하며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간다. 비올은 현재에는 보기 어려운 현악기로 첼로의 전신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왕은 꼴롱브의 음악을 원하지만 그는 점점 세상과 멀어져 간다.
<세상의 모든 아침>에 등장하는 꼴롱브와 마랭 마레는 실존했던 인물들로 17세기 프랑스의 전설적인 비올 연주가이며 작곡가였다. 그러나 꼴롱브(Monsieur de Sainte Colombe)에 대해서는 음악학자들도 아는 바가 거의 없어 그에 대한 자료를 찾기는 힘든다. 다만 그는 17세기 당대의 비올 연주자 중 가장 뛰어난 연주가였으며, 베이스 비올을 위한 작품을 상당수 작곡했는데 그의 작품들은 현대에 와서 재발굴되고 있다는 것과 6현인 비올에 한 줄을 더 추가해 보다 풍부하고 무게감 있는 음색을 얻어냈다는 정도이다. 그의 작품들은 연주하기 매우 난해한 작품들이 많으며, 이 때문에 그가 당대 최고의 연주가였으리란 추측이 가능하다. 그는 음악을 팔려하지 않았고 그의 살롱에서만 연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랭 마레(Marin Marais)는 1656년 파리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음악공부를 시작했고 당대 최고의 비올 연주가로 명성을 날렸다. 20세 되던 해에 그는 장 밥티스트 륄리의 궁정악단에서 연주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륄리로부터 작곡기법을 완벽하게 익혔다고 한다. 1679년에 그는 왕실 음악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마레는 오페라도 작곡했는데, 1686년부터 1725년까지 작곡한 5권의 비올 작품들이 특히 주목할만하다. 마랭 마레는 당시 이탈리아의 음악적 영향 아래 있었던 프랑스 음악을 독창적인 프랑스음악으로 만드는데 이바지한 인물로 현재까지 기억되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꼴롱브의 "Gavotte du Tendre" , "Les Pleurs" , "두대의 비올을 위한 협주곡 귀환" 과 마렝 마레의 "꿈꾸는 소녀" , "아라베스크" , "Le Badinage" , "Tombeau pour Mr De Sainte Colombe (생 콜롱브를 위한 무덤)" 등의 비올연주를 들을 수 있다. 이 영화의 백미는 꼴롱브와 마레의 비올 이중주 장면으로 흐릿한 촛불과 비올의 선율속으로 주고받는 눈빛은 가히 영혼의 교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세상의 모든 음악의 끝은 죽음' 이라는 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감독은 자연을 닮은 꼴롱브의 철학을 표현해 내기 위해 마치 그림을 보는 듯한 실외풍경과 바로크의 정물화를 느끼게 하는 실내의 풍경, 그리고 인생을 관조하는 듯한 조르디 사발 - Jordi Savall : 100번이상의 레코딩과 '디스크 프랑스 아카데미' 그랑프리 (1989), '샤를 꼬로 아카데미' 그랑프리(1990)등을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 의 음악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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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맙습니다^*^
그리 쉽게 접할 수 있는 곡은 아니지만 이런 곡도 들어보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지요. 잘 들었습니다(연주자는 다르지만 위 곡이 들어있는 음반 저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