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와 블록으로 덮인
도로와 철근에 깔린
무례하게 범해진 산자락을
무의미하게 베어진 가족들이
무엄하게도 뭉개진 친구들이
네 뿌리엔 여전히 기억된다.
울룩불룩하니 물결치는
백두의 후손 몸부림을
태백 여주의 치마주름을
태양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끽하듯 누리는 모습.
인간이 기어이 짓고 연결한
외로이 뜸뜸이 홀로 선
철골의 거인들은
정상 우뚝이 군림하는
네 유일한 친구렷다.
겨울 추위 무작시럽더냐?
번개 양기 아찔하였더냐?
오로라 닮아 무심하게
구름 지나는 꼭대기를
마른 나무가시 씩씩하게
관조하듯 지키노라.
네 안에 든 것 무엇이냐?
무력한 자부심, 가득
뽐내듯 절망하는 그것은.
네 안에 든 이 누구이냐?
세세토록 잊은, 호성
우렁찬 메아리의 그이는.
가죽은 너덜너덜,
허리는 썩둑 잘려
북방 친척들 어슬렁대고
해파가 산맥 휩쓰니
맡았던 봉우리 버려졌다.
왕 없는 궁에 볕 하릴없고
오솔길 솔잎에 깊이 묻혔건만
오래된 기둥 하나 꿋꿋이
주인 기다리며 섰누나.
그 모습 진실로 장하도다.
산천을 밟는 철의 거인들
초목에 누운 회색 노끈들
터질 듯 지켜보는 네 묵상
아래 늘어선 침의 잎맥
드리워 늘어진 활의 잎싹
흐름 뒤섞여 응원이 가득.
카페 게시글
시 (가~사)
산 위의 저 노송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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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27 00:4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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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철의 거인들은 자꾸만 커가고 있어요.
노송의 삶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