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극복되는 상처
혹시 여러분도 남모를 깊이 숨겨진 상처라는 게 있습니까? 가끔 사회 생활하다 보면 참 별난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별것 아닌 일로 문제를 크게 만들거나 자신의 자존심에 조금이라도 상처가 났다 싶으면 여기저기 불을 지르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관계의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원만하게 해결하기보다 냉정하게 단절하거나 거의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상대방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이런 사람들은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소위 트라우마라는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 상처가 내면에 깊이 잠재되어 있어서 그 상처를 건들면 딱지가 떨어지고 피가 나서 정신을 잃고 올바른 판단을 못 한 채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처는 치료되고 극복되어야 할 상처인데 치료받지 못하고 딱지가 떨어졌다, 아물었다 반복하면서 평생을 트라우마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어릴 적에 한쪽 눈이 사시였습니다. 오랫동안 교정을 받지 못해 시력도 다 떨어져 버렸고 안구를 잡고 있는 근육이 틀어져서 사물을 바로 볼 수 없어서 사람들이 내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잘 알 수가 없었지요. 그게 어린 나에게는 상처요 트라우마였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나의 상처를 건들면 악다구니를 쓰며 싸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모든 상처가 다 사라졌습니다. 부모님이 큰돈을 들여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나이 오십이 넘어가면서 오십견이라는 게 찾아왔습니다. 어깨가 아파서 팔이 머리 위로 잘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하필 오른쪽 팔이 아파서 일하는데도 많이 불편했는데 울릉도 세미나를 갔다가 거기에서 만난 한 분이 “괄사 마사지”라는 것을 해 주었습니다. 나를 앉혀 놓고는 아픈 팔을 사정없이 머리 위로 잡아당기고는 물소 뿔이라는 것을 가지고, 아픈 부위를 문지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그 고통이란 말로 다 할 수 없는 아픔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두 번 하고 나니 신기하게 통증이 싹 사라졌습니다. 그때 배운 교훈이 “통증은 더 아픈 통증으로 치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오십견이 왔을 때 정말 힘들지만, 철봉에 매달리기를 통해 극복하기도 합니다. 죽을 만큼 힘들지만, 그 고통을 참아가면서 마침내 풀어내는 것입니다.
상처를 대할 때 우리는 다양하게 반응합니다. 마치 그 상처가 남의 잘못인 것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반응하는 사람도 있고 혹은 자신이 파둔 동굴 속으로 얼른 달아나 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절대 그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평생 그렇게 살다가 이상하고 별난 사람이라는 오명을 쓰고 죽게 될 것입니다.
육체의 상처는 나처럼 수술이나 괄사 혹은 철봉으로 풀 수 있지만 내면의 상처는 무엇으로 풀어야 할까요? 자존감은 낮고 자존심만 센 고집불통, 조금만 억울한 일을 당해도 삐지고 그 억울함을 참지 못해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제어되지 않는 성질머리, 시간이 지나면 창피할 줄 알면서도 내질러 버려야만 하는 욱하는 감정 같은 것은, 모두 내면의 상처가 겉으로 표출되는 우리들의 부끄러움입니다. 이런 부끄러움은 사실 사랑 받지 못해서 생기는 병과 같은 것입니다. 이런 것은 수술이나 교육으로도 치료되지 않습니다. 내면의 상처는 오직 사랑으로 극복됩니다.
대부분 저의 상처는 예수님을 믿고 치료되었습니다. 그 깊은 사랑의 바다에 빠져 보니 부족한 것도, 모자란 것도, 남들이 내게 보내는 자극이나 스트레스도 다 그 바다에서 녹아내렸습니다. 교회를 그렇게 오래 다녀도, 예수를 수십 년 믿어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은 아직도 그 사랑에 빠지지 못했다는 방증이 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과 수난은 우리의 모든 아픔을 녹게 만듭니다. 그분의 상처보다 더 아픈 상처는 없었습니다. 그분보다 더 억울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분은 자원해서 그 죽음의 길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렇게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 가을, 하나님의 사랑의 바다에 풍덩 빠지는 길만이 우리의 상처와 아픔을 치료하는 길임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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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odbbang.com/ch/10726?e=2501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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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file.ssenhosting.com/data1/chunsd/241013.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