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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최고봉 킬리만자로(Kilimanjaro)는
헤밍웨이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게 된다.
첫 장이 무척 인상 깊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산, 해발 고도 5895m,
그 서쪽 봉우리를 마사이족 사람들은 응가예 응가이, 즉 `신의 집'이라 불렀다.
기이한 것은 그 서쪽 봉우리 근처에 얼어서 말라붙은 표범 사체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문장은 헤밍웨이의 절박한 의혹이자 물음이다.
"이 표범이 무엇을 찾아 그 높은 곳까지 왔는지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
헤밍웨이는 이곳 암보셀리 국립공원에 머물면서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을 집필했다.
그리고 그 소설 첫머리에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나온다.
킬리만자로의 표범 / 조용필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 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 나면 위대해지고
자고 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처럼 타올라야지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것을 위안해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 때문이라고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 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내 청춘에 건배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 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 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 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 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 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줄기 맑은 물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꺾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되리
내가 지금 이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매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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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노래로 1985년 발매된 조용필 8집에 수록되었다.
김희갑(작곡), 양인자(작사) 부부가 작사와 작곡을 했다.
가사는 남자의 야망과 고독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산에 오르는 표범에 비유했다.
작곡자 김희갑에 따르면 매우 힘든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고 하며
김희갑의 부인이자 조용필의 음악 동료 중 한 명인
양인자의 일기장에 적혀있던 인생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작사가 양인자는 원래 소설가 지망생이었는데,
애석하게도 꿈에 그리던 신춘문예에 등단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시절을 겪었고 언젠가 등단하게 되면
그 소감으로 쓰리라고 와신상담하며 써놓은 내용이 바로 가사의 내용이었다.
가사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킬리만자로의 눈' 에 나온 내용이 모티브가 되었는데
거기서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은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표범 이야기가 나오고
가난하지만 이상을 쫒던 인물이 결국 세상에 굴복해 돈 많은 여성과 사랑 없이 결혼해
평생 부유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삶을 살다가 죽어가며 후회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헤밍웨이가 쓰고 싶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쓰지 못했던
여러 아이디어들이 회상으로 쏟아져나오는 작품이다.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처럼
물질을 얻기 위해 이상을 포기한 타락한 예술가가 되기보다는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은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이상을 위해 매진하다 처절히 산화하지 못한 자신을 후회하던 것이다.
조용필은 이 노래 덕분에 2001년 9월 26일 탄자니아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수여받았다.
이전에도 탄자니아 정부로부터 초청을 받아 세렝게티도 방문한 적이 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세렝게티와 연상되는 노래를 하고 싶다 밝혔으며
결국 2022년 발표된 Road to 20 PRELUDE 1에 "세렝게티처럼"이라는 곡이 수록되었다.
그래서 세렝게티처럼을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후속곡으로 보는 이도 있다.
첫댓글
영원한 오빠 !! ^^
조용필 50주년 기념 콘서트 때 모습입니다 ^^
허브님은 영원한 오빠의 영원한 팬.....
진심으로 멋진 팬인 것 같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글 감사합니다. 다만 흰색 바탕이라 읽기가 쉽지 않아요 ㅠ
물론 곡도 좋지만 양인자님의 작사는
언제나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맨 바탕에 글씨체가 가늘어서 보기가 힘드신지요...
글씨체를 좀 더 굵게 수정해 보았습니다
읽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걷자(서울/강릉) 양인자님의 작사곡은 정말 좋은게 많지요
조용필 오빠의 Q, 그 겨울의 찻집, 서울서울서울, 타타타, 립스틱 짙게 바르고,,,
뭐 끝도 없지요~^^
예전 노래들은 가사에 많은 메세지가 담겨 있어 너무 좋아요~^^
늘 좋은 곡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걷자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