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예식은 ‘짤막한 공지 사항’, ‘사제의 인사와 강복’, ‘파견’으로 이루어집니다. 사제는,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강복하신 것처럼,(루카 24,50 참조)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신자들을 위해 “오른손으로 십자 표시를 하며” 강복을 청하는 기도를 바칩니다. 강복을 마친 사제는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고 파견하고 교우들은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응답하며 미사예식을 끝맺습니다.
‘전례생활’은 성당문을 나서면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시고 영혼에 힘을 얻은 신자들은 생활 안에서 “기쁨과 희망, 슬픔과 번뇌”(사목헌장 1항)를 주님께 봉헌하며 세례 때 받은 보편사제직을 계속 수행하고 복음을 전합니다. 그렇게 전례는 삶으로 이어져 성찬의 은총이 교우들의 일상에서 열매를 맺습니다. 마침예식의 진정한 가치는 전례와 일상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데에 있습니다. 마침예식이 역할이 이러하므로, “미사에 다른 전례예식이 이어지면 마침예식, 곧 인사와 강복과 파견은 생략”(총지침 170항)하며 마침예식은 뒤에 이어지는 예식 끝으로 미룹니다. 예를 들어, 장례미사에 이어 고별식 등 다른 예식을 거행할 때 마침예식을 뒤로 미루며,(총지침 384항, 장례미사 예식서 61항) 미사를 마칠 즈음 때가 되어 교우들과 함께 삼종기도를 바친다면 마침예식을 삼종기도 뒤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예식이 지닌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단지 의무로서 거행해버릴 때 전례는 빈껍데기 곧 허례허식이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