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이 50%넘을 유일한 후보라는 김영환, 그런데 문제는?
2016. 8. 8
국민의당 사무총장 김영환은 참으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충북 괴산 출신으로 청주고를 나와 1973년 연대 치대에 입학했던 김영환은 유신정권 말기 반유신투쟁으로 학교에서 제적을 당하면서 감옥살이를 하였고,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또 다시 제적을 당하면서 노동운동에 투신하였습니다. 시인이기도 한 그는 1988년 겨우 연대 치대를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김영환은 김근태와 함께 DJ에 의하여 영입되어 국민회의 발기인으로 참여를 하면서 1996년부터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습니다. 치과의사이자 시인, 그리고 민주화 투쟁을 했던 김영환이지만, 정보통신과 과학 분야에서도 탁월한 두각을 나타내면서 DJ정권 시절 과기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하였습니다.
김영환이 노무현 대통령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던 이유에 대하여 그가 경기도지사에 도전했던 2002년 지방선거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가 김영환을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영환은 열린우리당에 동참하지 않았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참여한 원죄로, 그가 2009년 민주당에 복당하면서 재보선에 도전할 때 공개적으로 노대통령 탄핵 참여에 대한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
유신과 5공의 독재에 치열한 항거를 했음에도 김영환은 이제 정치를 이념이 아닌 중도의 실용노선으로 바라보는 몇 안 되는 국회의원 중 한 명입니다. 다음은 김영환의 뉴시스 기자회견 전문입니다.
[인터뷰]김영환 "안철수는 50%넘을 유일 후보"
기사입력 2016-08-08 07:03
"문재인·반기문, 50% 지지 못 넘어"
【서울=뉴시스】박대로 김난영 기자 = 김영환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8일 내년 대선전망에 관해 "안철수는 (확장성 면에서) 50%를 넘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강점을 소개했다.
김 총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반기문·유승민이 아니라 누가 후보가 돼도 박근혜의 재집권이지 정권교체가 아니다. 그리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통합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 문으로도 반으로도 50%를 넘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반기문이 나랑 동향이고 가깝지만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제일 쉬운 것은 문재인이 안철수에게 양보하는 것"이라며 "안철수는 너무 양보를 잘하는 사람이고 문재인은 너무 양보를 안하는 사람이다. 이 둘이 바뀌어야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총장과의 일문일답.
-박선숙 사무총장이 당직개편 과정에서 갑작스레 물러난 후 중책을 맡았다.
"당을 안정시키고 외연을 확장하는 일에 있어서 지난번 박선숙·김수민 사건이 굉장히 많은 부담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 때문에 당을 정비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던 그런 시절이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도 조금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조직을 정비하고 당을 만드는 과정이 돼야 되는데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있나?
"내가 늘 강조하고 제일 주안점을 두는 것은 국민의당이 과거부터 있어왔던 정당과는 어떤 것이 다른가 하는 것이다. 지금 현재 존재하는 나머지 2당, 아니 3당과는 어떤 차별점을 가져야 될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시대의 흐름에 맞는, 시대를 선도하는 정당으로 변화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겸직 문제 등과 엮여서 전당대회를 언제 열 것이냐 하는 논란이 있다.
"일부에선 조기 전당대회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 비대위 마감 시기를 앞당겨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데 다 앞당겨야 된다는 데엔 동감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당은 워낙에 체제 정비가 덜 돼있는 상태에서 첫 전당대회를 맞는다. 또 원래 내년 2월에 하기로 돼있던 것을 앞당겨야 되기 때문에 내 생각엔 연내에 해야 되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연말까지는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좋고 그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년 대선국면 어떻게 전망하나?
"지난 총선에선 2개의 정당만으론 여러가지 변화를 읽어낼 수 없기 때문에 3당 구도가 만들어졌다. 교차투표가 있든 없든 또는 새누리당이 정치를 잘하든 못하든 간에 이것은(3당 구도는) 존재하고 더 확대될 것이다. 그래서 다음 선거의 태풍의 핵은 국민의당이 정권교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며 어떻게 주역으로 부상할 것이냐다. 야권 단일화를 해야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다는 그런 고전적 방식 전략으로 국민의 변화에 대한 욕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국민의당도 후보를 내면 결국 야권에선 2명의 후보가 나오는 건데.
"이미 국민의당은 15±5%의 고정된 지지층을 갖고 있다. 더민주 지지가 빠지지 않고 20±5%의 지지를 유지하고 있고 새누리당 지지가 30±5%다. 이것은 여야의 경계선으로만 보면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보수진보만 있는 게 아니라 중도도 있고 중도가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하고 이합집산이 역동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이해하지 않고 기존 방식으로 보면 언제 문재인과 안철수가 손잡나 이런 것만 보게 된다. 그럴 일도 없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국민은 OX에 식상해져있다"
-김수민·박선숙 사건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선 이 사태로 국민들이 국민의당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크고 또 도덕성의 기준이 높은지를 봤다. 그것을 아주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였다. 구체적인 것은 내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크게 봐서는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준비가 부족한 가운데 너무 큰 선거를 치른 데서 오는 미비점 같은 것들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분들은 여러가지 할 얘기가 있을 텐데 내가 볼 때는 체계적으로 잘 준비하고 갔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그런 면에서 여러가지 부족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정체 상태다. 어떻게 생각하나?
"중도층 국민의당의 지지자들은 말없는 지지자, 온건한 지지자, 합리적 지지자들인데 이들은 여론조사에 응답을 안한다. 그게 10%다. 그러니까 대체로 더민주보다 우위에 있거나 비슷하단 것이다. 왜냐. 더민주는 적극 지지층이 많다. 친노들이 여론조사 전화를 받거든. 응답률이 훨씬 높지. 국민의당 지지자 중 그렇게 적극적으로 전화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응답률 5% 미만 여론조사엔 안 잡히는 지지율 10%가 있다. 새누리당이 약간 앞서있고 국민의당과 더민주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내년 대선 전망해달라.
"당연히 다음 대선은 국민의당이 승리하게 될 것이다. 다음 선거는 2가지 시대정신이 관통한다. 하나는 정권교체해야 된다는 데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두번째는 정치가 이렇게 싸워선 안 되겠다, 국민을 통합해야 되겠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1번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정권교체가 아니다. 반기문·유승민이 아니라 누가 후보가 돼도 박근혜의 재집권이지 정권교체가 아니야. 그리고 더민주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통합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 문으로도 반으로도 50%를 넘을 수 없다. 그런데 안철수는 50%를 넘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제일 쉬운 것은 문재인이 안철수에게 양보하는 것이다. 안철수는 너무 양보를 잘하는 사람이고 문재인은 너무 양보를 안하는 사람이다. 이 둘이 바뀌어야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
-야권통합과 정계개편, 어떻게 생각하나?
"다음 선거는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이 이뤄지는 선거가 될 것이다. 2번과 3번이 결합하는 야권통합, 1번과 3번이 결합하는 연정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각 세력들이 이념과 노선에 따라 분화되면서 세 정치집단들이 굉장히 많은 변화를 겪고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변화만 이뤄낸다면 당연히 내년 12월 우리가 청와대에 가고 우리랑 손 잡는 합종연횡 세력들이 청와대에 가게 될 것이다"
우선 위 인터뷰 기사에서 김영환은 국민의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하여 현재 숨어있는 국민의당 지지층, 즉 응답을 잘하지 않는 중도가 약 10% 숨어있기 때문에 현재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당과 더민주가 엇비슷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영환이 간과하고 있는 것 한 가지는 바로 이들이 김영환의 주장처럼 자신의 의견 표시를 잘 안 하는 특성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 언제든 지지를 바꾸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하는 특성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위기를 넘어서 제3세력으로서 기대감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거대 양당에 대한 반감이 숨어있는 10%의 중도를 투표장으로 이끈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처럼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거대 양당을 중재하는 제3세력으로서 국회를 대립과 갈등이 아닌 문제해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의당은 제3세력이 아닌 새두리당과 대립하는 야권으로서만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숨어있는 10%를 이탈시킬 수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입니다.
김영환을 포함한 국민의당이 명심해야 할 것은 숨어있는 10%의 중도는 새누리당 박근혜 지지자나 더민주 문재인 지지자처럼 맹목적 지지자가 아니라, 사안에 따라 여야에 교차 투표를 할 수 있는 유권자라는 사실입니다.
둘째로, 김영환이 내년 대선에서 문재인의 양보를 말하고 있는 것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의 인식입니다. 내년 대선에서 문재인의 양보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패배주의적 사고일 수 있습니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신 안희정이나 박원순을 지지할 망정 절대로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안철수가 내년 대선에서 야권의 단일후보가 되는 방법은 안철수의 지지율이 문재인의 지지율 보다 압도적 우위를 보일 때 뿐입니다. 그래야면 이미 한 차례 양보를 받았던 문재인에게 이번에는 안철수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압력과 명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셋째, 김영환은 내년 대선에서 변화를 이루어낸다면 국민의당이 청와대에 가며, 국민의당과 손을 잡는 세력이 청와대에 갈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이것은 김영환의 말처럼 정말로 국민의당이 변화를 이루어낼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총선 후에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실패했고 그것은 현재의 지지율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남은 시간이 정말로 얼마 없다는 사실입니다. 대선 정국에 다가갈 수록 현재의 선거제도 아래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은 후보와 정당으로 지지는 쏠릴 수밖에 없으며, 현재와 같이 1, 2위와 현저한 격차가 벌어지는 만년 3위 대선후보와 정당에게 어느 한 쪽을 선택하라는 압력은 더욱 거세지면서 지지율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만일 지금과 같은 지지율이 계속된다면 안철수의 독자완주와 야권통합의 주장이 대립하면서 최악의 경우 분당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정말로 안철수와 국민의당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습니다.
그리고 김영환과 같은 낙관론은 안철수와 국민의당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약수거사
(若水居士의 世上談論 http://blog.daum.net/geosa3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