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약사여래 천일기도 회향법회 주지 眞虛 性宗 법문
존경하는 법우 여러분,
오늘 우리는 약사여래 천일기도의 회향이라는 크나큰 법석 앞에 서 있습니다. 먼저 이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법우님들께 감사와 찬탄의 합장을 올립니다.
또한 오늘 회향법회를 증명해 주시기 위해 증참하신 曉山 자안스님과 龍寶 진우스님, 그리고 만허스님과 연웅스님을 비롯한 전국 원근각지에서 먼 걸음을 하시어 이 자리에 동참해 주신 법우님들, 특별히 천일기도의 길을 끝까지 지켜내신 평소 제가 존경하는 聖燈 현수언 학장님을 비롯한 스물 여덟분의 도반님들께 깊은 찬탄을 드립니다.
이번 천일기도는 지난 2023년 3월 12일에 입재하여 2025년 12월 7일 오늘에 이르기까지, 장장 천일의 시간을 이어온 기도의 여정이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여러분들은 한 날도 빠짐없이, 약사여래 부처님의 크신 원력에 귀의하며 기도해 오셨습니다.
그 발걸음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삶의 바쁜 일상, 예상치 못한 어려움, 몸과 마음의 고단함 속에서도 기도를 놓지 않으신 법우님들의 원력이 오늘 이 자리를 빛나게 하고 있습니다.
약사여래 부처님은 동방 유리광세계의 주재자로서, 12대 서원을 세우시고 중생의 병고를 소멸하고 복덕과 수명을 증장시키겠다고 발원하셨습니다.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에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중생이 질병과 근심으로 괴로워하며 내 이름을 지극히 부른다면, 그 모든 고통이 소멸하리라.”
이 말씀은 단지 신비한 힘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생 스스로 부처님 명호를 부르며 그 자비와 광명을 마음에 새기면, 자기 안에 잠들어 있던 불성(佛性)이 깨어나 모든 고통을 극복할 힘을 낸다는 뜻입니다.
천일기도는 바로 그 힘을 일깨우는 장엄한 과정입니다.
한 순간의 열정이 아니라 천일이라는 시간을 통해 신심과 원력을 닦고, 삶 속에 부처님의 자비를 심는 것입니다.
우리가 천일 동안 기도를 이어왔다 함은 단순히 부처님 앞에 무릎 꿇고 예경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습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다시금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다짐해 온 과정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천일기도의 참된 공덕이며, 그 결실이 오늘 이 회향의 자리에 피어나고 있습니다.
법우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바로 꾸준히 하는 일입니다.하루, 이틀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마음을 놓지 않고 한결 같이 이어간다는 것은 대단한 노력과 서원과 신심이 없이는 결코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흔히 큰일을 해야만 공덕을 쌓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작은 선행이 쌓여 큰 복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매일의 예불, 매일의 독송과 염불, 그리고 매일의 절 수행은 그 자체로 큰 복덕의 씨앗이 됩니다. 이 씨앗이 쌓여 천일이라는 결실로 맺어졌을 때, 그 공덕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커집니다.
법구경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항아리를 채운다. 선은 작은 것이라도 쌓으면 큰 복이 되고, 악은 작은 것이라도 쌓으면 큰 죄가 된다.”
천일기도는 바로 작은 선행을 날마다 쌓아 큰 복으로 완성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번 천일기도 회향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올해 아흔한 살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정진하신 聖燈 현수언 학장님의 모습입니다.
91세의 연세에도 매일매일 기도를 이어오신 그 원력은 불심사의 도반들뿐 아니라 많은 불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하였지만 현수언 학장님의 원력은 나이가 수행의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법우 여러분,
하심과 원력이 있을 때 어떤 장애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신심은 세월을 넘어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聖燈 현수언 학장님의 원력을 함께 찬탄하고, 또 그 정신을 본받아 우리의 수행에도 이어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그동안 천일기도를 이어오신 스물 여덟분 법우님들의 노고와 신심에 경의를 표하며 이 인연 공덕으로 법우 여러분들과 가족들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큰 박수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법우 여러분,
회향은 끝이 아닙니다. 회향은 새로운 출발입니다.
화엄경에서는 “보살은 작은 공덕이라도 반드시 회향하여 무량한 공덕을 이루나니, 이는 회향이 곧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이다.”라고 설하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회향하는 것은 지난 천일 동안의 기도와 정진을 하나의 완성으로 봉헌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앞으로의 삶을 더 깊이 수행하는 새로운 다짐입니다.
기도는 법회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에서의 한 마디 말, 직장에서의 작은 배려, 이웃과의 인연 속 따뜻한 마음, 이 모두가 기도의 연속입니다. 천일 동안 닦아온 마음의 힘을 일상의 삶 속에서 더욱 빛내어 나가야 합니다.
천일기도를 통해 많은 법우님들께서 삶의 변화를 체험하셨을 것입니다. 몸의 건강이 나아진 분도 계실 것이고, 마음의 평안이 깊어진 분도 계실 것입니다.
어려운 문제 속에서도 기도의 힘으로 극복하신 경험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가 곧 부처님의 가피만이 아니라, 법우님들 스스로의 신심과 서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의지하고, 승가와 함께하는 그 삶의 자세가 기도의 결실을 이루어낸 것입니다.
따라서 기도의 힘을 일상 속에서 더욱 굳건히 지켜가야 합니다.
오늘 법우님들께 드리는‘천일기도 회향패’와 법우님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불교를 상징하는 14K 옴(Om)자 목걸이는 단순한 기념 선물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천일 동안의 정성과 땀방울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법우님들이 세운 원력의 증표이자, 앞으로도 신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의 표식입니다.
천일기도 회향패를 집에 두고 보실 때마다, 옴(Om)자 목걸이를 걸 때마다 오늘의 원력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원력이 무너지지 않도록, 기도의 불씨를 꺼뜨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이 회향의 자리는 단순한 마무리가 아닙니다.
천일 동안 닦아온 신심을 앞으로의 삶 속에서 어떻게 살려 나갈지를 다짐하는 새 출발의 자리입니다.
약사여래 부처님의 서원처럼, 우리도 자비와 지혜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보살영업경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보살은 스스로의 행복만을 구하지 않고, 항상 중생과 함께한다.”
법우 여러분, 천일기도의 결실을 나 혼자만의 성취로 삼지 마시고, 이웃과 도반, 그리고 모든 중생과 나누시길 바랍니다.
절에 다니는 많은 불자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천일기도를 시작하지만 대부분 중간에 포기하고 맙니다. 그런데 우리 불심사 법우님들은 굳건한 믿음으로 천 일을 정말 알차게 노력하며 정진하셨습니다.
평생에 단 한 번도 하기 힘든 천일기도를 오늘 여법하게 회향하시는 법우님들을 보니 정말 눈물겹도록 존경스럽고 고맙기만 합니다.
3년에 가까운 천일이라는 긴 세월 동안 참 잘 하셨습니다.
약사여래 천일기도를 회향하면서 법우님 자신을 길가의 누운 풀처럼 내려놓고 더욱 하심하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기도의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 회향의 공덕을 선망부모와 유주무주의 모든 영가들에게 회향하여 극락왕생의 길이 열리기를 발원합니다.
또한 법우님들의 가정에는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시고, 여러분의 삶에는 항상 평안과 지혜가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약사여래 부처님의 무량한 자비광명이 언제나 법우님들의 앞길을 환하게 비추어 주시기를 발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성불하세요
첫댓글 부처님 법문 고맙습니다.
마음에 새겨 행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