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전시회는 또 다른 기대감과 설레임을 줍니다.
3주일을 넘게 꼬박 야근하며 준비한 전시회를 끝내고 나면
아쉬움이나 시원함 보다는 다음엔 또 무엇으로 전시회를 해볼까하는
기대감과 설레임이 있습니다. 해마다 전과는 또 다른것,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진 않지만
또 아이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고
대장님의 새로운 표현기법을 배울 수 있다는 기쁨과
해마다 전시회를 하며 아이들과 저의 작품에 대한 안목이 높아짐을 느낍니다.
*봄부터 전시회준비는 시작되었다.
입학식이 끝나고 다음날 아이들의 ‘나’그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나그리기는 계속되었습니다. 다섯장의 그림을 골라 붙이고 보니 자라난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대단한 기록이다 감탄하며 나그리기 작품은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붉은색의 꽃잎세장과 안에 기다란 꽃술을 달고 있던
‘부게인빌레아글라브라’ 라는 긴이름의 꽃화분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 감탄을 했습니다.
‘와- 예쁘다.’ 여름이 되며 꽃잎이 잎을 떨어뜨릴때,
이 꽃잎으로 아이들과 뭔가를 해봐야겠다며 열심히 주워 책갈피에 잘 말려두었지요.
그것이 전시회준비의 시작이었습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열심히 걷기 운동을 하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이 버즘나무였습니다.
얼룩덜룩 버즘이 핀 것처럼 껍질을 벗고 있는 버즘나무.
그 껍질이 너무 신기하고 모양이 다양해 2주동안 열심히
동네 버즘나무 껍질을 벗기며 걸었습니다.
역시나 아이들은 꽃잎을 응용해서, 버즘나무 껍질을 응용해서 멋진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상상력을 발휘하고 수묵화의 실력을 발휘해서....
*선생님 뭐 그려요? 이젠 뭐든지 척척.
전시회를 준비하며 아이들은 많은 그림을 그립니다.
기초 스케치에서부터 본그림까지 보통 4-5번은 같은 그림을 그립니다.
자화상도 4월 친구얼굴그리기부터
나그리기 그리고 작품을 위한 자화상까지 4번은 연습을 해서 그렸습니다.
공원에 있으면 좋은 것들을 우드락으로 표현했을 때도
16절지에 기초그림 8절 도화지에 2번 그림 신문지 반절, 신문지 전지사이즈등
종이 사이즈에 맞도록 크기를 바꿔가며
그림그리는 연습을 한뒤에 우드락에
그대로 모양을 열선을 이용해 오려주어 아크릴 물감으로 색칠해서 작품을 완성했답니다.
판화의 곤충이나 물고기도, 자연물 연상화도,
풀잎을 붙여 그린 바탕그림연상화도,
심지어 동시까지도 연습의 연습을 통해 완성되었지요.
그래서인지 이젠 어떤 그림을 그리라 해도 아이들은 겁을 내지 않습니다.
척척이지요.
그림에 대한 자신감, 전시회의 가장 큰 효과가 아닐까 합니다.
*무엇으로든지 작품을 할 수 있어요.
자주 아이들이 작업으로 할 수 있는 재료는 연필,
크레파스, 싸인펜, 볼펜, 색연필, 물감, 그리고 파스넷입니다.
그런데 전시회를 하며 사용한 재료는 한지에 먹물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보통 붓에서부터 세필화 그리고 나뭇가지를 깎은 펜, 앵무새 깃털까지...
색도 물감, 아크릴 물감뿐 아니라 천연물감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개여뀌 꽃을 따고, 쑥을 뜯고, 달개비 꽃을 따고, 양파껍질을 벗기고,
도토리 껍질을 벗기고, 포도껍질을 모으고,
봉숭아 꽃잎을 따고, 검은콩물에 허브차,
커피, 황토물, 돼지단풍물, 까마중열매물 등등
열 가지가 넘는 색을 만들어 색을 칠했습니다.
‘선생님 좋은 냄새가 나요, 신기해요’
텃밭에 웅크리고 뽑아주던 잡초도
우리에겐 훌륭한 그림소재가 되었습니다.
하나하나 이름이 있던 풀꽃들.
역시나 세상엔 잡초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한 번 사랑아이는 영원한 사랑아이
전시회 1주일전을 즈음해서 졸업생에게 전시회 초대장을 발송하였습니다.
주소가 불명인 친구제외하고 형제팀은 같은 주소로 보내고..
그럼에도 100여장이나 되는 엽서를 보냈습니다.
전시회날 중학교 3학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까지 50여명이나 되는
선배들이 아우들의 작품전시회를 축하하며 모였습니다.
멀리 압구정동, 홍은동에서까지 왔지요.
게다가 졸업생의 아버님, 어머님들까지 오셔서는 축하를 해주셨지요.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아직도 사랑아이 가족임을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사랑아이의 든든한 힘이었습니다.
*전시회 후유증
이번 전시회에서는 아이들의 연상능력을 많이 이끌어내었습니다.
꽃잎, 버즘나무 껍질, 자연물, 풀잎과 나뭇잎의 모양등등
그러다보니 이젠 아이들은 특별한 모양만 보면
‘와- 이것 00같다’ 하며 그것으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합니다.
자유놀이시간을 주어도 그림그리던 습관이 붙어서 그리기에 열중하고,
텃밭오르는 길에 예쁘게 물들은 나뭇잎만 보아도 주워서 책갈피에 끼우고,
여뀌꽃에 쑥을 뜯어오고 싶어합니다.
아직도 오고가는 출근길에 나뭇잎이나 풀을 살펴보는
저의 증상처럼
아이들도 한동안은 계속될 듯 합니다.
-구민옥 7세 전문미술담당-
첫댓글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야 도착했습니다. 늦어서 지~~송(^*^) 합니다.
감사합니다-*^^* 참 모처럼 들어오셨죠-*^^* 요즘 은주는 고무줄 놀이에 어찌나 열심인지- 그옛날 우리가 했던 "무찌르자 공산당"을 알려주고, 장난감기차도 열심입니다- 때가 되면 보여드릴께요. 오늘 머릴 잘랐는데 참 예쁘네요*^^* 예쁜 엄마닮아서라기 보다 멋진 아빠 닮아서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