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근새근 울리는 백제의 숨소리-공주부여 시티투어

답사 코스
일시:2007.5.27.(일) 10:00~18:00
공산성-무령왕릉-국립공주박물관-부여중식-부소산성-낙화암-고란사-유람선-국립부여박물관-궁남지-공산성
공주 시티투어
공주&부여 시티투어는 백제문화의 엑기스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다. 공주시청 홈페이지에서 접수를 받는데 2개월 전에 이미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참가한 사람들은 수도권은 물론 호남, 경상지역에서도 일부러 찾아올 정도다. 이렇게 시티투어가 인기를 얻는 이유가 뭘까?
첫째는 수준높은 문화유산 해설사를 통해 백제문화를 쉽게 배운 다는 것이다. 역사속에서 조명받지 못한 백제의 희미한 흔적을 통해 흥미있는 역사 이야기로 백제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둘째는 운전자는 공산성주차장에 주차하고 버스타고 다니기 때문에 우선 피곤하지 않고 주차비와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개인이 하기 힘든 판소리나 도예촌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공주와 부여의 역사의 흐름을 파악해서 좋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니 동선이 길어지고 여유를 가지고 문화재를 접해 보지 못한 단점도 지니고 있다. 앞으로 가족이나 성인등 참가 대상을 구분해 눈높이에 맞는 투어가 진행된다면 보다 알찬 시티투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무료라고 하지만 여행지에서 입장료를 내야하고 그 많은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매표하는 일이 번거롭다. 단체 입장료와 보험료, 도선료 그리고 생수까지 포함해서 돈을 내고 일괄로 신청받으면 번거롭지 않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시티투어의 주관은 공산성에 있는 관광안내소다. 온라인상에서 이곳에서 접수받고 행사진행하는 메인 포스트다. 관광안내소에서 표찰과 공주에 대한 자료를 배부한다. 지도, 여행책자는 물론 DVD 영상물까지 있어백제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쁘장하게 만들어진 표찰에는 코스 안내도가 그려져 있다.

공주, 부여, 시티투어 표찰. 여행시 우리 일행임을 확인시켜준다.

공산성 주차장에 시티투어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주차장이 넓어 찾기 쉽다. 버스 기사님도 주말에는 자원봉사 형식으로 나오셨는데 이 고장의 자부심을 가지고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고 얘쓰는 모습이 보기 좋다.

무령왕릉
백제 고고학의 최대 발견은 무령왕릉과 금동대향로다. 이번 시티투어가 그 두가지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바깥 날씨가 무더워 시원한 고분군모형전시관에서 백제와 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무령왕릉 발굴에 얽힌 이야기, 공주사람들의 유물에 대한 사랑등 그 흥미있는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복원실에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원형 그대로를 재현해 놓았다.

무녕왕릉 실물모형. 백제 조형미의 진수를 맛볼 수 있었다.

국립공주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은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108종 2,096점과 공주지역 출토유물 50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쾌적한 시설이 자랑이다. 야외 전시장에는 탑과 불상과 석조가 서 있다.

뭐니뭐니해도 역시 1500년전 무령왕릉 출토유물 진본을 만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무령왕릉의 지킴이 진묘수다. 진묘수는 죽은 자를 저승에 인도하는 성스런 동물이다. 물소, 돼지, 악어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뿔의 형태는 중국과 닮았지만 나머지 부분은 백제인의 예술혼이 담겨 있다고 한다.

무령왕릉을 실물 그대로 재현시켜 놓았다.

글자가 새겨진 벽돌

두 개의 벽돌이 이어져 꽃 한송이가 된다.

백제 공예의 진수다. 하트모양의 귀거리에 금입사와 투각

백제를 상징하는왕관, 당초, 연화문이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고 있다.

용문양이 새겨진 은팔찌. 多利 라는 장인이 왕비를 위해 팔째를 만들었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무령왕릉에서는 6개의 잔이 나왔다. 5개는 무덤안을 밝히는 등잔이다. 타다 남은 심지와 그을림의 흔적이 있다. 왕의 영혼이 영원히 타오르길 기대했는지 모른다. 깨끗한 1개는 뭘 의미할까? 등잔이 아니라 술잔이 아니었을까 상상해본다.

공부박물관의 빗살무늬 맞추기 체험
서둘러 오전에 공주 일정을 마치고 부여로 향한다. 금강을 따라가는 백제 대로가 시원스레 뻗어 있다. 군산, 강경,부여, 공주로 이어지는 금강 수로길. 1500년전 일본, 중국 사신들이 수도 없이 드나들었던 역사의 물길이었다. 물산을 가득 실은 황포 나룻배를 그려본다.

백제의 집
금강산도 식후경. 부여에 도착하자마자 시티투어가 안내하는 '백제의 집'이라는 식당에 들렀다. 충청도 맛이 물씬 풍기는 한식집니다. 구드레 돌쌈밥집을 운영했던 사장이 부소산성 주차장 건너편에 이렇게 큼직하게 식당을 차렸다. 일본관광객을 위해 1층은 기념품샵으로 꾸며졌다.(백제의 집 041-834-1212) 위의 사진은 1만5천원짜리 서동마정식이다. 가마솥마밥과 마요리, 홍탁삼합, 불고기와 된장찌게가 나온다.

특이한 것이 마를 넣은 돌솥밥이다. 삼국사기에 마를 키우며 살았다는 서동 즉 백제 무왕의 이야기를 음식으로 만든 것이다. 역사를 시류에 영합한 면이 짙기는 하지만 궁남지를 상상하며 마밥을 먹는 맛이 색다르다.

부소산성
부여로 넘어왔으니 공주 문화유산 해설사에서 부여문화 유산 해설사로 바뀐다. 공주와 부여중에서 누가 잘할까 구분도 되고....둘 다 90점을 주고 싶다. 금강과 함께 이어지는 공주 부여의 역사의 흐름을 공간이동을 통해 실감하게 된다.
부여의 지형은 넓은 평야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백제는 경제적으로 풍요했고 금강하구를 통해 중국 일본의 활발한 문화교류를 할 수 있었다.
부소산성은 부여의 북쪽 해발 100미터의 나즈막한 구릉에 지리잡은 산성이다. 평상시에는 도성의 정원으로 이용 되었으며, 유사시에는 왕궁을 방어하는 최후의 성곽역할을 했다. 부소산에 들어서면 곳곳에서 흙으로 다져 만든 토성을 만나게 될 것이다.

삼충사
부소산성 입구 사비문을 지나 5분쯤 걸어 올라 가면 삼충사가 나온다. 외삼문과 내삼문을 지나 사당에 들어서면 자신의 처자를 벤 뒤 결사대 5천명을 이끌고 황산벌에서 장렬히 전사한 계백장군과 의자왕에게 간언하다 죽임을 당한 성충, 흥수의 위패와 영정이 모셔져 있다.

낙화암
낙화암은 백제의 700년 사직이 무너지던날 왕을 모시던 궁녀들이 그 몸을 지켜 이곳 절벽의 바위에서 꽃잎처럼 떨어져 백마강에 원혼을 묻었다. 망국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바위이다. 낙화암 꼭대기에 세워진 육각형의 백화정은 백제시대 충절을 다하여 목숨을 바친 궁녀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하여 1929년에 건립된 정자다. 낙화암 근처 바위마다 붉은 빛을 띠고 있어 가슴을 여미게 만든다.낙화암은 한갓 전설에 깃든 바위가 아니라 정조를 생명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백제 여인의 정신이 깃든 상징물이다.

낙화암(落花岩)-춘원 이광수
사자수 내린 물에 석양이 빗길 제
버들꽃 날리는데 낙화암이란다.
모르는 아이들은 피리만 불건만
맘있는 나그네의 창자를 끊노라.
낙화암 낙화암 왜 말이 없느냐.

고란사
부소산의 낙화암 아래 강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암자가 고란사다. 명성에 비해 작은 사찰이지만 백마강을 바라보고 있는 경치가 일품이다.
고란사가 유명하게 된 것은 절 뒷편에서 솟아나는 약수와 고란초의 전설이 큰 몫을 했다. 의자왕은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고란사 약수를 음용했는데 매일 사람을 보내어 이 약수를 떠 오게 했다. 약수터 주변에만 자생하는 풀인 고란초 이파리를 물동이에 띄워 옴으로써 고란 약수라는 것이 증명이 되었던 것이다.백제의 왕들은 이 약수를 항상 즐겨 마신 탓에 원기가 왕성하여 위장병은 물론 감기도 안 걸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고란 약수물을 넣은 커피는 몸에 좋을까?

유람선을 타고 백마강에서 낙화암을 보게 되었다. 선장님의 구수한 말솜씨에 매료되는가 싶더니 구드레 나루터에 내려야만 했다.

부여박물관
백제문화를 한 곳에서 본다면 부여박물관으로 가보라. 간신히 남아있는 유물로 실날같은 백제 역사를 유추해 볼 수 있는 멋진 장소다. 석조도 그렇고, 탑비도 그렇고 순박한 백제인의 얼굴을 하고 있어 은근히 기분이 좋아진다.

백제인의 얼굴을 보자. 부여 부소산성 왕궁터에서 발견된 사람석물의 탁본이다. 우는 것 같기도 하고 웃는 것 같기도 하고...1천5백년전 백제인의 얼굴을 다시 대하니 감회가 새롭다.

부여 박물관 초입에 있는 거북상이다. 서천군수리 절터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사람 팔처럼 길게 손가락을 늘리고 고개를 살며시 돌려 배시기 웃고 있는 모습이 아주 일품이다. 오늘날 게그맨중에 충남 사람이 많은데 바로 그 얼굴이 아닐까?

+
1300년동안 땅속에 잠들다가 동화속 선녀처럼 떠오른 향로다. 높이 61.8 cm , 무게 11.85kg 로 거대한 향로다. 현재 부여박물관에 전시 되어 있다.
3년젼 겨울이다. 처음으로 이 향로를 접하고 난 뒷통수에 둔기로 얻어맞은 충격을 받았다. 어찌나 섬세하고 아름다운지 무려 1시간을 넘게 향로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향로는 밥을 굶으면서까지 그 비싼 도록까지 사게 만들었다.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이 나를 문화유산답사를 이끌었다면 이 작품은 나의 답사청년기에 또 하나의 계기를 마련해준 셈이다.
받침대는 용이 갓 피어오르는 연꽃봉오리를 입으로 받치고 있다. 음의 대표격인 용이 삼라만상을 받치고 있는 셈이다. 향로는 연꽃을 중심으로 수중생물이 그려져 있고 뚜껑은 산과 나무와 함께 지상의 동물과 인물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정상엔 양의 대표격인 봉황이 그려져 있어 음양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거문고를 켜고 있느 백제여인도 그려져 있다. 오른쪽으로 머리를 딴 것은 백제 처녀들의 최신헤어스타일이 아닐까?

궁남지
마지막 일정지는 부여시내의 남쪽에 있는 궁남지다. 궁남지는 634년에 만들었으니 우리나라 연못 중에서 가장 먼저 조성된 인공연못이다. 경주의 안압지보다 40년이 앞섰고 안압지의 원형이라고 하니 더욱 호감이 간다. 지금의 연못은 원래 연못보다 많이 축소 되었다고 한다. 연못 주변에 연꽃단지가 있는 걸 보니 연못은 그곳까지 펼쳐졌을 것이다. 연꽃이 가득 피는 8월이면 전국의 사진쟁이들이 그 장면을 담으려고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삼국사기를 보면 '백제 무왕 35년에 궁의 남쪽에 물을 파고 20여리밖에서 물을 끌어다 채우고 주위에 수양버들을 심고 못한가운데 섬을 만들었는데 방장선산을 모방하였다.' 라는 말이 나온다.
천 년 전 삼국사기에 나온 내용과 내가 보고 있는 것과 똑같이 들어 맞으니 마냥 신기하다. 연못 주변엔 수양버들이 하늘거리고 가운데는 섬에 있어 포룡정이 앉아 있기 때문이다.

서동요
삼국유사에도 궁남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비 남쪽 연못가에 궁궐에서 혼자 사는 여인이 있었는데 궁남지에 사는 용과 교통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백제 30대왕 무왕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용은 왕을 말하는 것이겠지.) 여인은 생활이 어려워 마를 캐다 팔았기에 그 아들 이름을 서동이라고 불렀다. 서동은 점점 자라서 효성이 지긋하고 기골이 장대한 장부로 성장하였다. 어느날 궁궐에서 늙은 신하가 찾아와서 왕의 밀명이라고 하면서 서라벌에 잠입하여 신라 궁정을 탐지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서동은 서라벌로 들어가 마를 파는 사람처럼 살면서 백제의 스파이가 된다. 그렇게 열심히 정보를 수집하다가 진평왕의 셋째딸인 선화공주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의 눈이 짜리릿.......첫 눈에 반한 것이다.
그러나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국적과 신분이 달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된 것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노무현의 아들이 김정일의 딸을 사랑하는 것이겠지. ^^
역시 정보부소속 답게 서동은 아이디어를 짜낸다. 서라벌 아이들에게 서동요를 퍼뜨린 것이다.
소문은 꼬리를 물고....대궐까지 퍼졌다. 결국 진평왕은 선화공주를 귀양보내고 서동은 기다렸다는 듯이 선화공주를 데리고 백제로 귀향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는 얘기다. 국경을 초월한 애뜻한 사랑이야기가 천 4백년이 지난 오늘날 궁남지 연못에 퍼져 있다.

공산성 수문교대식
부여 일정을 5시 30분에 마치고 6시쯤 출발지인 공주로 돌아왔다. 공산성에서는 한창 수문교대식을 하고 있었다. 금서루를 가운데 두고 백제의상을 입은 군인들이 교대를 하고 있다.

수문교대식

수문교대식을 볼 수 있도록 좌석이 비치되어 있으며, 백제 전통의상 입기,백제 문양탁본, 활쏘기, 말타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백제 의상입기 체험

새이학 가든의 따로국밥
안내센타에 물어보았다. 공주를 상징하는 음식이 있습니까? 조심스래 가르쳐 준 집이 일명 공주국밥을 말아낸 새이학 가든이다.
마침 공산성에서도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이곳을 찾게 된다. 1947년 창업했으니 6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물맛이다. 한우사골을 밤새 곤 국물에 양지와 사태살을 삶아내 맛을 내고 대파와 무를 넣고, 마늘과 고추 다진 양념을 풀어 파가 푹 무르도록 끓여내어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전화번호:041-855-7080,
따로국밥(5,000원), 석갈비(돼지7,000원, 소18,000) 불낙전골(1인분 9,000) 불고기(8,000) 수육무침(20,000)
공주시 공산성부근 웨딩코리아(구 비둘기예식장)옆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