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같은 연휴라는데 갑자기 갈 곳이 없었다.
비는 온다지 마누라는 보채지 대강 대강 챙겨 갖고는 설악을 향한다.
비라도 온다면 당초 가고자 했던 공룡을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언제나 나보다 더 적극적인 햇살의 성화에 따라 오색에서 자고 한계령으로 해서 서북을 타고 중청에 가서 한번 더 자고 공룡능선을 치고 내려가자 라고 알토란 같은 계획을 세우고는 동서울에서 시외버스에 오른다.
오색에선 오색약수 입구의 정자에서 비를 피해 노숙을 하고 중청에선 대피소 처마밑에서 우글대며 노숙을 했다.
산채비빔밥도 먹고 주먹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중청에선 삼겹살에 라면도 끓여 먹었다. 늘 그렇듯 산해진미가 별거 아니었다.
흠뻑 머금은 습기로 온통 희뿌연 중청의 하늘 아래엔 우리 말고도 비닐로 둘둘말고 평상 위에서 잠을 청하는 수십명의 노숙자들이 함께 했다. 잠시라도 먼 하늘이 밝아 지면 모두가 탄성을 지르고 달빛이 흑구름에 응그쓸쩍 은총을 내리면 모두들 건배들을 해 댔었다. 모두 흥겨운 하는 이런 모습들이 저 아랫 사람들이 보기엔 실성한 사람들 같아 보일 것같아 실소하게 된다..
결국 공룡은 포기했다. 계속 비가 온 다는데 뭘 보러 거길 간단 말인가. 오색으로 다시 내려 와서는 속초 가서 회 한 접시에 소주를 넘긴다.
이놈의 비가 이젠 당최 참을 수가 없지만 뭐 어쩌겠나 순응해야 겠지. 그래도 이번 둘만의 산행 길에 내내 가슴에 담아 둘 추억 거리들을 많이도 안고 왔다.
오색 정자 바닥으로 비가 슬슬 내려 오기에 한밤중에 두번이나 일어나 침낭을 이동시켜야 했던 그 밤,
정겹게만 느껴 젔던 중청대피소의 노숙자들
산에만 가면 나보다 더 힘이 쎄지는 햇살이 나보다 더큰 베낭을 지고 다니던 피톤치트의 기적
동해안 바닷가 소주 한잔에 깊어만 가는 아내와의 속깊은 이야기들
오색온천에 몸을 담그고는 피곤과 냄세를 걷어내고 자연인에서 문명인으로 다시 태어 나는 게 또한 반가왔지만 그렇지. 그건, 내내 잊을 수 없는 우리 둘의 앨범이 또 그만큼 추억으로 채워 지는 것이었다.
첫댓글 어휴,닭살 돗네돗아
닭띠는 내가 닭띤데 와이 귀하가 닭살이 돋읅까요? ㅋㅋㅋ
첫밤은 오색 국공분소앞 그늘막..이네
14일 오후3~4시경 점심먹고 그곳에서 쉬는데
소나기가 갑자기 엄~청 쏟~아지던데~ 안맞었나 모르겠네~~^*^....
점봉오르며 후회 많이했지
걍~공뇽~공가골로 강행할걸~~후후...
타프 3~4개면 그비도 행복한데...하하.
귀경길 차량....엄청나더군~~어휴~~지겨워
고생하셨어...하하...
글쎄말입니다. 뭐 담에 또 가면 되지요. 번짱의 입장이 되면 우중에 강행하는 게 부담이 되셨을 겁니다. 충분히 이해가 되고요. 계획이야 다시 세우면 되지요. 특히 우리는 공룡은 아직 미지의 세계라서요..
좋아 좋아..^^ 근데 난 아직, 텐트가 꼭 있어야돼~ㅎㅎ
아니 텐트없이 자 봐요. 그거 은근히 재미나요. 하하하.
잘 다녀 오셨군요.....침낭 카바에 누워 별을 보고,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안 하시는게 좋겠습니다...공룡은 숙제로 남겨 두시와요,함께 하게...제주출장 다녀와 삼실출근, (마이 피곤 합니다,)놀러 다녀온 것이 아니라 , 제주 국제 관현악 축제에 일보러 갔습니다
두보! 본지가 오래여. 예술의 전당에서 함 보세
잘다녀 오셨군요~~~ ㅋㅋㅋ 이제 두분이 설악이면 설악, 지리산이면 지리산~~~ 안다니시는곳이 없군요~~~
그래도 자네 없이는 영 불편한 게 많구먼 ㅋㅋ
ㅋㅋㅋ 그럼 저두 분발해야 해야겠네요~~~ 휴가 다녀옵니다.. 8월19일 -8월 25일까지~~~~ 다이빙하러 갑니다.
흐꼼님,햇살님, 사진으로나마 뵈니 반갑습니다.설악행이 연기되지 않았으면 뵐수 있었는데...기증이형님,두보님도 뵙고..아쉬웠습니다.다들 각자 다녀 오셨군요. 저도 14,15 태백산 꼭대기에서 일박하고 왔습니다. 기증이형님이 추천해주신 키즈 텐트치고....
이제 또 만날 기회를 만들어 보지요. 잘 지내시지요? 참 담 주 화요일에 예술의 전당 건은 시간 안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