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어제) 오전에...
'거가대교' 를 보러, 집사람과 두 아이와 노모를 차에 태우고,
포항에서 '가덕도'를 네비게이션에 입력하여 출발했다.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어렵잖게 19Km 근방까지 갔는데...
유일한 입구 도로인 그 도로가 그 곳에서 부터 막히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나처럼, 멋진 대교를 보기 위해 차량들이 모여 든 것이다.
그런 계산까지 하지 못한 내 잘못이 조금 후회 되었지만,
어쩔수 없이 차를 돌려, 부산 '용두산 공원'을 네비에 입력했다.
그 공원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냉면을 파는 식당에 들어가,
생각보다 맛있는 냉면을 모두 잘 먹고 나서, 산위에 자리잡은 공원위로
올라 가시기가 어려울 것 같은 노모를 그 식당에서 기다리시라 하고,
집사람과 아이들과 함께 공원으로 올라 갔다.
별로 규모가 크지만 않았지만, 산 위에 자리한 그 공원의 핵심은 전망대였다.
약 40층 높이의 전망대 타워(부산타워)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는 부근 부산 시가지와,
푸른 바다와 큰 배들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멋져 보였다.
전망대 구경을 마치고 공원을 내려 와, 어머님을 차에 태워 광안대교를 향했다.
전에도 몇 번 가 본 곳 이었으나, 거가대교를 보지 못한 보상 심리 탓인지,
대신 광안대교라도 보고 싶어 그 곳으로 가, 시원스레 다리위를 달렸다.
그리고...
그냥 포항으로 되 돌아 올려다가, 이왕 간 걸음에 그 거가대교를 한번
보고 가고 싶은 욕심이 들어, 다시 차를 돌려 가덕도를 향했으나
도심이어서 인지, 많은 차들로 인해 교통이 혼잡하여 길을 헤메느라,
신경을 쓴 탓으로 머리가 무겁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냥 포항으로 돌아 오기 위해 경부 고속도로로 차를 돌렸다.
통행권을 뽑고 달리기 시작했는데, 얼마 가지않아 졸음이 자꾸 오는 것이었다.
신경을 쓰느라 뇌세포가 많이 피곤한 탓 이었으리라...
평소, 고속도를 달리면서 좀 피곤하고 졸음이 와도 별 문제없이 잘 운전했었는데...
이상하게...
나도 모르게, 엄청 눈이 감기고 졸음이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눈을 잠깐 감았다가 다시 뜨곤 하면서 차를 달렸는데(약 100KM 속도),
갑자기...
" 광 ~ !!" 하며 차가 충돌하는 것이 아닌가...
그 짧은 순간에... 중앙분리대에 대한 생각은 못하고,
마주오는 차와 충돌 했을거란 생각과 함께,
뒤에 탄 가족들의 피해에 대한 강한 불안과 염려가 엄습했다.
순간...옆을 보니, 중앙 분리대가 보여(1차 선으로 주행하고 있었다),
내가 졸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 박았다는 짐작이 들었으며...
그 정도로 강한 충격과 소리라면, 아마 차 앞 부분이
심하게 망가 졌으리란 당연한 생각이 들었다.
차의 시동은 꺼져 버렸고,
앞 왼쪽 타이어는 파열되어 차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맨 뒤 좌석(3열)에서 잠을 자던 두 아이는 좌석에서 갑자기 앞으로 튕겨나와
좌석 밑에 떨어졌고, 중간 좌석에 탄 어머님과 아내 역시 앞으로 넘어지면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아) 놀란 소리와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안전벨트한 나도 순간적으로 강한 충격을 느꼈었다.
어두운 고속도롤 질주하는 많은 차량들로 부터 충돌을 피하기 위해,
다행히 다시 시동이 켜진 차를 겨우 한쪽 옆으로 불였으나,
공간이 협소하여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3차선 옆의 조금 넓은 공간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계속 질주해 오는 차들 때문에 그 쪽으로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견인차가 벌써 나타나 3차선 옆 공간에 정차해 놓고
우리 쪽을 바라보며, 어떻게 조치를 해야 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잠깐 차들이 달려오지 않는 짧은 틈을 타서, 기우뚱해 있는 차를 억지로
천천히 운전하여 그 쪽으로 몰아 겨우 견인차 뒤 쪽에 세웠다.
자차보험도 들지 않아, 적어도 몇 백만원은 족히 수리비로 날아 갈거란
짐작으로 차에서 내려 차 앞쪽을 보았는데...
멀쩡한 것이 아닌가...
앞 왼쪽 타이어만 터져 망가졌고, 차는 전혀 데미지를 입지 않고 깨끗했다.
이럴수가...
그렇게 강한 충격과 소리가 들렸는데 어찌 된 일인지 놀라웠다.
견인차 기사가 다가 와 보더니, 역시 의아해 하는 눈치였다.
"타이어가 터져서 순간적으로 큰 소리가 난 것 같습니다" 라고 그 기사에게 얘기하고,
보험회사에 긴급구난 도움을 받아야 겠다고 하니 그냥 가 버렸다.
보험회사에 전화를 하여, 현재 상황과 위치를 알려주고 기다렸는데,
시동을 껀 상태에서 비상 깜박이와 실내등과 네비를 켜 놓아서인지,
약 30분 만에 밧데리가 방전이 되어 버려,
구난차가 들고 온 밧데리로 점핑을 해도 시동이 켜지 질 않았다.
스페어 타이어를 교체하고 나서, 구난차를 내가 타고
줄로 연결된 우리차를 약 20 미터 쯤 끌고 가고,
그 기사는 내 차에 탄 상태에서 조작을 하여 겨우 시동을 켤수 있었다...
그 기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차에 올라 타 운전을 시도해 보았는데,
사고 나기 전의 상태와 똑 같이 부드럽고 힘차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허...
이게 대체 무슨 조화란 말인가...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수수께기 같은 미스테리한 일 인것 같았다.
1.타이어가 혼자 파열되는 바람에 차가 기우뚱하며 중앙 분리대에 받혔다
(그럼 왜 차가 멀쩡한가?)
2.내가 졸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 받으며 타이어가 터졌다
(그럼 왜 차는 멀쩡한가?)
3.사고지점이 다리 입구여서, 혹시 밑에 튀어 나온 콘크리트 구조 부분을,
졸다가 왼쪽 타이어로 들이 받으며, 타이어가 터지면서 엄청난 소리가 났고,
그 소리를 충돌 소리로 착각했으며, 운 좋게 차는 분리대에 받히지 않고 멈쳐선 것이
아닐까?
(이게 가장 사실에 근접한 추측이다)
...
어찌 되었던, 오랜 운전 경험 동안 처음 겪는 오싹한 순간의 사고여서,
아직도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으며,
어머님의 말씀처럼 조상이 돌 보아 주셔서 참으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삶과 죽음의 간격이 그렇게 가깝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실감했다.
다친데가 거의 없는 나와 식구들...
한 참을 춥고 어둡고 위험한 곳에서 애 먹었던 우리들...
차가 다시 힘차게 달리는 것을 보며, 기분이 좋아진 아이들의 주고받는 소리가
새로 피어나는 들꽃같은 싱거로움과 아름다운 삶을 느끼게 해 주었다.
왠지 어머님과 아내에게 미안하여...
가까운 휴게소에 들러, 맛있는 음식을 주문하고 평소와는 달리
물이며, 냅킨이며, 4살 아들래미 밥 먹이는 것 까지 내가 대신해 주었다.
다시 차를 타고 오면서, 6살 난 딸래미가 내 뺨에 뽀뽀를 해 주며
"아빠 ~ 앞으로 차 조심해서 운전해 ~ *^^ " 라고 귓속말로 속삭였다.
어린 딸래미도, 삶과 죽음 차이를 느꼈으며,
놀란 순간에서 다행한 결과가 온 것에 안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살아 있다는 것과 모든 것의 끝인 죽음과의 거리...
생각보다 힘들지도, 멀지도 않을 수 있다는 사실과
안전 운전에 대한
다시 한번의 경각심을 준 하루였다.

첫댓글 감사드려야지요 무사한것과 삶을 잃지안었음을 고맙게 생각 해야 하겠습니다 다행입니다 괜히 내 가슴까지 철렁하네요 !
잘못 했으면 미디어 다음 세계앤도 갈번 했내요 금년 운 땜 하시었나 봐요 휴~
불행중 다행입니다~ 소중한 가족들을 생각해서 다음부터는 안전 운전에 더욱 더 신경쓰셔야죠^^
아무튼 삶과 죽음은 종이 한장 차이 아닐련지요?
많이 놀랏읍니다. 조심 또 조심!
특히 졸음운전 조심하셔야해요 ! 잠시수면 최고상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