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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1996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우주연상, 작곡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12년 간 외국 뮤지컬 강세였던 뮤지컬 시장에서 순수 창작뮤지컬의 자존심을 지키며 사랑받았다. 무려 12년간 롱런하며 수많은 창작뮤지컬 탄생의 기반을 닦아 놓은 '사랑은 비를 타고'. 이제 국내 최초 3,000회 공연이라는 대장정에 나서며 또 한 번 창작뮤지컬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일명 뮤지컬계의 ‘스타사관학교’다. 오늘날 한국 뮤지컬 시장을 굳건히 받히고 있는 수많은 스타들이 이 공연을 통해 배출되었다는 사실! 남경읍, 남경주, 최정원을 시작으로 김성기, 김장섭, 주원성, 손광업, 엄기준, 김다현, 최성원, 박건형, 오만석, 원기준, 신성록, 김무열, 노현희, 김소현, 양소민, 백민정, 조서연 등. 다 열거할 수조차 없이 수많은 대표 스타들이 바로 이 공연을 거쳐 갔다. 지금 '사랑은 비를 타고'와 만나는 경험은 내일의 화려한 스타를 미리 만나 보는 행복한 기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뮤지컬의 주요 관람객은 일정한 연령대의 한정된 계층이었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골드미스와 연인 일색이었던 공연장 안으로 가족과 청소년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특히 학생 대상의 단체관람을 실시하여 청소년들의 문화적 체험을 확장시키고 공연을 통한 교육적 효과까지 거두며 그 다면적 가치를 더욱 빛내고 있다. 이는 '사랑은 비를 타고'에 담겨진 화해, 시련을 이겨내는 용기, 가족 간의 애틋함과 순수한 사랑의 설렘 등 일상 속의 보편적이고도 소중한 순간들의 메시지 때문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 오감으로 만나기
대개 오감만족이라 하면 귀가 울릴 듯한 빵빵한 조명에 눈이 휘둥그레 해지는 화려한 조명과 의상, 풍부한 볼거리들을 포함한 대형 뮤지컬을 떠올린다. 아니, 그런데 이 잔잔한 공연에 무슨 오감? 이렇게 생각했다면 아직 이 공연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는 증거다.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사랑은 비를 타고'를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오감 키워드를 공개한다.
눈이 즐겁다_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명연기
단출한 무대, 세 명 뿐인 배우들, 이제는 너무도 유명해져 익숙한 스토리. 하지만 관객들은 시종일관 웃음을 거두지 못한다. 그건 두 번, 세 번씩 공연을 본 관객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유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명연기 때문이다. 당대의 유행과 유머가 담긴, 끊임없이 진보하며 순간을 포착하는 탁월한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공연을 감상할 가치가 있다.
귀가 행복하다_친숙한 뮤지컬 넘버에 라이브 피아노 연주까지!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 봤을 법한 친숙한 뮤지컬 넘버. 가사는 자세히 몰라도 나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대며 박수를 치고 어울릴 수 있는 마력이 있는 음악들. 여기에 극의 말미 동욱과 동현 형제가 아직 꺼지지 않은 꿈을 떠올리며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은 관객들이 뽑은 뮤지컬 명장면에도 속할 만큼 아름다운 선율과 감동으로 우리의 귀를 행복하게 한다.
코가 간지럽다_익숙한 우리의 공간, 빛나는 일상의 감동
이야기가 벌어지는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에서는 먹고 대화하고 쉬고 웃는 일상사가 벌어진다. 동욱은 시집간 여동생에게 음식 요리법을 전수하기도 하고, 극 중 케이크가 등장하거나 부엌에서 음식이 타버리는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벌어진다. 바로 옆에 두고 온 나의 일상이 묻어있는 장면들에서, 관객들은 문득 코끝 찡해지는 순간과 대면하게 될 것이다.
혀끝이 달콤하다_한 여름 밤 발견한 비의 달콤함
창밖에는 끊임없이 여름비가 내린다. 극의 소중한 오브제가 되는 ‘비’는 매우 중요한 무대장치이면서 전체 스토리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이끌어 내는 신선한 도구다. 우리는 그 비를 통해 달콤함을 발견한다. 오해를 이해로 바꾸고, 시련을 용기로 바꾸는 희망적인 내용을 보며 함께 울고 웃는 동안 혀끝을 내밀어 맛을 본 여름비는 그 무엇보다 달콤하리라.
부드럽고 따뜻하다_두 손을 마주잡은 특별한 감촉
도무지 화해할 수 없을 것 같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오해로 떨어져 있던 형제와 아무런 상관없이 살아가던 타인 유미리는 결국 서로의 마음이 하나임을 발견하고 따뜻하게 서로 손을 맞잡는다. 그건 관객들도 마찬가지다. 공연이 끝나갈 무렵 옆 사람과 따뜻하게 맞잡은 손의 감촉을 느끼는 순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슴 벅찬 감동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