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하루입니다.
추석 잘 보내셨는지 안부인사를 드립니다. 남은 연휴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혹자는 70대의 인생을 아름다운 가을이라고 말합니다.
가을은 그렇게 소리 없이 서서히 다가와서 오색 빛깔로 온 세상을 곱게 수놓아 아름다운 향연을 벌려 놓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완전하다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기에 인생은 묘미와 가치가 부여되고 살아볼만한 욕구와 열정이 생깁니다.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는 늘 후회와 부끄러움이 남습니다.
그 부족함과 아쉬움을 알아야 감사함을 압니다. 채우는 만족보다 비우는 만족을 실천해야할 때입니다.
인생의 가을쯤에 나는 어디쯤까지 살아왔는지를 가늠해 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게 남겨진 시간의 잔고를 생각해야할 때입니다.
10월이면 ‘김동규,임금희’노래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생각나고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됩니다.
이 노래의 원곡은 노르웨이의 크로스 오버 가수(Anne Vade}가 불렀는데 1995년 뉴에이지 연주 그룹 시크린가든(Secret Garden)이 봄을 향한 세레나데(Serenade To Spring)라는 연주곡으로 편곡하였다고 합니다.
이 곡은 특히나 가사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그 마지막 구절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우리나라의 2대 명절인 추석 연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맙고 감사하게도 부족한 사람에게 끊임없는 애정으로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받는 사람은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보내는 분들이야 참 많은 생각들을 하고 준비를 하셨을 겁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옷 정리를 하면서 참으로 많은 분들로부터 받은 마음의 선물들을 다시 대합니다.
40여 년 전에 일본을 다녀오신 거래처의 연로하신 한의사님으로부터 받은 넥타이를 보면서 그 젊은 날의 감회에 행복을 느꼈습니다.
가디건이며 넥타이 난방셔츠 목도리 등 참 받은 선물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나는 받은 만큼의 몇 십분의 일이라도 그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나 근로소득이 있는 분들의 종합소득세 신고와 근로자의 연말정산을 하면서 다양하게 여러 곳에 기부를 하시는 분들을 봅니다.
종교적으로 교회, 성당, 절에 기부하는 분들의 액수가 크지만 사회 약자들을 위해서 의외로 소득대비 많은 기부를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즈음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여러 단체를 통해서 국외에도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습니다.
남을 위해 무엇인가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의외로 고소득자가 아니라 평범한 근로자가 많다는 것도 참 고무적인 일입니다.
살아오면서 가장 순수하게 느끼는 감정은 그래도 시골에서의 초등학교 시절인 것 같습니다.
오리가 되는 신작로 길을 오가면서, 때론 샛길인 논길을 가로질러 학교를 다니면서 밭에 심어진 마늘을 뽑아 먹던 매운 기억이 납니다.
들판의 보리가 익을 시절이면 보리를 뽑아 모아서 나무 가지들 위에 올리고 불을 붙이면 연기가 나서 이리저리 피해 다니면서 눈물을 훔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구운 보리 이삭을 찾아 모아서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보리를 비벼 후후 불어서 씹었던 가난한 시절의 그 고소한 보리사리에 대한 추억은 검정이 묻어 시커먼 얼굴로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깔깔거리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진급시기에 서울로 전학을 해서 더 깊은 고향냄새를 담고 있진 않지만 지금도 칠순이 넘은 남녀 친구들이 허물없이 이름을 불러주면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부산에서 초등학교 동창들과의 모임을 아직도 격월에 갖습니다. 가끔씩 고향 함양에서 동기들과의 보고픔을 해소하는 자리도 있습니다.
지독스럽게도 술을 좋아하고 억척스럽게 살아온 숙이는 근간에는 완전히 술도 끊고 맑고 밝은 모습이어서 이젠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고 있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어느 날 카톡에 올라온 숙이가 잡았다는 해삼과 멍개를 보고 전화했더니 남해 쪽에 살아갈 집을 알아보고 있고 자리 잡히면 친구들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 숙이는, 정말 못하는 일이 없는 숙이가 너무나 급작스럽게 9월 어느 날 심장마비로 먼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칠십이 넘으면 사람일은 참으로 알 수가 없습니다.
말해 둔 약속은 지키지도 않고 그렇게 혼연히 세상을 떠납니다.
수 십여 년 캐캐 묵은 옷들을 정리했습니다.
색상별 고리땡 바지 (corduroy pants)와 윗옷이 참 많습니다.
보온성이 뛰어나고 편해서 입긴 하지만 체형 특성상 하체가 더 비대해 보이고, 다리도 짧아 보이는 느낌이 많이 드는 소재입니다.
휴일 젊었을 때 가장 쉽게 입고 다닌 건 청바지는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한국인들이 한창 등산 붐이 일어 등산을 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등산복 한 벌에 기본적으로 몇 십 만원씩 하는 고가의 브랜드가 판치던 시기에 너나 할 것 없이 주제넘게 등산복을 사들였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등산복은 기능성이라 해서 너무나 비쌉니다.
그래도 정이 들었고 전국의 산들을 동행한 옷들을 정리하려고 하니 마음 한편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평일에는 신사복에 넥타이 차림이라서 하나 둘 구입하고 선물 받은 넥타이가 그야말로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부산에는 가디건이 필요치 않은데 그것도 선물 받은 것도 있긴 하지만 너무 많습니다.
가을에도 그다지 입기가 그렇고 겨울이 되면 문을 닫고 난방을 하면 사무실에서는 거의 입지 않고 밖을 나갈 때는 걸치기도 하지만 미련 없이 내어 놓기로 했습니다.
예전의 겨울옷들은 무겁고 부피도 커서 보관하기도, 손질하기도 어렵습니다. 몇 벌은 정리를 했습니다.
신발도 문제입니다.
등산화는 겨울용과 기타로 구분했고 신사화도 예전의 무겁고 딱딱한 종류는 신지 않아 모두 버리고 이번에 주문한 신발장에 정리를 했습니다.
등산화, 신사화, 운동화, 슬리퍼, 실내화, 스쿠아 신발 등 종류도 많고 수량도 너무 많습니다.
예전 어린 시절에는 신발 한 켤레로 헤질 때까지 신고 다녔는데 지금은 너무나 쉽게, 헤프게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이제는 비우고 또 비우고 채우지 않는 삶이여야만 합니다.
우리나라의 운명이 십자로에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의 정책은 보수의 입장에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한·미 동맹의 강화, 덧붙여 한·미·일 안보협력을 동시에 강화한 정부입니다.
우리는 건국 이후 초유의 외부환경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생존과 번영의 버팀목이었던 미국이라는 존재가 국제적 위상은 하락하고 있고 있으나 미국 정부가 제시하는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체제의 대결이라는 이념적 프레임을 적극 수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에 북한-중국-러시아는 권위주의 체제의 유사 동맹으로 인식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국제관계는 더 복합적이고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어떤 이는 지금을 신 냉전이라 규정하면서 충돌과 대결의 국면으로 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중국이 체제 경쟁자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협력의 공간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외교안보와 경제를 적절히 분리하고, 경쟁과 협력을 배합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려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고 신중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스크 완화가 핵심적인 대중국 정책의 기조가 되어야 합니다.
2023년 우리는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 지배적인 법칙입니다.
우리는 마키아벨리가 말한 혼돈의 시기 동맹에 대한 과도한 맹신에 대해 경고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흔히 인용되는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멜로스의 운명은 시사 하는 바가 큽니다.
당시 강대국이었던 스파르타와의 동맹에 의지해 아테네에 맞섰던 멜로스는 결국 아테네군에 초토화됐습니다.
위기의 순간 스파르타는 아테네와의 전면전을 우려해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식단에는 가을 냄새가 가득합니다.
더욱 청국장 맛이 입맛을 다시고 김치콩나물국이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행복을 안겨줍니다.
사람들은 너무나 성급한 것 같습니다. 아니 제가 그럴지도 모릅니다.
주문한 2024년의 탁상용카렌다를 받았습니다.
미리 내년의 일상을 여유롭게 계획하고 확인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거래처에는 추석이 지나면 받아보실 것 같습니다.
추석이 끝나고 시작되는 10월에도 더욱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3년 10월 초하루에
세금나라 (세무와 부동산) 박동환
첫댓글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