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설교 중에 성령님께 우리 삶을 맡기자라는 메세지를 전하면서 예화 하나를 들었다.
그런데 사건이 생겼다. '믿고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 '오마카세' 를 '오끼마세' 로 말한 것이다. 우리 교회를 출석하는 분들 중에는 일본에서 태어나신 분도 계시고 일본을 드나들며 사업하시는 분도 계시고, 일본 명문대학을 나오신 분들도 계신다.
그분들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아주 화끈하게 '오끼마세'를 손바닥까지 쳐가면서 외쳤다. 나중에 나의 실수를 알아차리고 '오마카세'라고 정정해 드렸더니
"목사님 덕분에 일본말 확실히 하나 얻어 건졌다." 라며 오히려 감사하다고 웃는다. 참으로 사랑스럽고 너그러운 성도님들이다.
일본어로 ‘맡기다’라는 뜻인 ‘오마카세(お任せ)’는 메뉴를 정해놓지 않고 주방장이 그날 가장 좋은 재료를 이용해 알아서 음식을 만들어 내는 형식을 말한다. 우리말로 바꾸면 ‘주방장 특선’ 정도 되겠다.
시기에 따라 메뉴 구성이 달라지는 오마카세는 그때그때 주방장이 엄선한 제철요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오마카세 메뉴를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곳은 일식집이다.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재료의 특성상 매일 들어오는 해산물의 종류가 다르고, 선도 또한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기 때문에 호텔 일식당을 비롯한 웬만한 초밥집에는 고정된 메뉴 외에 유동적으로 코스를 구성할 수 있는 오마카세가 있다.
어떤 메뉴를 고를지 손님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믿음직한 주방장이 인심 좋게 만들어 주는 그날의 요리들을 기대하며 맛보기만 하면 된다.
오마카세라고 꼭 해산물 요리에만 한정된 것도 아니다. 마장동 토박이 사장이 혼자 먹기 아까운 최고급 한우로 비밀스레 운영하는 한우 오마카세, 손님의 기호에 따라 즉석에서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내는 루프탑클라우드 칵테일 오마카세, 제철 커피로 그때그때 시즌 시그니처 음료들을 코스 형태로 제공하는 빈브라더스의 오마카세 커피바도 있다.
하나님은 나보다 더 나를 잘 아시는 분이시다. 그 분이 날 위해 준비해주시는 ‘오마카세(お任せ)’ 를 맛보는 호사를 한번 누려보자.
잠언 16장 3절을 보라.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너의 경영하는 것이 이루리라.”라고 말씀 한다. 하나님께 우리의 삶을 맡기면 내 계획보다 더 황홀하고 아름다운 일들을 경험하게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