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멘탈이 약해도 즐겁게 사는 법
가. 이왕이면 즐겁게 살아야지
저자 기무라는 일본의 정신과의사다. 그 동안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주고받는 과정에서 느낀 것이 의외로 멘탈이 약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런 멘탈이 약한 사람 또는 약하다고 스스로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유리 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이다. 그러다보니 이 책을 소개하는 한 줄 글에
“유리 멘탈을 강철로 바꿀 필요 없다. 유리 멘탈로도 하루를 기분 좋게 보내는 법”
이라는 글에 눈길이 가 닿았다.
멘탈은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정신력에 가장 근접한 말일 것이다. 그러니 정신력이 강한 사람은 자기 일에 긍지와 확신을 가지는 반면 그 반대인 사람은 매사에 자신이 없을 수 있다. 그러던 말이 언제부터인가 정신력의 자리에 멘탈이 들어섰다.
멘탈이 강한 사람은 매사에 긍정적이다. 그러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싫어지는 일도 거의 없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멘탈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항상 긍정적이고 표정이 밝은 것은 아니다.
다만 멘탈이 강한 사람들은 힘든 일을 당했을 때 즉각 궤도를 수정하여 자신이 감정이나 기분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나의 기분을 살피는 것’은 멘탈에 약하더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지만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그렇게 보면 일부러 멘탈을 강화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멘탈이 약하면 그에 맞는 나름의 사고법을 갖추면 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멘탈이 약한 사람이 어떻게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하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집어주고 있다.
‘죽고 싶지는 않지만, 살고 싶지도 않아.’
‘사는 게 재미없고, 즐거운 일도 없지만, 죽는 것도 싫어.’
‘그렇다고 살고 싶지도 않아. 그래도 사는 수밖에 없으니 이왕이면 즐겁게 살아볼까?’
여기서 저자의 방점은 당연히 ‘그래도 사는 수밖에 없으니 이왕이면 즐겁게 살아볼까?’에 찍혀있다. 그런데 멘탈이 약한 사람이 어떻게 하면 즐겁게 살까 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인 셈이다. 그 답은 긍정적 마인드에 있는 듯하다 .
나. 사소한 일에도 쉽게 무너지는 마음 회복하기
먼저 저자는 유능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이 어딘지 멘탈이 강해 보이고, 남보다 다른 무엇이 있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멘탈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멘탈 레벨이 그저 20~40 정도라고 한다. 문제는 회복력의 차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을 보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는 위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시 말해 반드시 멘탈이 강할 필요도 없고, 무조건 멘탈을 키워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약하면 약한 대로 괜찮다. 중요한 것은 멘탈이 약한 것이 아니라 무너진 멘탈을 회복하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멘탈을 빠르게 회복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멘탈이 쉽게 붕괴되지 않는 환경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멘탈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이때 환경은 무슨 거창한 말이 아니다. 그야말로 자기 주변이다. 즉 자기의 1미터 범위다.
이런 가까운 범위의 환경을 정돈하고 가다듬으면 멘탈이 붕괴되는 횟수가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주변에서 언제나 즐겁고 누구와 대화할 때 소리 내어 웃는지, 또 주위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몰입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멘탈이 무너졌을 때는 생각을 멈추는 것이 좋다. 무미건조한 상태보다 조금 더 기분 좋은 감정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면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도 잘 해낼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뇌를 쉬게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수면이다. 일단 자고나면 기분이 달라진다.
기분이 좋아지면 다른 사람과의 마찰이 줄어들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간다. 폭식하지 않으므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가꾸는 데도 좋다. 자신의 기분을 스스로 헤아리기 위해서는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두 가지를 기억하라고 한다.
첫째, 상황을 안 좋게 만드는 자신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둘째, 냉정해졌을 때 상대에게 말로 표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지는 것
그리고 정말 중요한 말,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 중 하나는 분노가 사그라들 때까지 딱 6초만 기다리는 것이다.”(45쪽)
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자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눈치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의식중에 자신의 감정을 소홀히 여기기 쉽다. 자신보다 상대의 기분을 우선 살피는 것은 나쁜 태도는 아니다.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상대의 감정을 살피는 것이 습관이 되면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맞추게 된다. 습관적으로 상대의 눈치를 보고 있으면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못해 자기긍정감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처음에 느꼈던 자심의 감정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점점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감정을 신경 쓰게 된다. 눈치만 보다 피곤해지게 된다. 지나치게 눈치를 보고 주변 분위기만 신경 쓰다보면 기쁘거나 즐겁다는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외면하게 된다. 이는 멘탈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럴 때 일기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실 일기는 우선 귀찮고 매일 쓰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일기다. 일기쓰기는 가장 가볍게 시작할 수 있고, 자신의 기분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날 있었던 일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기록해보면 ‘나는 이럴 때 즐겁다고 생각하는 구나’ 혹은 ‘이 사람과 있을 때 기분이 좋았구나’ 라고 자신이 미처 몰랐던 것들을 깨달을 수가 있다. 아울러 내가 남보다 잘 하는 것을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일상의 소소한 일 가운데 그저 혼자만이 느낌이라도 좋다. 그 소소한 일들 중에서 칭찬거리를 찾아보면 된다. 붕괴를 막으려면 감정의 둑을 쌓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아침밥을 준비할 때, 달걀 프라이의 노른자를 터뜨리지 않았다.
-업무 중에 졸음이 몰려왔지만 꾹 참고 졸지 않았다.
-반신욕을 했다.
-잠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지 않았다. 등등
라.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자
매력적인 사람이나 대단한 결과물을 보면 무심결에 나 자신과 비교하게 된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는 보통의 마음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차피 나 따위는‘이라는 자기 비하를 해서는 안 된다. 자칫 이런 행동이 자포자기 상태로 변하기 쉽다.
자신의 가능성을 점점 줄어들게 하는 사고 습관을 버려야 한다. 자기 비하 발언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도 나빠지므로 다시 우울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자신을 비하하는 생각습관은 자신의 멘탈을 흔드는 불행한 환경을 스스로 만드는 행위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자신이 행복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지, 아니면 부정적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지에 따라 다가오는 성과는 전혀 달라진다. 계속 우울한 상태라면 뇌의 작업 기억이 우울함에 지배되므로 그만큼 다른 감정이 들어갈 공간이 줄어든다.
업무의 60%나 완성했다며 즐거워하는 경우와 이제 겨우 60%를 했다는 부정적인 경우는 결과가 전혀 다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업무의 30%든 40%든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우울해한다.
그리고 ’이런 상태로는 안 돼‘라고 했을 때 ’이런 상태‘에는 일을 전부 끝내지 못한 자신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므로 뇌의 작업 기억을 상당 부분 사용하게 된다. 부정적인 것이 작업 기억을 차지하고 있으면 다음에 해야 하는 일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마. 삶이 버거울 때는 한 발 물러서자
가끔을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때가 있다. ‘내가 되겠어?’라고 생각하며 의욕을 스스로 꺾어버리는 때가 있다. 주변에서 용기를 불어넣어주어도 이미 스스로 의기소침해져 있으므로 잘 회복이 안 되다. 스스로를 좁은 시야에 가두는 것이다.
그럴 때는 비겁하고 용기 없는 자신을 인정하고, 주위 환경을 더 멀리 바라보라고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자신에게 주어진 일의 가치를 생각하고, 사진을 보며 즐거운 추억을 함ㄲ 나눈 친구들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다.
그러면 좁아진 시야가 조금 넓어지면서 일상에서 당연한 것들, 귀찮거나 싫다고 생각하던 업무도 갑자기 반짝이며 해상도가 올라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다시 말해 자신이 약해져 있을 때일수록 주위 환경에 감사할 좋은 기회가 되는 셈이다. 세상만사 생각하기 나름이다.
멘탈이 약해져 있을 때는 아무래도 힘이 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이욕이 전혀 없어도 당장 눈앞에 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는 일단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손, 발, 입, 무엇이든 자세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 즉 꼼지락거리는 것이다.
뇌과학적으로도 일단 몸을 먼저 움직여야 뇌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뇌가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의욕이 생기고, 해야 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으며, 작업에도 속도가 붙는다. 그러니 일단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취미 생활로 기분을 전환할 수도 있다. 취미가 없거나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최근 자신이 웃었던 순간의 환경을 다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 일을 떠올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는 모두 잠재적으로라도 즐겁게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 세상살이가 우리에게 그런 여유를 주지 않는다. 늘 삶에 찌들어 산다. 그렇다고 늘 우울한 모습으로 살아야할까. 이 책의 저자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속는 셈 치고 이 책에서 말한 사고방식이나 환경 만들기를 시도해 보라고 권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무슨 특별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삶이 버거울 때는 한 발 물러서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그 출발임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