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을 마감하고 4월을 거짓말처럼 시작하는 날,
숙박할 장소인 서천 오션드림빌에서 오후 3시쯤 여러 곳에서 오신 분들과 반가운 악수를 나누며 아름답고 귀한 만남이 시작되었다!
일단 짐을 풀어 놓고, 맘 따듯한 분이 오시지는 못 하고 보내 주신, 도시락들을 먹었다. 그리고 세차게 부는 바람에 스카프며 숄을 휘감고 싸매어 마치 인도 공주며 네팔 왕비들처럼 차리고 나선 바닷길 산책, 모델이 따로 있나? 다 1등 모델감이 되어 이 곳 저 곳에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잡고 말이다. 원 맥주를 바다께서 혼자만 드셨나? 하얀 거품들을 일은 파도는 연방 바쁘게 들락거리는 가운데 우린 걷기 좋게 딱딱하고 고운 모래사장을 걸었다.
저녁엔 마량포구로 나가 쭈꾸미탕을 주문. 먹물 살짝 들어 가고 냉이도 들어간 시원한 국물도 마시고, 물론 살짝 익은 쭈꾸미도 맛 있게 잘 먹었다. 예측대로 날씨가 맑은 바람에 별 볼이 있어, 서울에선 두엇이나 볼까 말까 하는데 여기저기서 별들은 초롱초롱 아름답게 빛나, -물론 오리온좌나 내 별 시리우스와 반가운 조우도 - 환영을 해 주었다.
자정 무렵 베란다로 나가 세찬 바람에다 차가움으로 이불까지 둘러 쓰고 바라 보던 검푸른 바다!
반달이 주는 빛으로 가운데쯤 훤한 바닷길이 만들어져서 일렁거리고 별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자아내는 아름다움에 춥지만 않으면 마냥 있어도 좋을 풍경이지만 그만 따뜻한 방 안으로 철수하고 말았다.
일요일 아침, 바닷가를 산책하다 파도들에 휩쓸리고 있는 한 무더기 조개들을 발견, 새들이 먹고 간 것일까? 대부분 입들을 벌리고 있는 것들 중에서 어쩌다 입 꼭 다문 조개를 보고 환호, 그 다음부턴 열심히 조개들을 찾았다. 일단 한 곳에 모아두며 다른 곳으로 이동,
마침,버려진 즉석라면통에 그것들을 넣고도 넘쳐 내 손수건까지 동원,
"바다야. 고마워! 일용할 양식을 주어서.." 하며 개선장군처럼 들어 왔다. 한 분이 다시 나가 팬숀 앞 돌 틈에 있는 돈나물을 뜯어 왔고.
조개는 해캄도 시키고 해서 끓이고, 돈(돌)나무은 무쳐서 아침 식탁은 제법 풍성할 거라 했건만, 오, 애재라, 조개들은 그만 서걱서걱! 버려지는 신세가 되니, 에고, 거기 그냥 둘 것을.....
전 날 오후, 제법 큰 조개가 모래 속으로 슬쩍 들어 가는 것을 발견, 요걸 가져 갈까 말까 하다 결국 가져 갑시다! 라고 한 조개까지..... 같은 운명에 처하게 했으니 아, 정말 미안했다.
즉석라면도 먹었지만, 돈나물에 고추장을 넣고 진짜 참기름을 똑 떨구어서 비며 먹는 맛은 정말 별미!
이어 동백꽃이 장관이라는 동백정을 찾아 가니 축제라고 들썩들썩, 동백정까지 오른 길에 동백꽃들도 예뻤지만,한 곳에선 제비꽃들이 옹기종기 예쁘게 피어 있어 보기 좋았다. 역시 동백꽃 아래서 단체 사진도 찍고, 칼국수로 점심을 먹은 후,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면서 아쉬워하며 헤어졌다.
그 때가 오후 두 시 반쯤?
돌아 오면서 헤어지고 나도 그리워지는 그분들을 떠 올리며, 사람들과 헤어지고 나서의 그 사람의 향기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헤어지고도 그리운 사람과 헤어지니 더욱 후련한 사람에 대해서.
하필, 이 글을 쓰는 동안 내 앞에는 펼쳐 있는 오늘 날짜의 '마음 풍경'엔 이런 글이 써 있었다.
진정한 나는 다른 곳에 있는 '나'입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시간만 생각하지 말고 그와 헤어진 뒤 그에게 남아 있을 나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 모습이 나의 참모습입니다.
에고! 무섭구나, 그 분들에게 남아 있을 나의 참모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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