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사투리
우리 안동산천 어느꺼랑에서든 잡아 푹~고와놓은 이어탕 한그릇 쟈시는 기분으로,....사툴은 구수털털 하도다!
1. 들으나 안들으나 죽기는 일반
그느마 새끼 아까부터 가마이 보이깨내 위끼더라.
저그 어마이 한태도 여대 안하고 저그 아바이 한태도 여대 안하는걸 보니 말짱 상놈이 구먼.
그캐싸도 그느마는 인심 한번 좋고말고 . 할루께는 장터에서 물건을 파는데.
장꺼리는 개살구 한 바소가리 지고와 난전을 보는중 우수도 많이주고 값도 헐케 팔더니
냉주에 떠리미는 한접이 넘는 살구를 마구 그냥 조뿌리지 뭔가.
살구 사러온 손님이 하도 고마워 < 이걸 마카 날 주니껴 ?> 하이깨내
<다 팔고 고고 가지시더 펏뜩 가지고 가뿌소.> 하는걸 보니 인심 한번 좋더라.
이게 바로 안동 인심이 아이고 뭐고. 말은 무뚝뚝하게 주껴도 인심만은 딴데보다 좋다 아이가.
그런데 인심좋다던 그 삼돌이가 몇일전 산에 나무하러 가가
빙시 같은게 꼴값하듯이 지딴엔 재주 부린다고 꼬대기다가 덤바우에 구부래저 뒤젓 뿌랬단다.
그날 거그다서 나뭇꾼 점부가 그걸보고 <야- 야-- 그만 내려온나> 우트럽다.
우트럽다고 암만 괌을 질러도 귀꾸마리가 밋는지 장다지 그따구 짓을 하다가 그만 세상 베랫잔나.
남의말 듣기로 유명한 권투선수 김득구. 코치가 시키더라도 일라지말고
매트에 가마이 둘누어 있었다면 시합에는 저도 목숨만은 살았을게 아닌가베 ?.
이래서 나온 말이 <듣다가 죽은이는 득구요>< 안듣다가 죽은 연석은 삼돌이라> 칸단다.
2. 공사장 표식판
정부가 시행하는 모든 공사장에는 안전수칙과 함께 민원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같은 표지판을 세워 두는게 동예로 되어있다.
표지판의 내용은 대개 이러하다. < 통행에 불편을 끼쳐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빠른시일 내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이것을 안동 사투리로 읽어보면 <댕기는데 갈구치게 해서 안됐니더 버뜩 해뿜시더>라고 이야기가된다.
이것을 다른지방의 사투리로 [전라도]는 <댕기기 옹색혀서 어쩌야 쓰것 쓰라우. 빨랑 빨랑 해뿐당 깨로 잉>
[충청도]는<건너가는데 걸치작 거리서 미안 해유-우>
또[황해도]는 <댕기는데 걸러적 거리개해서 미안하소 다래>라고 한다.
3. 손모간지와 발모간지
시골 오두막집에 모녀가 살고있었는데 그들이 자다가 밤중에 나눈 대화중의 하나이다.
초져녁부터 아랫쪽 뜨거운 구둘목에 자던 옥순이가 갑작이 목이말라 잠에서 깨어났다.
때마침 그믐 밤이라 밖았은 칡흑같이 어둡기만했다.
농촌마을에는 아직까지 전기불이 들어오지 않았던 50년대 후반 어느날 밤이다.
< 어매 ! 목이 말라 주겠다. 정재 나가서 드멍에 선한물 한사발 떠주소>
< 이년아 ! 귀찬애 죽겠다. 니가 나가서 떠 먹어라 >
그러자 옥순이는<어매. 무서워...> 하면서 징징 울며 마구 졸라대니.
짜증스런 엄마는 < 야- 이년아 ! 무섭긴 뭐가 무섭어. > 화를내면서
<가시내가 오밤중에 울긴 왜 울어. 니년은 발모간지도 없고 손모간지도 없나?.
펏뜩 나가서 떠먹고 오라니깐!. 어래도> 옥순이는 밖았을 내다보았다.
어둡고 무서워서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목이 타도 참을수 밖에없다.
<엄만 !> 원망스런 한마디를 내뱉고서는 그만 이불을 뒤집어 쓰고 고자리에 발랑 누워 버렸다.
4. 담배 피우시던 우리 어머니
나는 한국전쟁[6.25]당시에 나이가 13살이었다.
어매한테 들은 얘긴데 내가 일제때 어린 나이면서도 일본말을 곧잘 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다바꾸> 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우리 엄마는 그때 담배를 피우셨다.
긴 담뱃대를 사랑어른 마냥 물고 있었으며 담배는 주로 히연이다.
어떨때는 히연이 떨어지면 황초굴에가서 담배잎 말리다가 떨어진 엽연초 귀다리를 한줌씩 주어다가
쭐거리를 빼고 잘게 썰어 주머니에 넣어놓고 조금씩 대에 넣어 피우셨다.
어린 나의 마음에 무슨 효도정신이야 있었으랴 마는 그래도 내딴에는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극진 했던것같다.
마을 공회당이나 공동 모임터 주변을 뒤져 신사들이 피우다 버린 담배[권련] 꽁초를 모조리 주어모아
어머니의 대꼬바리에 까넣어 드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젠 내가 환갑이 지났어도 어머니 묘소에 가면 반드시 담배에 불을 딩겨서 상석위에 놓아 드린다.
이상하게도 그 담배는 산사람이 직접 피우는 것 처럼 몽땅 타버린다.
그것도 그럴것이 담뱃재 하나도 떨구지 않고 말이다.
5. 사투리 숙어
○. 그자식 그카면 대번에 때려 주겨뿌린다.
○. 고단해서 죽을다 날 가만둬라
○. 그거 뭐가 만타고하노 우리집에는 천지 빼까리다.
○. 지꼬라지에 뭘 하겠다고 떱죽대노 같잔에 죽겠다.
○. 니 정 까불면 가만 안둔다.
○. 야-아- 길안천에 갔더니. 아이구- 골부리가 쌔밸랫드라.
○. 얘야 ! 신장노길 살펴가거라 차에 칭킬라. 책거리 영만이는 도라꾸에 찌징캐 죽었다더라.
○. 어매 똥매랍다. 통새가서 누면되지 왜 날보고 그카노.
○. 가가. 아까 그사람 딸이라 카더라. 그래 어쩌면 얼굴이 천 상이라 카이. 창그래 지애비 빼꽂았더라. 그지 ?
○. 노랭이 영감쟁이 돈돋다가 뭐할라카노 ? 저승갈 때 널속에 넣는다나.
○. 저기 나자빠진 저사람 술독에 빠졌나. 대낮에 왠 술을 저같 이.
○. 그놈 배짱한번 멋떨어 지는구나. 한길에 큰대자로 누웠으 니 말이다 앙그래 ?
○. 저사람이 청단을 불렀으니 너는 풍띠를 먹어야 박을 면할 게 아니냐 ? 둥키도 .그래가지고 고스톺 친다고 카나 ! 한 참 머렀다.
○. 야.야. 갈라면 가고 안가면 안가지 왜 거기 어지중간하게 섰노?
○. 내가 머잘못했다고 그렇케도 머러카노 ? 니 해무새 돗다 가봐도 맹그렇구나. 형한테 데고마고 그카는게 아니다.
○. 고뿔 들랬을때에는 그저 육과탕이 제일이야. 그걸 한사발 드리마시고 땀을 푹내면 뚝떨어 지거든.
○. 그미침놈 내한테 뭔 감정이 있어 눈까리 딲불시고 덤벼드 노 ?
○. 어매 ! 자가 아까 마당가에 있는 짚동치를 자뿌자 뿌랬다.
○. 정부가 이따구짓을 장다지하면 내 가만 있을줄아나 ?
소 를 한고빼 실고와서 이냉기를 확 해메가지고 명동바닥에 내툴개뿌린다.
○. 아재요. 점잔은 주디에 뭘 그런 말씀 하시니껴 ?
야가 매쳤나 ? 너 이제 머라캣노 ? 너 날 참말로 조재채 우나 ? 나가 뭘안다고 그캐쌋노. 모르거든 가만 있거라.
○. 청소깝을 한자닥 해다가 군불을 땠더니 쥐궁그로 연기개 새나와 내구라워 시껍먹었다
○. 그놈이 함부로 지꺼려 악바리를 쥐박았더니 요즈음은 주둥 이를 가만 두고 있는것 같더라.
○. 그집 메느리 참말로 괜찬테이 마음도 착하고 양반집 딸이 라서 아는것도 많고 또 뚜깨비같은 아들 둘씩이나 낳았으니
거기에 더덮을 나위가 어디있나.
그런데 벙개댁 메누리는 말도많고 탈도 만타 카더라.
생 긴몰골이 그퐁신에 자존심은 하늘어 닿아있고 인정머리란 한푼어치도 없는데다가
욕심은 대적이지뭔가 ? 어디 그뿐 인가 아가리만 벌렸다하면 남의 흉이고 가짓말만 찰찰하 니 그가 그사람을 좋다하노.
그나물에 그밥이라더니 그집 시아바이도 천상이래.
한번도 그매느리한데 꾸린입도 못벌 리니 세상에 이캐도 되는 일인지. 나도 모르겠다.
○. 나는 60이 넘어도 아직 어매가 살아계시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어매가 인날에 시집와서 고생한말 들어보면 화 딲지가 절로난다.
무다이 이런말을 하는 것 같지만 안주끼 고는 못배기니 나도 사람되기는 마구 틀렸어.
그전에 새아지매 한테 듣기로는 크느매하고 크나배는 그리 도 인자했다 하던데
우리어매는 욍경 다른 말을하니 사람 이란 사는데있어 생각나름 인것같다.
낸들 어디 효자냐 ? 평생을 모시면서 성만 가샜으니 우리 여러형제 있다고는 하지만
누구하나 그개야한 아들 없으니 어매마음 어떠하랴.
우리어매는 80이 넘도록 사분한번 못써보고 분한번 안발랐으니
고지고대로 항글같이 옜날사람 얼굴이요 전형적인 안동할머니다.
○. 터구 같은개 부내기 조지고 쪼다 같은개 판다깨 놓는다.
○. 길금콩 꺼내다가 콩기름 내어먹고 굵은콩 바다와서 조포하 고 밀가루 반죽하여 국시 해먹었다.
○. 캉캄한 밤에 낯선 여식애 하나가 행랑채 대문에 기대서서 <아부지요>< 아부지요> 하고 부른다.
그래서 뉘기아버 지를 찾느냐? 물었더니 <우리 아부지요>라고 한다.
조론 맹랑한년 다봤나 ? 누구아부지를 찾느냐?고 물지 않더냐 괌을지르니 <우리아부지요>하면서 맛장구를 친다.
방문을 열어보지도 않은채 <너 누구로 ?>하였으니 대답또한 걸짝 이다<내래요>.
물음이나 대답이나 모두 그나물에 그밥이다.
이럴진댄 다 시물어 <너는 어디있느냐?>라고 해본다면 < 내가요? 나 는 지금 옷속에 있니더 > 할 것은 뻔한 이치이다.
◎. 네놈의 눈깔에는 보이는게없나 여기가 어디라고 겁없이 들어 왔느냐 ?
너의 그 꼬라질 두눈으로 볼수 없으니 내사 참말로 남사시러워 죽겠구나. 펏득 내빼지 못하겠나. 어이.
◎ 너그들 워째왔노 ? 누가 오라 카다. 제발 말쫌들어라 여기다는 애들이 못들어가는 데다.
나가거라. 오지마라 카이깨내 저느마새까는 덩달아 들어갈라고 발광 요대질 하고있네.
셈요 나는 안갈라 카이 자가 잒 가자캣어요. 디기 머러캐 주이소
◎ 안동 사람들은 감이 떠러진다 하지 않고 감이 널진다라고 말한다.
그리 다니는게 아니고 댕긴다고하며 뛰다가 넘어 지는게 아니고 자빠진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직도 널쭈는것과 떨주는 것을 분간 못합니까 ? 그 럼 내가 갈채 줌시더.
에또 가설라므내 그것은 마래 .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덜어뜨리는 것이고 떨주는 것은
시험이나 콩크리대회에서 심사해서 떨어지게하는 것을 말한다.
◎ 우리 할머니는 쌔빠진다는 소릴 자주 한다. 조금만 잘못이 라도 하면 쌔가 만발이나 빠질놈 하고 꾸지람을 한다.
쌔가 어지 만발이나 빠질가 만발의 길이는 만피트이니 무슨 혀가 그렇게 길수 있단 말인가 ?
◎ 뒷집 강춘이는 텀터리같아 길가는것도 우태 우태 하더니
어제 학교갔디 오는길에 자빠저서 장갱이와 무릅 고뱅이를 다 첬다더라.
저그 어마이 생쥐 볼 가실것도없이 가난한 주제에 그렇다면
큰일이재. 개도 그날 억씨개 재수 옴오른 날이었나 보구나.
◎ 개도 나갈 궁글 두고 쪼까야지 맨퉁대고 그라다가는 개물리 고 말게 아닌가 ? 개라고 너무 괄세하면 짐생은 가마있을줄 아나.
◎ 안동사람은 자른다를 끊는다라고 잘쓴다. 이제 술도 끊고 담배도 끊었으니 한가지 더있다면 모간지만 끊어부면 되겠 네요.
담배가 하도 몸에 나뿌다 캐싸이깨내 담배를 끊는다 는 사람이 부쩍 늘고있는요즘 담배 끊는 방법은 간단하지요.
끊는 것은 자르는 것과도 같으니 담배를 가위로 싹둥 자르면 될 것을 가지거 뭐그리 야단스러게 그러니껴.
◎ 이사람아 자네 차끌고왔나 ? 몰고왔지. 그런데 어짤라고 술 을 그렇게 마시노. 음수운 단속 요새 디기 심하다 카드레이.
내친구 상술이 니 아잔나 가가 무다이 술마시다가 단속에 치서 면허취소됫고 벌금도 상다이 많이 물었다고 카면서
돈 아까바 죽을라 카드라.
◎ 사진은 박는건가 빼기는 건가 ? 박는 것은 꼽는말이고 뻬 끼는 것은 보고 쓰거나 놀은곳에 걸려 있는네루는 말이다
그런데 안동사람은 사진을 박는다. 또는 뻬낀다라고 한다. 우리 여그다서 사진 한판 박자.
구경꺼리가 요렇게 좋은데 사진한장 안박고 되겠나. 이리온나 이 방구우에 올라가서 벗득 한판 뻬끼자.
◎ 가가야 아까부터 뭉청 큰소리로 울고 있더니 이젠 찍소리 없는걸보니 무슨 탈이라도 난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지매 가 가 어맨교 ? 가보담 훨신 잘생겼니더. 옛날에는 한칼 했는게 틀림 없다.
저멀리 걸어가는 뒤꼭지만 봐도 알수 있 지를 않는가...
◎ 화가난 것을 뿔따구 났다고 말한다. 어이 바라 우리 선생님 오늘 뿔따구 디게 났다 아나 ?
수업도 안하고 혼자서 인상 만 칵쓰고 있더라. 니는 못봤나.
뿔따구는 소 뿔따구지 선생 님 심기 불편한걸 워찌 니는 뿔따구 났다고 카노 ? 니 그 입주디 조심 안하다가는 크일 난데이.
◎ 니 오늘 아지가래 돈주었다면서. 그돈 주었다고 좋아 하지 마라. 돈준날은 재수 없다 카드라.
요새 어떤 터배이가 돈 잃겠노 ? 돈을 띠까논것하고 돈을 띠긴 것 하고는 의미가 다르데이.
암만해도 그돈을 일부러 띠까놓고 양심보는것같 다. 어서 그 자리에 고대로 갔다 놔둬라.
◎ 사내와 머스마는 같은 말이다. 그러나 <머스마>를 <머슴아 > 라고 하면 말이 달라진다.
시골 집성촌에 청년 딸래들이 한데모여 되리도 하고 윷놀이도 한다.
지꿎은 총각이 한 처녀를 얼마나 애를 태웠든동간에 그 처녀는 가시내로 태어난 것이 한스러워
말끝마다 나도 머슴아로 태어나 봤으면 한다. 그때 그 청년왈 머슴아가 그리 원이라면
너그 아배 우리집에 머슴살이를 하라고 캐라. 그러면 니는 머슴의 애가 되지 않느냐 ?
◎ 죽다[사(死)]를 이렇게 표현 한다
1. 죽었다.
2. 돌아가셨다.
3. 디배졌다.
4. 까무래젔다.
5. 작고했다.
6. 사망했다.
7. 그만 갔다.
8. 가셨다.
9. 졸했다.
10. 몰했다.
12. 땅에 들어갔다.
13. 꺼부래졌다.
14. 너부래졌다.
15. 세상 벼렸다.
16. 뒤졌다.
17. 서거 하셨다.
18. 숨 거두었다.
19. 종쳤다.
20. 편캐 했다.
21. 눈깜았다.
22. 밥 숫까락 놓았다.
23. 세상 끝냈다.
24. 퍼드래 졌다.
25. 먼길 갔다.
26. 황천 갔다.
27. 숨 떨어졌다.
28. 명 다했다.
29. 북망산천 갔다.
30. 승하하셨다.
31. 열반 하셨다.
32. 영민 하셨다.
33. 고종했다.
34. 가버렸다.
35. 요절 했다.
36. 순국했다.
37. 요당강 건너갔다.
38. 훙[薨] 하셨다.
◎ 할배요 아직자셌니껴 ? 오늘은 노인정 않가시고 낙수놓으 로 간다면서요. 누캉 가니껴?
그못엔 가지마소 거그다는 지랭이 미끼가 좋으나 뻐들이가 많아 자미 없니더.
갈라 카 그등 길은 좀 멀어도 구댕이 넓은 갈밭 못이 좋으이더.
니가 뭐 안다고 캐쌋노. 가만도라 내가 어디 한두번 낙수갔 나!
엇저녀개 꿈이 좋더니 오늘은 아무군데나 가도 고기 를 수두룩 잡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