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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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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장에 글쓰기 스크랩 한국100대 명산찾기-두타산(13)
왕눈이 추천 0 조회 27 07.02.13 03:48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눈꽃 수놓은 천상의 화원
◇ 청옥산 능선

 일부러 광야에 나서서 괴로움을 겪으며 불심을 닦는 일을 '두타행(頭陀行)'이라고 한다.
 겨울의 한복판인 지난 15일, 추위와 눈을 마다하지 않고 강원도 동해시의 두타산(頭陀山)을 찾은 '백산찾사'(한국 100대 명산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 역시 '구도의 길', 그것을 닮은 듯 보였다.
 
장쾌한 능선따라 양털같은 푸근함
무릉 계곡따라 신선의 하산길


 세월은 물처럼 도도하게, 바람처럼 쏜살같이 지나간다.
 100개월 동안 한 달에 한번씩 한국 100대 명산을 찾아가는 '스포츠조선-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한국 100대 명산 찾기'가 어느덧 1년, 12개월의 발자취를 모두 써내려가고 새로운 해, 13번째 발길을 시작했다.
 두타산은 장쾌한 산세에 걸맞게 겨울에 눈이 많은 곳. 지난 주 전국을 적신 단비가 두타산 8부 능선에선 눈으로 변해 있었다. 심설을 헤치는 것이 겨울 산행의 백미라지만 2년전 백두대간 종주 당시 폭설로 인해 길을 가지 못하고 결국 봄을 기다려야 했던 '아픈 기억' 때문에 산행 시작 전 내심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기우는 기우일뿐, 삭풍이 몰아치는 댓재를 출발해 산행길에 접어들자 언제 그랬냐는듯 바람이 잠잠해졌다. 때로는 시련을 던져주지만 눈과 바람, 비 그리고 자신을 찾아온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는 산은 역시 위대한 존재다. 아름드리 노송 지대를 지나자 겨울이 빚어낸 천상의 화원인 눈꽃과 상고대가 온 산을 뒤덮고 있었다.
 눈과 바람이 빚어내고 꽃을 피운 순백의 향연과 손에 잡힐듯 보이는 동해의 푸르름이 조화를 이뤄 백산찾사의 발길을 자꾸 붙잡았다. 3시간여의 가파른 산행 끝에 널찍한 공터와 같은 두타산 정상에 올랐다.
 하산길은 자태가 아름다워 그 이름을 '무릉도원'에서 따온 무릉계곡. 급경사에다 꽝꽝 얼어버려 미끄러운 길을 걸어내려오는 고행이었지만 수많은 옛 문인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폭포와 깎아지른 듯한 병풍 바위, 두타산성, 노송이 무릉의 명성을 말없이 지켜주고 있었다. 눈이 자취를 감춘 고도 1000m에서 앞선 사람의 발길을 놓쳐 계곡이 아닌 쉰움산을 거쳐 천은사로 내려간 몇 명의 백산찾사는 무릉의 진경을 보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군데군데 녹아있는 무릉 계곡수가 대여섯번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 푸르름이 다시 온 산을 뒤덮으리라. < 두타산(동해)=남정석 기자 bluesky@>
 
두타산은
 부처가 누워있는 형상으로 박달령을 사이에 두고 청옥산과 마주하고 서있다. 울창한 수림과 기암절벽에 노송이 뿌리를 내려 산세가 수려하다. 이름처럼 불교와 인연이 깊은 산. 무릉계곡에는 조선 4대 명필인 양사언의 친필이 새겨진 넓은 무릉반석과 더불어 호암, 배틀바위, 벼락바위 등 이름난 바위와 용추, 칠성, 박달폭포 등 유난히 폭포가 많아 사계절 산행지로 유명하다.
 
"히말라야처럼 멋져"
 산행동참 네팔 세르파 장 부 씨

이색 참가자
 "한국의 산은 히말라야에 비견될 정도로 아름답네요."
 이번 두타산 산행에는 네팔의 유명 세르파가 참가해 관심을 모았다. 세랍 장부 세르파(37)는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 대장 등 8000m급 14좌를 완등한 세계적인 국내 산악인들과 함께 17번의 히말라야 원정에 참가, 이들의 성공에 큰 도움을 준 조력가. 자신도 14좌 가운데 8좌를 오른 베테랑 산악인이다. 지난 2000년 네팔인 최초로 K2(8611m)에 올랐던 장부는 네팔인으론 처음으로 14좌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지인들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아 산행에 참가했던 장부는 "히말라야에선 4000m이상 올라가야 눈이 있지만 한국에선 1000m대에도 눈이 있어 놀랍다"며 "한국 겨울산의 아름다움이 히말라야에 못지 않다"고 감탄.
 장부는 오는 3월 박영석 대장과 함께 에베레스트 횡단 도전에 이어 마나슬루, 가셔브롬 1, 2봉 등 올 한해 3좌에 도전한다. 이어 내년에 남은 3좌를 오름으로써 14좌 완등이라는 대업에 마침표를 찍을 계획. 그는 "히말라야 원정대의 최고 조력자들이면서도 정작 네팔 세르파 가운데 14좌 완등자가 아직 없다"며 "네팔인들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산행 참가 독자
 지을렬 정진용 이두영 백석 박찬종 최우식 최수영 박준 신원재 김정연 주기석 박재식 박종은 임석환 허정 하민수(이상 서울) 정영호(경기 파주) 조병해(부천) 박금옥(남양주) 김헌(경기 광주) 함영은 이재현 권용관(이상 강원 양양) 이영주(충남 예산) 백훈주(전남 광주) 유명상(전남 고흥)
 
2월 원주 감악산
독자 20명 초대
 '한국 100대 명산 찾기'에 애독자를 모십니다. 행사 홈페이지(www.wowleports.co.kr)를 방문, '신청하기'를 통해 산행 신청을 하면 됩니다. 신청하신 분들 중 20명을 선정해 산행에 초대합니다. 2월에는 11~12일 강원 원주 감악산을 찾을 예정이며, 신청은 31일까지 받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신청 바랍니다.

◆ 산행 일정
1차 30대 명산(2005년 1월~2007년 6월)

월/연도

2005년

2006년

2007년

  1월

지리산

두타산

덕유산

  2월

팔공산

감악산

마니산

  3월

화악산

비슬산

황장산

  4월

칠갑산

대야산

천관산

  5월

변산

월출산

재약산

  6월

덕항산

설악산

황악산

  7월

속리산

유명산

 

  8월

장안산

운장산

 

  9월

청량산

태화산

 

10월

명지산

조계산

 

11월

화왕산

신불산

 

12월

방태산

황석산

 

 

 

 

 

월간 마운틴 2006년 1월 두타산 취재기 

[동 행 취 재]
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100대 명산 - 두타산

버릴 것과 버리지
말아야 할 것
- 글 진우석 기자·사진 남영호 기자


‘버리자!, 이젠 좀 버리자’
신년 계획이 너무 거창했을까. 새해가 열린 지 열흘이 지났지만, ‘무엇을’, ‘어떻게’ 버려야 할지 감도 못 잡아 ‘버리자는 계획을 버려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점점 초조했다. 그래서 높은 산이 있는 먼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그곳을 찾아가는 긴 시간 동안 올해 세운 부실한 계획을 허물어 고쳐 짓고, 악전고투 끝에 설산에 오르면 큰 지혜가 샘솟아, 그 지혜를 얻어 새로운 한 해는 멋지게 살아보겠노라고.

마침 13번째 맞는 ‘백산찾사(노스페이스와 함께하는 100대 명산)’가 동해의 두타산이었다. 그곳은 일단 서울에서 거리가 멀었고, 산은 높고 깊었다. 거기에다 동해가 코앞이 아닌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두타(頭陀)란 이름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것은 불교의 두타행(頭陀行)에서 나온 말로 실생활, 즉 의식주에서부터 탐욕을 버리라는 뜻이었다. 눈앞이 훤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1월 14일을 손꼽으며 내심 쾌재를 불렀다.



두타의 입구는 망상
노스페이스가 전국의 산꾼들을 모아 우리 땅의 100대 명산을 찾아다닌 지도 1년이 넘었다. 작년 1월 지리산을 출발, 팔공·화악·칠갑·변산·덕항·속리·장안·청량·명지·화왕, 그리고 12월 방태산까지 전국을 무대로 종횡무진 그 발자취를 남겼다.

그동안 행사에 참가한 인원만 해도 300여 명에 이르고, 산행을 통해 맺은 인연은 기수별 산행, 연합산행, 번개산행 등으로 다시 새로운 인연을 낳았다. 특히 ‘백산찾사’의 첫 해외 원정인 안나푸르나 생츄어리(남면 베이스캠프) 트레킹과 6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한 서대산 연합산행은 백산찾사 회원들의 저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보기 좋았던 것은 그달에 선정된 산의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해 ‘백산찾사’ 식구들을 따뜻하게 맞아준 것이다. 인정은 인정을 낳는 법. ‘백산찾사’가 진행될수록 인연과 인정은 기하급수적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백산찾기’가 백산을 다 찾을 무렵이면 전국의 산꾼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될 수도 있겠다.



두타의 입구는 망상이었다. 숙소가 망상해수욕장 근처라 전세 버스가 망상에 멈춘 것이다. 솔숲 너머로 동해의 파도가 넘실거린다. 두타의 입구가 망상인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본래 망상(望祥)이지만 꼭 망상(妄想)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두타에 들기 전에 망상(妄想)을 버리라는 뜻일까. 그리하여 이번 산행은 망상에서 망상을 버리고, 두타에서 탐욕을 버리는 신년 산행이 된다. 신년에 이보다 좋은 코스는 없겠다.


산행 전날 밤, ‘망상을 버리기’ 의식을 집전한 분은 임석환 신부였다. 그는 주님을 박스째로 모시고 왔다. 덕분에 백산찾사 식구들은 원 없이 주님을 마시고, 자신의 허황된 망상을 바다에 버릴 수 있었다. 술자리에서 좌중의 배꼽을 움켜잡게 한 말은 예산 아가씨 이영주씨에게 나왔다. 그가 결혼했다는 루머가 돌아 한 청년이 용감하게 “결혼하셨다며요?”하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었다. “누가요, 우리 엄마가요?”
두타산 산행을 손꼽아 기다린 건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세 쌍이 부부, 정진용·이두영, 박준·최수영, 최우식·박찬종씨는 신년 산행을 통해 더욱 두터워진 부부 금실을 쌓을 것이다. 고흥과 광주에서 온 유명상씨와 백훈주씨는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았고, 가까운 양양에서 함영은·이재현·권용관씨가 ‘백산찾사’ 식구들을 맞으러 내려왔다. 그리고 동해의 ‘백두대간 보존회’ 회원들은 강연회와 길 안내를 맡아 주었다.



댓재 고갯마루가 가까울수록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주말에 예정된 강원도 지방의 폭설은 날이 따뜻하여 비로 바뀌었다고 한다. 덕분에 산행하기에는 편하지만 눈이 없어 아쉬웠는데, 칼바람 부는 댓재에는 한 꺼풀 눈이 깔려있었다.

어젯밤 늦게 합류한 부산 약사산악회 19명까지 합류해 60여 명의 대부대가 댓재를 출발했다. 산죽밭과 이깔나무 조림지대를 통과하여 능선에 붙자 선두에서 탄성이 울린다. 나뭇가지마다 상고대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상고대 좋기로 유명한 덕유산 못지않은 얼음꽃들이었다. 이것은 두타산이 ‘백산찾사’ 13기를 위해 밤새 준비한 작품이다. 그 노고에 감사하며 나뭇가지에 붙은 얼음 조각을 떼어 입에 넣는다. 찌르르! 뱃속이 차가워지며 갈증이 사라진다.



돌연 바람이 괴성을 지르며 드세진다. 차가운 내륙에서 일어나 따뜻한 바다를 겨냥하고 불어온 바람은 대간을 넘으며 황소처럼 힘이 세진다. 진정한 겨울바람이다. 잠시 멈춰 나무처럼 바람에 온몸을 맡겨본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야성이 살아있다.

춘양목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 밑동 굵은 솔숲을 지나니 일행들이 모여 전망을 즐기고 있다. 북쪽으로 두타산을 지나 청옥산까지 굽이치는 대간 능선이 장쾌하다. 동쪽으로 날이 흐려 선명하지는 않지만 찰랑거리는 동해가 두타산 발끝을 간질이고 있다.

밥과 산은 나눌수록 커진다
“상고대가 정말 예쁘네요.”
분당에 사는 지을렬씨가 입을 열자 기다렸다는 듯, ‘덕유산보다 더 좋아요, 상고대가 뭐예요, 서리꽃이란 말이 더 좋아요…’ 이야기가 쏟아진다. 묵묵히 산행하던 우리에게 상고대가 말을 시킨 셈이다.

통골목이(통골재)는 댓재와 두타산의 중간지점으로 쉬었다 가기 좋은 곳이다. 두타로 향하는 능선에는 예쁜 이름이 많다. 댓재, 햇댓등, 명주목이, 통골목이….
통골목이에서 두타산 앞 봉우리인 1243봉까지 가파른 오르막 30분이 고비다. 1243봉부터 두타산까지는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어진다. 비알길에서 허영만 화백이 갑자기 한마디 꺼낸다. “숨이 하나도 안 차네! 이상해…” 이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기겁했다. 모두 헉헉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바탕 웃음이 터져 수월하게 된비알을 통과했다.



이제 길은 순하다. 이 길은 지난 여름 금강애기나리, 풀솜대, 요강나물, 눈개승마 등이 흐드러진 꽃밭이었다. 지금은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지만 떨어진 씨앗이 땅속에 납작 엎드려 겨울을 나고 있다. 참으로 위대한 동면이 아닐 수 없다. 땅은 씨앗을 품고, 씨앗은 꽃을 품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품어야 아름다운 걸 피워낼 수 있을까. 빈 가지에 두터운 얼음꽃을 매단 철쭉밭을 지나니 두타산 정상이다. 두타산에서 흐벅진 품을 가진 청옥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 그 복된 풍경을 마음 깊이 품는다.



둥그렇게 앉아 도시락이 펼쳐졌다. 멸치, 젓갈, 김, 방울토마토, 막걸리, 와인… 각자 한 가지씩 가져온 반찬에 행사 준비팀에서 준비한 밥·국·반찬이 더해지니 푸짐한 만찬이다. 밥은 꿀맛이다. 밥과 산은 공통점이 있다. 서로 나눌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밥은 여러 사람과 나눠 먹어야 맛있고, 산 역시 몰려가야 재미있다. 밥과 산은 다른 점도 있다. 밥은 혼자 먹으면 맛없는데, 산은 혼자 가도 재미있다. 산이란 존재는 참으로 오묘하다.

하산에 앞서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했는데,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장부 셰르파였다. 사람들은 그와 사진찍기 위해 줄을 섰다. ‘내가 언제 8000m에 올라 사진 찍겠어. 거기에 오른 사람이라도 함께 찍어야지’하는 심보였다. 그는 네팔에서 꽤 유명한 고산 써미터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중에서 8봉을 오르고, 남은 6봉에 도전한다고 한다. 이제 14좌를 완등한 셰르파가 처음으로 탄생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두타산성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 사람들이 많다 보니 험한 길에서는 지체와 정체가 반복된다.
“혹시 여분 아이젠 갖고 계신 분 계세요”
아이젠을 깜박한 박준씨가 부인 최수영씨를 위해 아이젠을 수배했다. 그러자 지을렬씨가 주저 없이 자신의 아이젠 한쪽을 떼어 주었다. 덕분에 최수영씨는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험한 로프 구간을 무사히 통과하니 시야가 터지며 두타·청옥산의 산세가 드러난다. 두타산~청옥산~고적대~갈미산이 둥그렇게 반원을 그리고, 그 가운데 무릉계곡이 흐른다. 겨울산은 벌거벗은 사람 같다. 능선에서 계곡을 향해 밭고랑 같은 무수한 골이 패어 있다. 그 골 안에는 눈과 얼음 덮인 나무들이 털처럼 꽂혀있다. 전형적인 겨울산의 모습이다.



두타산성은 두타산의 백미다. 1414년 조선 태종 때 축성했다고 전해지나 102년 신라 파사왕 때 처음 쌓았다고도 하다.
두타산성처럼 빼어난 장소를 우리의 선인들이 그냥 놔둘 리 없다. 고려 충렬왕 때 이승휴가 이곳에 은거하면서 스스로 동안거사(動安居士)·두타산거사(頭陀山居士)라 불렀다고 한다. 그는 이곳에서 <제왕운기(帝王韻紀)>를 저술했다.
두타산성을 내려와 무릉계곡을 만나기 직전, 두타산은 산성십이폭을 보여준다. 그 거대한 얼음기둥에서 마지막으로 놀라고 무릉계곡으로 내려선다. 이번에 산행이 처음이라는 주기섭·장용대씨는 무릎을 절고 있었다. 두 사람에게 산에 대한 소감을 묻지 않았지만 황홀과 악몽이 뒤섞여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앞으로 다시 산을 찾을까. 만약 황홀의 기억이 남아있다면 산을 버리지 않을 것이고, 악몽뿐이라면 산을 버릴지도 모른다.



두타산은 버리라고 한다. 욕심, 탐욕, 지나친 것은 모두 버리라고 한다. 산에 가고 싶은 마음도 지나치면 버려야 할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버려야 할 것을 고민하기 전에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찾는 것도 방법이다. 일기장에 적은 올해의 목표 ‘버리자’ 밑에 ‘버리지 말 것’이란 말을 적어 넣어야겠다. 그리고 ‘버리자’ 옆에는 ‘예를 들어 겨울산에서는 잎과 꽃을 버린 빈 가지에는 얼음꽃이 찾아온다’란 말도 함께.



[ EVENT]
이달의 초청 산악인
김정호 백두대간보존회 사무처장



“백두대간 구간 종주를 권합니다”
백두대간보존회는 1994년 동해에서 탄생한 민간단체로 그동안 백두대간보전특별법 제정운동, 백두대간 생태 숲 조성운동, 백두대간 생태·환경 체험학교 등 백두대간의 복원과 보전을 위한 다양한 운동을 펼쳐왔다.
이번 달에는 김정호 사무처장이 ‘백두대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강연 후 김정호씨는 참석한 사람들과 활발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면 백두대간을 종주를 권하기도 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면 누구나 환경론자가 됩니다. 이 땅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마음에서 샘솟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백두대간을, 그것도 조금씩 시간을 내는 구간 종주를 권하고 싶습니다.”

[두타산 산행 참가 독자]
정진용 이두영 백석 최우식 박찬종 박준 최수영 신원재 김정연 주기섭 장용대 박종은 임석환 허정 하민수(이상 서울) 지을렬 정영호 조병해 박금옥 김헌(이상 경기 부천) 함영은 이재현 권용관(양양) 이영주(예산) 백훈주(광주) 유명상(고흥) 장부 셰르파(네팔)

두타산 산행 참가자 중 본지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는 분께 이산미디어에서 발간한 김영도 선생의 알파인에세이 <우리는 왜 산에 오르는가>를 선물로 드립니다.
다음 산행은 2006년 2월 11~12일 원주 감악산입니다. 신청은 1월 31일까지 와우레포츠 www.wowleports.co.kr를 통해 받습니다. 2006년 산행은 다음과 같습니다. 3월 비슬산, 4월 대야산, 5월 월출산, 6월 설악산, 7월 유명산, 8월 운장산, 9월 태화산, 10월 조계산, 11월 신불산, 12월 황석산.

[INFORMATION]

두타·청옥산 길잡이
두타산(1352.7m)과 청옥산(1403.7m)은 동해시와 삼척시에 걸쳐있다. 무릉계곡을 품은 명산으로 알려졌음에도 그간 많은 사람이 찾지 않았으나 백두대간 종주붐과 더불어 장쾌한 능선의 아름다움이 재발견됐다. 산은 육산으로 부드럽지만 무릉계곡은 화려한 골산의 모습을 하고 있어 변화무쌍하다.

봄여름 야생화가 그득하고, 가을 무릉계곡의 아름다움은 설악산 천불동계곡과 견줄만하다. 청옥산의 흐벅진 품에는 예로부터 귀한 약초가 많아 심마니들이 즐겨 찾았다. 두타산거사로 불리는 이승휴가 이곳에 머무르며 <삼국사기>, <삼국유사>와 함께 고려시대에 찬술한 3대사서(三代史書)의 하나인 <제왕운기(帝王韻紀)>를 저술했다. 문화재로는 신라 선덕여왕 때 세워진 삼화사가 유명하고, 벼랑에 자리 잡은 두타산성이 볼 만하다.

산행코스는 최근에 댓재를 들머리로 하여 두타산에 올라, 청옥산까지 능선 산행을 즐기다 무릉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인기 있다. 댓재~두타산 2시간 30분, 두타산~청옥산 2시간, 청옥산~무릉계곡 3시간 30분 걸린다. 청옥산에서 무릉계곡으로 하산 할 때는 학등 코스보다 연칠성령에서 내려가는 길이 수월하다. 학등 코스는 험하고 길기 때문에 오르내릴 때 피하는 게 좋다. 무릉계곡에서 시작해 원점회귀 산행을 하려면 아침 일찍 출발하거나 산에서 1박 하는 것이 좋다. 매표소에서 두타산까지 4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무릉계곡은 매표소에서 가까운 무릉반석이 시원하고, 쌍폭과 용추폭포는 무릉계곡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가족 나들이면 무리하게 두타산에 오르는 것보다 무릉계곡을 천천히 둘러보고, 문간재에서 15분 걸리는 신선봉만 올라도 산의 아름다움을 흠뻑 느낄 수 있다. 두타산성까지 오른다면 금상첨화다.

무릉계곡 입구에는 민박을 겸하는 맛있는 식당이 많다. 전 백두대간보존회장 김원기씨가 운영하는 반석상회(033-534-8382), 두타산구조대장 주운광씨의 영진회관(033-534-9116), 한국산악회 회원 권영일씨의 무릉회관(033-534-8194)이 좋다. 동해시내에서 무릉계곡까지 버스가 수시로(06:30~21:00) 다니며 30분 걸린다.

삼척시에서 볼 만한 곳은 남근 상징이 유명한 해신당(7번 국도 신남항), 관동팔경의 하나인 죽서루(성내동 오십천변), 동해 대표 일출 명소 추암해수욕장이 있다.
무릉계곡 관리사무소 033-534-7306, 동해시 관광안내소 033-530-2868, 동해시청 관광개발과 033-530-2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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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07.02.13 03:48

    첫댓글 산을사랑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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