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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상의 한장면>
조선시대 계유정란을 배경으로한 영화 '관상'에는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당대 최고의 관상가(송강호)가 단종의 지시에 따라 수양대군의 관상을 처음 보고 의외로 작은 그릇임을 간파하고 놀라서 다시 잠깐 훔쳐 본뒤 자신의 견해가 틀리지 않은것에 대한 확신으로 상대를 얕잡아보며 살짝 실소하는 장면이다. 송강호의 호연이 돋보이는 이 장면에서 관상가가 본것은 수양대군이 아니라 수양대군이 보낸 대역이었다.
관상가는 다른인물을 보고 수양대군을 오판했지만 실제 수양대군이 성형수술을 했다면 그의 운명은 달라졌을까. 관상가와 달리 성형욋과 의사들은 긍정적인 외적변화는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하긴 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잘생기고 예쁜데다가, 관상학적으로 복도 많이 받는다고 알려진 외형을 선호한다.
실례로 옆에서 볼 때 약간 앞으로 튀어나온 앞 짱구형 이마의 소유자는 관상학적으로 금전운이 좋다고 한다. 또한 재치가 있고 감수성과 감각이 예민하며 임기응변과 사교적 능력이 뛰어난데, 이마에 상처를 입게 되면 선천적인 복이 감소될 수 있으므로 이마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코는 콧볼이 동그스름하고 두툼한 모양이 재물운이 있는 형태라고 흔히 알려져 있다. 콧대가 낮은 코는 사교성이 있으나 용두사미라하고, 귓불이 두툼하면 재물운이 많다고 하고, 코 옆 선이 움푹 들어가서 팔자모양의 주름이 있으면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관상가들은 이같은 성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경제지인 윌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우리나라의 관상에 대한 관심에 대해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얼굴을 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관상은 한국에서 오래된 전통이며, 영화 '관상'과 TV 드라마 '왕의 얼굴' 이후 관상보기가 르네상스를 맞았다고 밝혔다. 몇몇 관상가들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인사들의 관상을 봐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성형수술이 늘어날수록 관상가들의 이마에는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 보도의 포인트였다.
이 신문은 2013년 영화 '관상' 상영 이후 길흉화복을 미리 알려고 관상가를 찾는 고객이 증가했지만 성형수술을 한 손님과 마주하면 관상가들이 난감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 유명관상가는 "최근 여성 손님에게 원래 코를 볼 수 없어 미래를 완벽하게 내다볼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머리카락의 라인을 보고 외국에서 일할 것을 권유하고, 눈을 보고 결혼을 늦게 하라고 말했지만 더 이상의 예측은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성형수술을 많이 한 사람이 오면 그들의 얼굴을 읽을 수 없다. 마치 가면을 쓴 것 같다"며 난감해 했다. 사람의 길흉화복을 점치려면 태어날 때의 얼굴을 봐야 하는데 성형수술은 원래 얼굴을 볼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은 국제미용성형외과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인구 1만 명당 성형수술 인구가 세계 1위이며, 서울에서는 5명 중 1명이 크고 작은 성형수술을 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하지만 성형수술과 관상의 함수관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성형수술이 붐을 이루면서 관상가들은 어려워지고 있지만 성형수술이 개인의 미래에 긍정적인지, 아니면 부정적인 지에 대해서는 관상가들 사이에 공통된 의견이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네이버블로그<박상준 인사이트>트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