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나 집을 축성하는 것은 미신행위 아닌가요? "축복과 축성 그리고 안수기도가 복된 것은 알지만 굳이 자동차나 집, 사무실까지 축성을 하는 것은 미신행위라 생각됩니다." 어느 보좌신부가 차 축성을 처음으로 부탁받고서 정성을 다해 축복을 했는데 운전이 미숙한 관계로 성당 문을 벗어나기도 전에 그 신자분이 충돌사고를 내는 바람에 한 동안 ‘효험없는 신부’라는 딱지가 붙어 곤혹스러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ㅠㅠ 사제의 축복을 단순히 안녕과 부귀를 얻어내기 위한 기복적 행위로 여기는 분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라 싶어 마음이 씁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축복은 ‘베네딕시오’(benedicito)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좋은 말’이라는 뜻이지요. 쉽게 얘기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좋은 말’을 하시는 것은 칭찬이고 우리가 하느님께 ‘좋은 말’을 해 드리면 칭송이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축복이라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끊임없이 내려지는 하느님의 축복에 우리의 끊임없는 찬미로 응답하는 일이 곧 ‘축복’인 것이지요.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뜻은 오로지 축복입니다. 때문에 세상을 축복 속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우리를 축복하고 계십니다. 흔히 축원(祝願)과 축복을 혼돈하는 분이 많으신데 둘은 현저히 구별됩니다. 축원은 일반 신자도 가능하지만 축복은 주님의 대리자인 성직자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성사이거나 적어도 준성사이기 때문입니다. 사제가 축복하는 대상은 사람과 사물 모두를 포괄하는데요. 사람에게 축복을 하는 경우에는 동정녀들, 수도 서원 예식, 독서직, 시종직, 교리 교사 등이 있습니다. 물건의 경우에는 성당과 제대, 성유와 제구, 제의, 종, 십자고상, 묵주, 패, 메달 등이 포함됩니다. 아울러 집, 차, 배 등도 축복의 대상입니다. 예전에는 십자고상, 묵주, 패, 메달 등을 축복할 때에 방사(放赦)라는 표현을 했는데 이는 ‘은혜를 베풀다. 은사를 방출하다’라는 뜻이기에 영신적인 이익을 위해서 특별히 구별한다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축복의 방법은 사제가 손을 펼치는 동작이나 안수로써 이루어지며 혹은 단순히 십자 표시를 하거나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행위 등으로도 가능합니다. 한마디로 축복이란 사제가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람이나 사물에게 복을 내려 주시기를 청하는 행위입니다. 축복이 갖는 넓은 의미에 비해서 축성은 한정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습니다. 축성이란 사람이나 전례 중에 사용할 사물들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그 사람과 물건들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데 사용되도록 주님의 은총과 도움을 청하는 거룩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축성을 함으로써 이제부터 속물(俗物)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께 속한 성물(聖物)로 변화되어 영원히 하느님을 위해서만 쓰여져야 한다는 사실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성물은 이를 이용하는 이에게 대사(大赦)를 얻게 하며 신앙생활의 성화를 돕는 도구이기에 돈으로 팔고 살 수 없는 특별한 물건이 되며 세례로 축성받은 사람은 그리스도인이라는 특별한 존재로 격상되는 것이지요. 축성된 사물이나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것이라는 하느님의 도장이 ‘탁’ 찍히게 되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성물은 기도를 위해서만 사용되는 도구입니다. 축성받은 성물들이 소중히 다루어지며 잘 간직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잃었을 경우 죄의식까지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성물로 멋을 부리고 이 모양 저 모양에 끌려 수집하려는 집착, 장식품처럼 진열하고 구경만 하는 일이 훨씬 버릇없고 막된 모습이지요. 이야말로 하느님의 것을 모독하는 행위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축성이란 사제의 축복을 통하여 속된 것으로부터 분리된 것을 의미하기에 좁은 의미에서 하느님을 위해서 사용되지 않는 자동차나 집, 사무실을 ‘축성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그릇됩니다. 이제 축복이라는 용어로 고쳐 사용하도록 하세요. 하느님께서 주신 사물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용되기를 청하는 행위가 ‘축복’입니다. 이 마음으로 청하는 축복 행위는 결코 미신이 아니라 청원기도라는 사실을 말씀 드립니다. - 장재봉 신부님의 "생활성서" 연재글 중에서 -
출처: 희망의 문턱을 넘어 원문보기 글쓴이: Swan
첫댓글 흔히 집 축복은 자기집 이어야만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신부님께서 축복을 해주시는 것이라 생각되기에 자기집이든 세를 살든 우리는 새로 이사오면 신부님께 집 축복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하느님 축복아래 머물기를 바란다면 ...
당근! 자기집이 아니라도, 자기가 머물고 있으면 자기 집이죠. 집축복은 받고 살아야지요. ^^
첫댓글 흔히 집 축복은 자기집 이어야만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신부님께서 축복을 해주시는 것이라 생각되기에 자기집이든 세를 살든 우리는 새로 이사오면 신부님께 집 축복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하느님 축복아래 머물기를 바란다면 ...
당근! 자기집이 아니라도, 자기가 머물고 있으면 자기 집이죠. 집축복은 받고 살아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