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위험한정사'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얼핏 제목만 들으면 3류 포르노영화같은 생각이 드는데, 사실 이 영화의 원제는 'Fatal Attraction'입니다. 직역하면 치명적인 매력이라는 뜻으로 그런 매력을 가진 여주인공에게 한 남자가 빠져서 겪은 일을 다룬 이 영화의 제목과도 잘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정사'라는 단어가 들어갔는지, 선정성을 부각하여 흥미를 끌려는 의도가 빤히 보입니다.
또 최근에 개봉한 영화 중 '패스워드'란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도 왜 제목이 패스워드가 된 것인지 아리송하군요. 원제는 '독점 금지의~'라는 뜻을 가진 'Antitrust'입니다. Antitrust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발음 그대로 옮겨적어 '안티트러스트'란 제목을 쓰지 않은 것은 이해가 되지만 왜 하필 패스워드인지. 실제로 영화에서 한 컴퓨터 기업의 지나친 독점에 맞서 싸우는 젊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어디에도 패스워드에 관한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나오지도 않는 제재를 가지고 어떻게 그 영화의 주제를 담는 제목으로 쓸 생각을 했는지, 과연 영화를 보긴 본 것인지 의문이 생길 정도군요.
그 외에도 몇가지 예를 적어보자면
Serial Lover --> 형사에겐 디지트가 없다; 원제와 전혀 관련없고 영화 내용과도 별 상관 없는 이런 긴 제목을 왜 붙인 것인지..
Brotherhood of the wolf - 늑대의후예들; 늑대의 형제, 어감이 이상할지는 모르지만 이것을 후예들이라고 부르기엔 좀 억지가 있지 않나 싶군요
Miss Congeniality - 미스에이전트; 주인공이 FBI요원이긴 하지만 앞의 Miss만 동일하게 번역하고 뒤에 갑자기 에이전트라는 단어를 붙이다니 이상하군요.
Regally Blonde - 금발이 너무해; 제목이 더 너무합니다ㅠ.ㅠ
Cruel Intention - 사랑보다아름다운유혹; 원제를 직역하면 잔인한 의도인데 영화의 주제와도 맞아떨어집니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이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이랍니까?!
참고로 번역포기에 관한 예도 몇가지 적어보겠습니다.
특정한 인물이나 지명을 본따 만든 제목 같은 경우엔 발음 그대로 적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쉬운 영어가 아니어서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르는 원제를 발음 그대로 적어놓은 것은 자제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Original Sin이라는 영화는 국내에서 발음 그대로 '오리지날 신'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걸렸는데 원제가 표기되지 않았을 때 신이 과연 장면을 나타내는 것인지, 아니면 죄를 나타내는 것인지 헷갈리기 쉽상이다. 기왕이면 우리말로 번역한 제목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외에도....
What Lies Beneath, 왓라이즈비니스
Someone Like You, 썸원라이크유
Enemy of the State, 에너으오브스테이트;이것은 그나마 중간의 the도 생략됐군요.
등이 있습니다.
Life is Beautiful;인생은 아름다워나 The Taste of the Others;타인의취향같이 번역이 잘 된 영화 제목들이 촌스럽습니까? 직역을 해서 다듬으면 이렇게 멋진 영화 제목들이 탄생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