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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암을 먹으면 도깨비도 도망간다
출처: http://blog.naver.com/wun12342005/221111411161
개암으로 도깨비 방망이를 얻은 이야기
옛날, 강원도 어느 깊은 산골마을에 두 형제가 살고 있었다.
동생은 몹시 착했으나 몹시 가난하게 살았고 형은 부자로 살면서도
늙은 부모님을 가난한 동생에게 떠맡기고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욕심쟁이였다.
어느 날 동생이 산에 땔나무를 하러 가서 나뭇잎을 긁어모으고 있는데 머리 위에서 개암 한 알이 툭 굴러 떨어졌다.
동생은 개암을 주워 주머니에 넣으면서 말했다.
“이것은 아버지 갖다 드려야겠다.”
개암 한 알이 또 떨어졌다.
“이것은 어머니 갖다 드려야지.”
개암이 연거푸 굴러 떨어졌다. 동생은 신이 났다.
“이것은 마누라한테 주어야지. 그리고 이것은 아들한테 주고.
또 이것은 딸한테 줘야겠다. 욕심 많은 형한테도 한 개 줘야겠는 걸.
마지막 남은 것 하나는 내가 먹어야겠다.”
동생이 개암을 주워 호주머니에 넣고 있는 중에 날이 저물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동생은 비를 피하려고 산속에 있는 다 쓰려져 가는 빈 집으로 들어갔다.
비가 쉴 새 없이 퍼부어 하는 수 없이 집 안에 머물러 있는데 날이 어두워지자 난데없이 도깨비들이 우르르 몰려 왔다.
동생은 도깨비들이 무서워서 얼른 대들보 위로 올라가 숨었다. 도깨비들은 마루에 모여 앉아 방망이를 뚝딱 두들기면서 말했다.
“술 나와라! 고기도 나오고 밥과 떡도 나와라!”
도깨비들이 방망이를 뚝딱뚝딱 두드릴 때마다 허공에서 술과 고기와 밥과 떡이 나왔다.
도깨비들은 그것을 먹고 마시면서 떠들고 놀았다.
동생은 도깨비들이 음식을 먹는 것을 보니 군침이 나오고 시장기가 들어 호주머니에 든 개암 하나를 입에 넣고 깨물었다.
단단한 개암 껍질이 깨어지면서 ‘딱’하고 큰 소리가 났다.
도깨비들은 그 소리를 듣고 말했다.
“큰일 났다. 대들보가 부러졌다. 깔려 죽기 전에 빨리 도망가자.”
도깨비들은 혼비백산하여 술과 밥, 떡, 도깨비 방망이를 버려두고 멀리 달아나 버렸다.
도깨비들이 사라진 뒤에 동생은 대들보 위에서 내려와 술과 밥, 고기를 다 먹어치우고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도깨비방망이를 뚝딱뚝딱 두들기면서 말했다.
“집 나와라! 논도 나오고 밭도 나와라! 금도 나오고 은도 나와라!”
그렇게 해서 동생은 집도 생기고 논밭도 생기고 금과 은도 생겨서 부자가 되었다.
욕심쟁이 형이 그 소문을 듣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형은 동생을 찾아가서 물었다.
“너는 어떻게 해서 벼락부자가 되었느냐?”
동생은 도깨비 방망이를 얻게 된 것을 숨김없이 사실대로 말해 주었다.
“그래? 그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냐?”
그 날 당장 형은 지게를 지고 동생이 가르쳐 준 산으로 올라갔다.
동생이 가르쳐 준 장소에 가서 나무를 하는 시늉을 하고 있는데 개암 한 알이 툭 굴러 떨어졌다.
형은 개암을 주워 호주머니에 넣으면서 말했다.
“이것은 내가 먹어야지.”
개암 한 알이 다시 떨어졌다.
“이것도 내가 먹어야지.”
개암이 연거푸 떨어졌다. 형은 개암을 호주머니 속에 마구 주워 넣으면서 말했다.
“이것도 내가 먹고, 또 이것도 내가 먹고. 다 내가 먹어야지.”
날이 저물자 비도 오지 않는데 형은 산속에 있는 빈집에 들어가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밤이 되자 도깨비들이 몰려와 방망이를 두들겨 밥과 술, 고기를 나오게 해서 그것을 먹고 떠들며 놀았다.
“옳지. 이제 됐다.”
형은 대들보 위에서 개암 한 알을 딱 깨물었다.
그런데 도깨비들이 그 소리에 놀라 도망칠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지난번에 우리 방망이를 훔쳐간 놈이 또 왔구나. 이 놈을 혼을 내 주자.”
도깨비들은 형을 대들보 위에서 끌어 내렸다.
도깨비들은 형의 아랫도리를 홀랑 벗겨 사타구니에 달린 불알을 잡아당기면서 방망이를 마구 뚝딱뚝딱 두들겼다.
“한 발 늘어나라!”
“두 발 늘어져라!”
“ 세 발 늘어나라! 네 발, 다섯 발, 열 발 마구마구 늘어나라.”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한다
개암은 작은 밤이나 도토리처럼 생겼으며 껍질은 연한 갈색이고 속살은 젖빛이 난다.
맛은 밤과 비슷하지만 고소한 맛이 더 많이 난다.
옛날에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요즈음에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산에 숲이 울창해지면서 개암나무가 햇빛을 잘 받지 못하게 되어 차츰 말라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개암은 중국의 약초의학책인 <일화자본초(日華子本草)>에
진자(榛子)라는 이름으로 처음 적혀 있는 자작나무과에 딸린 잎지는작은키나무 개암나무의 열매다.
개암나무는 키는 1미터에서 8미터이며 9월에서 10월 사이에 열매가 익는다.
개암을 <본초구진(本草求眞)>에는 추자(棰子), <중국수목분류학>에는 산반율(山反栗)이라고 적혀 있다.
개암은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며 비(脾)와 위(胃)와 간(肝)으로 들어간다.
개암은 뱃속을 편하게 하고 위를 열어 주는 작용이 있다.
비위를 편안하게 하고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몸이 허약한 사람한테 특히 좋은 견과이다.
또 간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눈곱이 많이 끼고 눈앞에 불꽃이 어지럽게 날아다니거나 시력이 약한 것을 낫게 한다.
하루에 30그램에서 60그램을 씹어 먹거나 물로 달여 먹는다.
<식경(食經)>에 개암은 눈을 밝게 하고 삼충(三蟲)을 없앤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삼충이란 도교(道敎)에서 사람의 몸 속에 살면서 피해를 끼친다는 세 가지 벌레를 가리킨다.
<일화자본초>에 개암은 살을 찌게 하고 갈증을 없애며 소화를 돕고 식욕을 늘린다고 하였다.
<개보본초>에는 개암은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며 기력을 더하여 주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굶주리지 않게 하고 걸음을 잘 걷게 한다.
그러므로 군대에서 병사들이 행군할 때 먹을거리로 쓴다고 하였다.
이는 개암을 군인들이 전쟁을 할 때 전투식량으로 썼다는 말이다.
또 당나라 때의 약초학자 진장기(陳藏器)는 개암은 사람을 살 찌개 하고 몸을 건강하게 한다고 하였다.
군인들이 전쟁을 할 때 먹는 전투식량
개암은 호두, 땅콩, 아몬드와 함께 세계 4대 견과 중 하나이다.
중국에서는 북방 지역과 동북 지구에서 많이 난다. 터키, 이탈리아, 이란, 코카서스 지방에서 많이 나는데
터키의 오르두(Ordu) 주는 개암의 고향이라고 부른다.
터키에서 전 세계 개암 생산량의 75퍼센트를 생산하고 있는데 해마다 625,000톤을 생산한다.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와 미국의 오리건 주, 워싱턴 주에서도 개암이 많이 난다.
개암에는 지방 50.6퍼센트, 단백질 16.2퍼센트, 탄수화물 16.5퍼센트,
그 밖에 광물질과 비타민 B6, 비타민 E, 티아민(Thiamine), 올레익산(Oleic Acid) 항산화물질 등이 들어 있다.
개암에는 등황색 기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 기름은 옛날부터 최고급 식용유로 썼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을 부드럽게 하는 효능이 있다.
개암을 살짝 볶아서 먹으면 맛과 향기가 아주 좋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개암기름(榛子油)과 개암가루(榛子粉) 등을 영양 보조식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개암은 빵을 만드는 데에도 많이 쓰고 가루를 커피 같은 음료에 넣어 마시기도 한다.
과자를 만드는 데에도 많이 쓰는데 이를테면 캐드버리(Cadbury)라는 회사에서는
해마다 개암을 2,000톤씩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수입하여 초콜릿을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다.
명나라 때의 약초학자 이시진이 지은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개암은 요동반도에 있는 산골짜기에서 많이 나는데
개암나무는 높이가 한 장(丈-어른의 키 높이, 한 길, 열 척, 대략 3미터)쯤 자라고 작은 밤처럼 생겼으며
군대가 행진할 때 식량으로 쓴다고 하였다.
개암은 허기를 없애고 기운을 나게 하는 효과가 높아서
옛날에 군인들이 전쟁을 하러 행군할 때 먹는 군량(軍糧)으로 인기가 있었다.
개암은 체질이 허약한 사람들한테 특히 유익한 견과이다.
이탈리아의 제노바 대학교(University of Genova) 연구소에서는 쓰레기로 버리는 개암 겉껍질과
잎에서 여러 가지 성분을 추출하여 항암효과 실험을 하고 있는데
개암은 상당한 항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암나무에도 버드나무나 밤나무에 달려 있는 것과 비슷한 유제화서(葇荑花序 : Male Catkins)가 달려있다.
개암의 효능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몸 전체에 힘이 나게 한다
*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위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 몸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한다
* 굶주림과 허기를 내쫓는다
* 위장과 소장, 대장 내장을 든든하게 한다
* 지구력, 기력을 왕성하게 한다
* 오래 걷거나 달릴 수 있게 한다
* 설사와 이질을 낫게 한다
* 몸을 따뜻하게 하여 냉기를 없앤다
* 살이 찌고 건강하게 한다
* 허리의 병을 낫게 하고 음낭이 찬 것을 낫게 한다
*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 성기능을 좋게 한다
* 생식 능력을 좋게 하여 자식을 잘 낳게 한다
* 기력을 돋우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한다
기력을 돋우는 데 가장 좋다
개암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의 관목인데 그 열매를 개암이라 하며,
한자 이름으로는 진자(榛子)라고 한다.
개암나무는 높이 2 ~ 3m이고 잎은 타원형인데 고르지 않게 톱니가 있다.
봄에 꽃이 피는데 수꽃은 암갈색, 암꽃은 녹색을 띄며 한 나무에 같이 핀다.
양지바른 따뜻한 곳에서 자라며,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 등지에 널리 펴져 있다.
견과(堅果)는 둥글둥글하게 생겼는데 10월에 익으며 껍질을 벗겨 먹는다.
껍질이 단단하여 이로 깨물면 딱 하고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로 도깨비를 내쫓았다는 전설이 있다.
개암은 날로 먹고 살짝 구워서 먹기도 하며 개암죽과 개암장, 개암사탕 등으로도 먹는다.
개암의 일반적인 성분은 다음과 같다.
가식부분(E.P) 100g당
수분 7.4 % 단백질 15.2 g 지방 54.2 g 당질 19.8 g 섬유 3.1 g 회분 3.4 g 칼슘 186 mg 나이아신 2.8 mg
유럽에서 나는 개암은 당질이 9.3% 단백질이 14.9% 지방 65.6%로 우리나라의 것과는 성분이 조금 다르다.
우리라에 야생하는 개암은 위의 성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질이 많아 영양이 밤과 비슷하다.
특히 칼슘이 많아 발육기의 어린이한테 우수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그래서 개암을 오랫동안 계속해서 먹으면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하면서도 단맛이 나며 독성이 없기 때문에 오래 먹어도 몸에 해롭지 않다.
개암에는 소화가 잘 되는 탄수화물과 비타민류가 들어 있어 기력을 돋우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좋다.
그래서 개암을 오래 먹은 사람은 배고픔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영양가가 높다는 뜻이다.
개암 알을 속에 넣고 밀가루와 설탕을 겉에 발라 만든 사탕을 개암사탕이라고 한다.
개암장이란 개암 알을 넣고 담가서 오래 묵혔다 먹는 간장을 말한다.
개암죽은 병후 회복 음식으로 좋다.
제사에도 쓰고 세금으로 거두어 들였다
정월 대보름의 세시풍속에 부럼이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호두, 가래, 은행, 밤 등의 단단한 열매를 이빨로 깨무는 관습인데,
한 해 동안 무사태평하고 만사가 뜻대로 되며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기원한다.
요즈음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여기에는 개암도 들어간다.
개암 열매는 달고 고소하며 맛이 그만인데다 껍질이 단단한 것이 부럼에 들어가는 이유이다.
옛날에는 개암을 제사에도 썼고 관청에서 세금으로 거두기도 했다.
<고려사> 지(志)의 길례대사에 보면
‘제사를 지낼 때 제 2열에는 개암을 앞에 놓고 대추, 흰떡, 검정 떡의 차례로 놓는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에 들어오면서 연산군 때까지도 밤과 함께 제수의 필수품으로 쓰였고 세금으로도 거두어 들였다.
그 뒤에는 개암을 제사에 썼다는 기록은 없고 <중종실록> <명종실록> 등에
우박의 크기를 비교하면서 ‘작은 것은 개암이나 콩알 만하다’는 내용이 나오는 정도이다.
그나마 인조 4년(1626) 이후는 찾을 수 없다.
이를 보아 오늘날 개암을 거의 쓰지 않은 것과는 달리 조선조 중기까지만 하여도 먹는 열매로서 널리 애용했던 것 같다.
개암 기름은 최고급 식용유
개암나무는 전국 어디에서나 자라며 잎이 떨어지는 넓은 잎 작은 나무로서 키가 4~5m가 고작이다.
잎은 넓은 타원형인데 어린 아이 손바닥 만하고 끝 부분이 약간 뭉툭하면서 몇 개로 갈라지며 잔 톱니가 있다.
3월쯤이면 한 나무에 암꽃과 수꽃이 같이 핀다.
약간 뾰족뾰족한 붉은 색 암꽃은 가지 끝에 새순처럼 핀다.
열매는 도토리처럼 딱딱한 껍질이 있고 새알보다 조금 작은데, 잎처럼 생긴 받침으로 귀중품을 곱게 싸듯이 둘러싼다.
처음에 초록색이던 열매는 익어가면서 갈색으로 변하여 딱딱해진다.
기름을 짜서 식용유로 쓰거나 등잔불을 밝히는 기름으로도 썼는데,
북부지방 일부에서는 잡귀를 쫓아내는 의미로 특별히 첫날밤의 신방에 개암기름으로 불을 켰다고 한다.
개암은 우리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에서도 식용유로 널리 쓰고 있다.
항암 효과 있고 골다공증에도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찍부터 개암의 효능을 알았던 것 같다.
요즈음에는 개암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그 장점이 널리 알려졌다.
개암에는 지방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단순불포화지방이어서 몸에 좋고,
항암물질인 택솔(taxsol)이 들어 있어 항암 작용을 한다고 한다.
또 개암에는 칼슘과 철분도 많이 들어 있어 골다공증(骨多孔症) 예방에도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암세포의 활동을 억제한다고 한다.
비타민 E가 많이 들어 있어 심장질환 및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대사성 질환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개암은 향(香)이 좋고 고소한 맛이 있어 커피와 초콜릿, 과자를 만드는 데에도 많이 넣는다.
얼굴과 피부에 영양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화장품으로도 이용하고 있다.
개암은 터키에서 가장 많이 난다.
터키 속담에 “한 줌의 픈득(개암)이 평생의 건강을 지켜준다.”는 말이 있다.
터키 말고도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생산되는데, 터키의 흑해 지방에서 전 세계 소비량의 70퍼센트를 생산한다고 한다.
개암에 대한 여러 기록
<제민요술>에는 개암나무가 밤나무와 같은 종율(種栗)에 함께 기술되어 있다.
<주례(周禮)>에서는 개암이 밤과 비슷하나 크기가 밤보다 작다고 하였고 <설문(說文)>에서는
개암이 가래나무와 비슷하지만 열매는 작은 밤과 같다고 하였다.
<(위시衛詩)에서는 산에 있는 진(蓁)이라고 하였고 <시의소(詩義疏)>에서는 진(蓁)이 밤의 속(屬)이며 또 나무는 동아리를 만든다.
두 종류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종은 크기나 나뭇가지와 잎이 모두 밤과 같으며
열매의 형상은 도토리 비슷하고 맛은 역시 밤과 같다.
<시경(詩經)>에서 개암나무와 밤나무를 심는다고 노래 부르고 있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다른 한 종은 가지와 줄기가 나무여뀌(木蓼)와 같으나 잎은 소자두(牛李)의 색깔을 띠고
한 길(丈) 이상의 높이로 자라며 핵 속의 씨가 자두와 같다.
날것은 호도(胡桃)의 맛으로 기름을 등불로 켜면 보기 좋고 씹어 먹어도 맛이 있다.
가지와 줄기가 싹 트면 이를 태워서 불을 밝히면 밝으면서도 연기가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개암을 심고 가꾸는 법은 밤과 같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구황방으로는 <증보산림경제>에 오랫동안 먹으면 사람을 배고프지 않게 한다고 함으로써
<증류본초>를 인용하여 기술하였고 <고사신서>와 <해동농서>에도 같은 내용을 반복 인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농정회요>에는 이들 내용과 더불어 <본초강목>을 인용한 기술이 되어 있다.
① 개암은 요동(遼東) 산골짜기에서 나며 나무 높이가 1장 남짓하고 씨는 작은 밤과 같다.
이시진(李時珍)이 이르기를 ‘개암나무는 낮고 작아서 모형나무(荊)처럼 떨기로 난다’고 하였다.
늦겨울에 꽃이 피면 상수리나무 꽃과 같고 줄지어 아래로 늘어지는데 길이가 2~3치이다.
2월에 잎이 나는데 처음 나오는 앵두와 같으며 잎에 주름이 많고 작은 톱니가 뾰족뾰족하다.
그 열매는 꾸러미를 만들어 3~5개씩 서로 들러붙어 있는데 주머니 하나에 열매가 하나이다.
열매는 상수리나무 열매와 같이 위는 굵고 아래는 뾰족하며 날것은 푸른색이고 익으면 갈색이며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다.
속씨가 희고 둥글며 크기는 살구씨 만한데 역시 껍질이 있고 뾰족한 것은 빈 것이 많다.
속담에 ‘개암 열 개에 빈 것이 아홉이다’ 하였다.
육기의 <시소>에 이르기를 ‘개암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크기 가지와 잎 껍질 나무 등이 모두 밤과 같은데
씨가 작고 모양이 도토리 열매와 같으며 맛도 밤과 같다.
② 가지와 줄기는 등불을 만들 수 있으니 시경의 ‘나무 중에 개암과 밤’ 이라고 일컬은 것이다.
다른 하나는 키가 1장 남짓하고 가지와 잎이 물여뀌와 같고 씨는 호도 맛이다.
③ 오래 두면 쉽게 기름지거나 상한다.
심는 법은 밤나무와 같다.
맛은 달고 평하며 독이 없고 기력을 돕고 장과 위를 충실하게 하고 속을 조절하여 배고픔을 모르고
튼튼하게 돌아다니게 하는데 매우 효험이 있다.
요동에서는 개암을 군사가 행군도중에 먹어서 양식으로 충당하니 개암나무의 이익은 역시 크다.
④ <산림경제>에는 심는 것은 밤나무와 같고 씨는 호도 맛이다.
농사를 짓지 않는 땅에 널리 심으면 흉년을 구제하기 매우 좋다.
기름은 등불을 만들고 가지는 그대로 땔나무를 하며 익은 열매기름으로 등불을 만들면 밝고 연기가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1849년에 간행된 <죽교편람>에는 의약처방으로 “눈의 폭맹(暴盲)에 개암의 속씨를 젖에 넣고 갈아서 떨어뜨려 주면
매우 효과적”이라거나 “대나무에 찔린 상처에는 개암을 씹어서 붙인다”고 하였다.
<조선증보구황촬요>에는 <본초강목>을 인용하여 “개암은 기력을 도와주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해 주어 배가 고프지 않게 하고 힘이 있게 해 준다”고 하였다.
일제강점기에 출간된 <조선의 구황식물>에는 “개암나무는 각 도의 산야에 흔히 많이 나오고 있지만
결실하는 것 제대로 알이 차도록 등숙된 것은 적다.
식용 부위는 과실로서 가을철 9월 및 10월에 채취하며 씨를 그대로 먹거나 또는 볶아서 먹으며 맛이 좋다.
한랭한 곳에 갈무리하면 여러 해가 되어도 부패하지 않는다.
특히 소금절임하여 건조한 곳에 저장하면 아주 오래도록 보존된다.
그밖에도 이 종류와 비슷한 여러 가지 산물이 많으며 그 용도는 대략 앞의 내용과 같다고 하였다.
<조선의 산열매와 산나물>에는 개암에 얽힌 이야기를 곁들여서 개암나무는
그 잎이 모두 오그라들기 때문에 진실(榛實)이라는 화훈(和訓 - 한자를 고유의 일본어로 새겨서 읽는 것)을 써 주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진자실(榛紫實)의 약자(略字)라고도 한다.
이것의 꽃말을 서양에서는 ‘화해’라고 하며 평화 화해(和解) 등의 상징으로 존중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희랍의 신 아폴로의 이복동생 머큐리는 아폴로가 가지고 있던 많은 소를 훔쳐서 도망갔다.
아폴로는 화가 나서 쫓아갔으나 능숙한 아첨꾼인 머큐리는 빨리 기지를 발휘하여 옆에 있던 거북이를 잡아 올렸다.
그 등딱지에 실을 꿰어 하프를 만들어 이것을 타서 아폴로의 분노를 완전히 풀게 되었다.
그래서 소 대신으로 그 하프를 아폴로에게 보냈고 아폴로는 그 답례로 개암나무의 가지를 보내었다.”
머큐리는 현재에는 행운의 신으로 숭앙되고 그의 신상(神像)은 언제나 뱀이 감고 있는 개암나무의 저주몽둥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개암나무는 평화 상업의 화해 등의 상징으로 구주(歐洲)에서는 특히 이것을 존중하고 있다고 한다.
개암나무는 한국의 산과 들에도 가는 곳마다 자생하는 낙엽교목으로서 잎은 뽕나무 잎과 약간 닮았고
꽃은 자웅이화(雌雄異花)로 암꽃은 길고 이삭모양으로 쳐졌으며 수꽃은 두상화총(頭狀花叢)으로 되어 있다.
원래 이 나무는 자작나무과(樺木科)에 속하지만 다른 오리나무속이나 자작나무 속과 달리
한 과실에 한 개의 큰 총포(總苞 - 꽃대의 끝에서 꽃의 밑동을 싸고 있는 비늘모양의 조각. 잎이 변한 것으로
국화과의 두상꽃차례와 산형과繖形科)의 산형꽃차례에서 볼 수 있다)에 싸여 있으므로
오히려 떡갈나무 등의 각두류(殼斗類 - 깍정이류)와 비슷하다고 한다.
십진구공(十榛九空)이라고 하는 속담이 있는데 이것은 개암나무의 열매가 보통 비어 있는 것이 많다는 특징을 풍자한 것으로
개암나무의 열매 맺히는 것은 그 만큼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열매는 따서 식용으로 할 수가 있지만 중국에서는 특히 귀하게 여겨
옛날에는 각 지의 토산물로서 국왕에게 헌상하였다는 사실이 <성지(盛志)>에 기록되어 있다.
생식도 하지만 볶은 것은 더 좋고 만주 등에서는 겨울철 시장에 줄지어 죽으로 팔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이 열매를 벗겨 설탕을 발라 진자당(榛子糖)이라고 부르며 기호식품으로 여기고 있다”고 기술하였다.
개암은 쌍자엽의 자작나무과 식물로 낙엽 지는 낮은키나무이다.
키가 5m 남짓인 유럽 원산으로서 열매를 헤이즐넛(Hazel nut)이라고 하며 날로 먹거나 구워서 먹으며
과자의 원료나 기름을 짜는 원료로 재배되기도 한다.
또한 동양권에서는 열매를 구황식으로 하거나 병 뒤끝 회복이나 식욕부진을 다스리는 약재로도 써 왔다고 한다.
이정석 등의 <새로운 한국수목대백과도감>에 따르면 “원산지는 한국 일본으로 야수이며 낙엽활엽관목이다.
잎의 길이는 6~12㎝, 너비는 5~12㎝로 뒷면에는 잔털이 나고 가장자리는 뚜렷하지 않지만
깊이 패어 들어간 부분과 세거치(細鋸齒)가 있으며 엽병(葉柄)의 길이는 1~2㎝이다.
열매는 2개의 엽상으로 수열한 총포(總苞) 2개가 종형(鐘形)으로 되어 싸고 있고 견과(堅果)는 둥글고
지름은 1.5~2.9㎝로 갈색으로 9~10월에 익는다.
줄기가 밑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올라와 원형의 나무 모양을 이룬다.
수형(樹形)은 원형이며 수고는 5m, 직경이 10㎝이다. 수직적으로 표고 50~1500m, 수평적으로는 거의 전국에 야생하고 있다.
햇볕에 잘 드는 양지쪽의 비옥하고 배수가 양호한 사질양토에서 군생(群生)하며 개화결실이 잘 된다.
종자는 식용 및 약용한다.” 하였다.
<한국본초도감>에 따르면 개암에는 건위․소화작용이 있어서 식사의 양이 적고
기운이 없는 증상을 도우며 장기간 복용하면 시력이 좋아진다고 앞의 내용을 보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 이를 보완하여 개암의 약리적 성능을 기술하였다.
“각지의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씨 진자는 가을에 따서 햇볕에 말린다.
잎에 플라보노이드 껍질에 약5%의 타닌질 속씨에 50.6%의 기름 16.2%의 탄수화물이 있고
한방치료에서 씨는 소화가 잘 되게 하며 밥맛을 돋우는 약 자양강장약 기침약으로 쓴다.
또 민간에서는 씨 기름을 이아픔에 아픔멎이약으로 열매는 오줌내기약 아픔멎이약으로 콩팥염에 쓴다.
수꽃이삭은 벌레떼기약으로 쓴다.”고 하였다.
개암의 구황 먹을거리로서의 가치는 밤에 필적하는 것으로 맛과 품질의 특성으로 인하여
여러 종류의 기호성 있는 군것질 원료나 고급 조리의 원료를 쓸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분포가 크지 않아서 생산량은 제한되지만 활용법을 널리 개척하여 쓰임새를 확대하면 생산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석 등의 앞의 책에 따르면 개암의 번식․재배관리 요령을 다음과 같다고 하였다.
부식된 퇴비 및 낙엽을 지표면에 2~3㎝ 시비하고 사토(沙土) 1㎝를 복토 산림용 고형 복합비료를 측방 3~4㎝ 깊이에 시비한다.
토심이 깊고 습하지 않는 햇볕이 잘 드는 산록부의 양지가적당하고
북서풍 바람맞이가 아닌 곳을 택하여 재배하는 것이 좋다.
유실수로 재배할 때는 접목된 우수품종을 선택하고 시비를 잘 한다.
자연형으로 관리하고 소경목(小經木)으로 이식․식재한다.
취목 분근 실생에 의하여 번식하고 우수한 품종은 접목 설접을 통해 증식한다.
가을에 종자를 채취하여 노천매장(露天埋藏)하였다가 3월 하순부터 4월 상순 사이에 파종한다.
건조방지를 위한 피복 및 관수(灌水)를 한다.”
특히 한의적인 처방 원료로 연구를 더욱 하면 약보다는 건강을 위한 기능성 음식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개암에서 항암 물질 발견
항암제로 널리 사용되는 택솔(Taxol)의 활성 성분이 헤이즐넛(hazelnuts)으로부터 발견되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미국 포틀랜드대학(Univ. of Portland)의 학자들에 의해 발표되었다.
주목나무 이외의 다른 식물에서 택솔의 활성 성분인 파클리탁셀(paclitaxel)이 발견되었다는 연구 보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로 택솔을 사용한 항암 치료에 필요한 경비를 낮춤으로써
더 많은 환자들이 택솔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의 제 219차 학술회의를 통해 미국 시간으로 3월 29일 발표되었다.
택솔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항암제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택솔은 주목나무에서 추출한 항암 물질을 활성 성분으로 갖는데
이 약물의 판매 시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주목나무가 아닌
다른 식물에서 파클리탁셀을 추출하려는 경쟁이 제약회사들 사이에 치열한 실정이다.
왜냐하면 주목나무가 아닌 다른 식물에서 택솔 성분을 추출하게 되면
항암제의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되고 결국 항암 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헤이즐넛은 개암나무의 열매인데 개암나무에는 동양 개암나무 마름병(Eastern Filbert Blight)이라는
식물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개암나무가 이 식물병에 저항성을 나타내도록 작용하는 화합물을 동정하는데 목적을 두고 시작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택솔의 활성 성분을 찾아내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연구진은 식물병 저항성을 나타내는 화합물 동정을 위해 개암나무 추출물 에 대한 화학적인 분석을 시도했고
동정한 화합물 가운데 파클리탁셀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개암나무의 열매 뿐만 아니라
가지와 나무껍질에서도 파클리탁셀을 추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은 난소암을 비롯해
유방암과 에이즈로 인한 카포지육종(AIDS-related Kaposi's sarcoma)을 치료하는데 택솔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바 있다.
이전에는 택솔의 활성 성분이 주목나무의 껍질에만 존재한다고 학계에 알려져 있었는데
주목나무는 서식지가 한정되어 있고 생장이 느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량의 택솔 생산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또한 택솔을 얻기 위해 대규모로 주목나무를 채취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주목나무가 멸종할 수 있다는 비난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상업적으로 공급되는 택솔은
주목나무 잎으로부터 추출한 물질을 기반으로 한 반합성법(semi-synthesis method)을 통해 제조되고 있다.
주목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순전히 인공적으로 파클리탁셀을 합성하는 방법도 이미 개발되어 있기는 하지만,
방법 자체가 매우 복잡하고 이를 상업화하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는 문제 때문에 실용화에는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택솔은 난소암과 유방암, 카포지육종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 약물을 다른 질병을 치료하는데 사용할 목적으로 많은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 약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임상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택솔은 건선(psoriasis)을 비롯해서 다낭성신장병(polycystic kidney disease),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을 치료하는데도 좋은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암나무에서 추출할 수 있는 파클리탁셀의 양은 주목나무에서 추출되는 양의 약 1/10 정도에 불과하다.
주목나무의 건조 중량 1그램당 60마이크로그램에서 70마이크로그램의 파클리탁셀이 추출되는 반면
개암나무에서는 6에서 7마이크로그램의 파클리탁셀만이 추출된다.
그러나 보강 연구에 따라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연구 성과만으로 헤이즐넛 커피를 마시면 암이 치료되거나 예방된다고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한 움큼 정도의 헤이즐넛에서는 충분한 양의 파클리탁셀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볶은 헤이즐넛에서도 파클리탁셀이 발견되는지 여부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헤이즐넛 향기가 나는 커피와 차, 캔디 등의 경우에도 향만을 첨가했기 때문에
이들 식품 섭취를 통해 파클리탁셀의 효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포틀랜드대학과 포틀랜드대학이 있는
미국 오레곤 지역의 오레곤 헤이즐넛 위원회(Oregon Hazelnut Commission)로부터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