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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나면 대부분 부모가 이름을 짓는 것처럼 식물의 경우도 그 식물을 제일 처음 발견한 사람이 이름을 짓는다. 식물의 이름은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국제적으로 통할 수 있는 학명과 각 나라에서 각각의 언어로 짓는 지방명 또는 통속명이 그것이다.
일상 생활에서는 학명보다 지방명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이름을 학명이라고 하는데, 언어가 다른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끼리 통할 수 있도록 라틴어(또는 라틴어화한 말)로 표기하며 속과 종을 나타내는 두 이름으로 구성되는 이명법 원칙에 따라 만든다. 즉, 우리의 집안을 나타내는 속명과 각 식물을 뜻하는 종소명(種小名)으로 되어 있고 여기에 이름을 지은 명명자 이름이 붙는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꽃인 무궁화는 지방명이고 그 학명은 Hibiscus syriacus L. 로서 Hibiscus 는 속명이고 syriacus 는 종소명이며 L.은 명명자의 이름을 뜻한다. 이때 속명과 종소명은 주로 라틴어나 희랍어의 고어로, 식물의 특징, 관련된 인명, 신명(神名), 지명 등에서 인용한다. 속명은 단수명사이고 종소명은 형용사로 만들며, 표기는 이탤릭체로 하되 속명의 첫 자는 대문자로 하고 종소명은 소문자로 하며 명명자는 명조체로 한다.
식물명을 영어가 아닌 라틴어로 표기하는 이유는 유럽인들이 약용이나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는 식물에 대해 라틴명을 사용해 왔고, 세계 정복기인 1200~1700년대의 교류 언어가 라틴어였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식물 이름(지방명)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식물의 이름에 붙는 말들
우리나라의 식물 이름을 보면 그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나 분포지와 관련된 접두어 혹은 접미어가 붙어 있는데, 그것은 크게 몇 가지로 구분 할 수 있다.
첫째. 식물명에 동물 이름이 붙는 경우가 있다. 식물 이름에 붙여진 동물의 이름들로는 갈매기, 개, 개구리, 개미, 거머리, 거미, 거북, 고슴도치, 곰, 공작, 괭이, 기린, 까치, 꿩, 나비, 낙지, 노루, 다람쥐, 두루미, 매, 매미, 박쥐, 반딧불이, 뱀, 범, 벼룩, 병아리,뻐꾸기, 새우, 여우, 오리, 올챙이, 용, 잠자리, 제비, 조개, 족제비, 쥐, 지네, 토끼, 황새 등 40여 종류의 동물이 있다.
동물명 |
식물명 |
동물명 |
식물명 |
갈매기 |
갈매기 난초 |
매미 |
매미꽃 |
개 |
개불알꽃, 개불알풀, 개수염 |
박쥐 |
박쥐나무, 박쥐나물 |
개구리 |
개구리갓, 개구리미나리,개구리밥 |
반디 |
반디미나리, 반디지치 |
개미 |
개미자리, 개미취, 개미탑 |
뱀 |
뱀고사리, 뱀딸기, 뱀무, 뱀톱 |
거머리 |
거머리말 |
범 |
범꼬리, 범부채 |
거미 |
거미고사리, 거미난 |
벼룩 |
벼룩나물, 벼룩아재비, 벼룩이울타리 |
거북 |
거북꼬리, 병아리 |
병아리 |
병아리꽃나무, 병아리난초, |
고슴도치 |
고슴도치풀 |
뻐꾹 |
뻐꾹나물, 뻐꾹채 |
곰 |
곰딸기, 곰비늘고사리, 곰의말채, |
새우 |
새우가래, 새우난, 새우말 |
공작 |
공작고사리 |
여우 |
여우구슬, 여우꼬리사초,여우꼬리풀, 여우콩, 여우버들, 여우오줌, 여우팥, |
괭이 |
고양이수염, 괭이눈, 괭이밥, |
오리 |
오리새 |
기린 |
기린초 |
올챙이 |
올챙이솔, 올챙이자리 |
까치 |
까치깨, 까치박달, 까치밥나무, |
용 |
용머리 |
꿩 |
꿩고비, 꿩고사리, 꿩의다리, 꿩의밥 |
잠자리 |
잠자리난초, 잠자리피 |
나비 |
나비나물, 나비난초 |
제비 |
제비고깔, 제비꼬리고사리, 제비꽃, |
낙지 |
낙지다리 |
조개 |
조개나물, 조개풀 |
노루 |
노루귀, 노루발, 노루삼, 노루오줌 |
족제비 |
족제비고사리, 족제비싸리 |
다람쥐 |
다람쥐꼬리 |
쥐 |
쥐꼬리망초, 쥐꼬리풀, 쥐다래, |
두루미 |
두루미꽃, 두루미천남성 |
지네 |
지네고사리, 지네발란 |
매 |
매발톱꽃, 매발톱나무 |
토끼 |
토끼고사리, 토끼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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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 |
황새냉이, 황새승마, 황새풀 |
둘째, 식물이 분포하는 지역의 이름이나 서식처를 나타내는 식물 이름들이 있다. 지역명으로는 남쪽으로부터 북쪽까지 식물들의 분포지를 뜻하는 제주도, 한라산, 거문도, 거제도, 백운산, 백양산, 속리산, 안면도, 광릉, 강원도, 태백산, 단양, 울릉도, 서울, 남산, 수원, 대부도, 강화도, 오대산, 설악산, 대암산, 금강산(봉래산), 대동강, 원산, 검산, 간도, 명천, 갑산, 강계, 관모봉, 백두산, 만주, 바이칼호, 시베리아와 옛 지명인 경성, 고려 그리고 귀화식물의 원산지인를 뜻하는 미국, 아프리카, 이탈리아, 인도, 일본 등등의 지역을 들 수 있다. 서식처를 뜻하는 접두어로는 '갯, 섬, 모래, 논, 둑, 두메, 구름, 물, 바위, 돌, 밭, 길, 들, 산' 등이 있다.
지역명 |
식물명 |
지역명 |
식물명 |
제주도 |
제주달구지풀, 제주향기 |
대동강 |
대동가래, 대동여뀌 |
한라산 |
한라개승마, 한라꽃창포, 한라부추 |
원산 |
원산딱지꽃, 원산바늘골, 원산쇠털골 |
거문도 |
거문딸기, 거문누리장나무 |
검산 |
검산초롱 |
거제도 |
거제딸기 |
간도 |
간도제비꽃 |
백운산 |
백운란, 백운배나무, 백운쇠물푸레 |
명천 |
명천바늘꽃, 명천송이풀, 명천쑥 |
백양산 |
백양꽃 |
갑산 |
갑산제비꽃 |
속리산 |
속리기린초, 속리말발도리 |
강계 |
강계버들, 강계큰물통이, 강계터리풀 |
안면도 |
안면용둥굴레 |
관모봉 |
관모개미자리, 관모박새 |
광릉 |
광릉갈퀴나무, 광릉개고사리 |
백두산 |
백두사초, 백두산떡쑥, 백두실골풀 |
태백산 |
태백제비꽃 |
만주 |
만주송이풀, 만주우드풀, 만주바람꽃 |
단양 |
단양쑥부쟁이 |
시베리아 |
시베리아살구나무, 시베리아잠자리피 |
울릉도 |
울릉고사리, 울릉국화, 울릉미역취 |
바이칼호 |
바이칼꿩의다리, 바이칼바람꽃 |
서울 |
서울제비꽃 |
경성 |
경성사초 |
남산 |
남산제비꽃 |
고려 |
고려엉겅퀴 |
수원 |
수원고랭이, 수원잔대 |
미국 |
미국가막사리, 미국물푸레, |
대부도 |
대부도냉이 |
아프리카 |
아프리카문주란 |
강화도 |
강화이고들빼기 |
이탈리아 |
이태리포플러 |
오대산 |
오대산괭이눈 |
인도 |
인도고무나무 |
설악산 |
설악눈주목, 설악아구장나무 |
일본 |
일본목련, 일본사시나무, 일본전나무 |
대암산 |
대암사초 |
금강산 |
금강애기나리, 금강초롱꽃, 금강분취 |
서식처 |
식 물 명 |
서식처 |
식 물 명 |
갯 |
갯까치수염, 갯메꽃, 갯방풍, 갯보리 |
바위 |
바위고사리, 바위구절초, 바위떡풀, |
섬 |
섬고사리, 섬광대수염, 섬기린초, |
돌 |
돌나물, 돌단풍, 돌마타리, 돌방풍, |
해 |
해국 |
밭 |
밭뚝외풀, 밭하늘지기 |
모래 |
모래지치, 모래사초 |
길 |
길뚝사초, 길짱귀(질경이) |
논 |
논냉이, 논둑외풀 |
들 |
들완두, 들하늘지기, 들현호색 |
뚝 |
뚝새풀, 뚝사초 |
산 |
산삼, 산개나리, 산괭이사초, 산마늘, |
두메 |
두메갈퀴, 두메고들빼기, 두메대극 |
뫼 |
뫼제비꽃, 묏꿩의다리, 묏미나리, 묏장대 |
구름 |
구름국화, 구름떡쑥, 구름송이풀, |
물 |
물고랭이, 물매화풀, 물방동사니, 물봉선 |
셋째. 식물의 특징을 나타내는 접두어나 접미어가 붙은 식물명들이 있다. 먼저 접두어는 주로 식물의 크기나 모양, 색으로 구분된다. 식물의 크기를 나타내기 위해 '큰, 왕, 왜, 좀, 애기, 난쟁이, 새끼' 등의 접두어를 붙인다. 또한 식물의 부분적인 모양이나 식물이 갖는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 가는, 긴, 긴잎, 꼬리, 넓은, 둥근, 세잎, 털, 가시, 가지, 갈퀴, 타래, 층층, 톱, 주름, 구슬, 끈끈이, 송이, 민, 날개, 나래, 누운, 선, 바늘, 비늘, 솜, 덩굴, 덤불, 다북, 숙은, 실, 수염, 솔, 반들, 민둥' 등의 접두어를 붙인다.
어떤 식물이 전체적으로 다른 식물과 비슷할 때 돌단풍의 단풍, 담배취의 담배, 미나리냉이의 미나리 등과 같이 그 이름을 접두어로 붙이거나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미나리아재비처럼 '너도, 나도, 아재비'의 접두어나 접미어를 사용한다. 또한 식물의 꽃색을 표현하기 위해 '검은, 검, 흰, 백, 금, 노랑, 황, 분홍, 붉은' 등과 같은 접두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비슷한 식물종 중에서 전형적인 식물종일 때는 참나물, 참취와 같이 '참'을, 그렇지 않거나 가짜를 의미할 때는 개옻나무나 개나리에서처럼 '개'를 붙인다.
넷째. '별, 십자, 부싯깃, 부채' 등 사물의 특징을 비유하거나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접두어로 붙이기도 하고, 식물의 특징을 생활관습에 스며 있는 관념적인 의미와 관련지어 '도깨비, 며느리, 암, 각시, 처녀, 할미, 홀아비, 사위, 동자, 도둑' 같은 접두어를 붙여 식물의 이름을 짓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지어져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각자가 일정한 규저을 가지고 있는 식물명들은 나름대로 그 이름이 붙여진 특징과 연유 또는 전해 오는 이야기들을 갖고 있다.
우리의 삶과 관련된 많은 종류의 식물 이름들은 전설 속에 스며 있기도 하고 생활 관습이나 식물 자체의 특징에서 연유되기도 하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1. 할미꽃[ Pulsatilla cernua(Thumberg) Spreng var. koreana(Nakai) Y.lee comb.nov]
할미꽃은 백두옹이라고도 불리며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주로 무덤가나 건조하고 양지바른 낮은 산지 또는 잔디밭에서 볼 수 있다. 희고 긴 털로 덮여 있는 꽃 받침은 여섯 장이다. 수술과 암술이 많고 새의 깃털 모양으로 퍼진 털이 촘촘하게 나 있는 암술대는 꽃 잎이 진 후 4cm 정도로 되어 흰 머리털 같이 익는다. 이 구부러진 꽃 대나 열매 모양이 마치 머리가 하얗게 세고 등이 굽은 할머니를 연상시킨다. 할미꽃에 얽힌 전설은 다음과 같다. 먼 옛날 어떤 곳에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할머니에게는 부모없는 두 손녀딸이 있었다.언니는 얼굴이 예뻤지만 마음씨가 나빴고 동생은 미웠지만 마음씨가 고왔다.얼굴이 예쁜 손녀는 자라서 이웃 부잣집에 시집가고 그렇지 못한 손녀는 세 고개 너머 멀리 가난한 산지기에게 시집갔다. 그래도 작은 손녀는 할머리를 모시고 싶었다.그러나 언니가 못하게 했다.남의 이목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어쩔 도리가없었다. 큰손녀가 잘하리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그렇다고 가난한 손녀에게 짐이 될 수도 없었다.처음 얼마 동안은 그럭저럭 지났다.그러나 갈수록 소홀졌다.나중에는 양식이 떨어져 찾아가면 짜증까지 낼 정도였다.그때마다 작은 손녀가 더욱 보고 싶었다.할머니는 드디어 길을 떠났다.두 고개를 넘을 때까지는 견딜만 했다.그러나 마지막 고개 마루에 올라섰을 때는 한 발짝도 더는 내디딜 수가 없었다.며칠씩이나 굶었기 때문이었다.할머니는 커다란 바위 아래 앉아서 고개 밑에 보이는 착한 손녀의 집을 바라보면서 잠이 들고 말았다.마지막 저녁 햇빛이 할머니의 야윈 몸 위에 따뜻하게 비치고 있었다.얼마 후 나무를 지고 오던 손녀사위가,자고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깨웠으나 할머니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정성껏 양지바른 곳에 묻어 드렸다.그리고 집에 가서 아내에게 말했다.이튼날 아침 손녀가 울며 그 곳에 와 보니 불쌍한 할머니는 보이지 않고 이상한 꽃 한송이가 무덤 앞에 피어 있는 것이었다.마치 허기져서 구부린 할머니처럼. 착한 손녀는 그 꽃이 불쌍한 할머니의 넋이라고 생각했다.그 때부터 이 꽃을 할미꽃 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뿌리는 이질, 신경통 등에 약용으로 사용된다. 민간에서는 끓인 참기름을 할미꽃 뿌리에 묻혀 치통에 바르면 낮는다고 하는데 독이 있는 식물이라 함부로 먹으면 안된다.
2. 애기똥풀[Chelidonium majus Linne var. asiaticum (Hara) Ohwi]
애기똥풀은 한방이나 민간에서는 백굴체라고도 하며 양귀비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로 부락 근처의 양지나 숲 가장자리에 잘 자란다. 잎은 어긋나 있고 흰빛이 도는 녹색이며 1~2회 깃꼴로 갈라진다. 꽃받침은 두장이며 꽃잎은 노란색으로 네 장이고 수술은 많지만 암술은 한 개이다. 상처를 내면 노란색 유액이 나오는데 이것이 마치 애기 똥 같다고 하여 애기똥풀이라 한다. 위궤양, 위암, 간장병, 진통제, 진해제 등으로 쓰이는데 독이 있어 가축들도 먹지 않는다. 속명 Chelidonium 의 어원은 희랍어 Chelidon(제비)에서 나온 것으로 제비가 유액으로 새끼의 눈을 씻어주어서 시력을 강화시킨다고 믿어 아리스토텔레스가 붙였다고 한다. 몸 전체에 등황색 유액이 있어 젓풀이라고도 한다.
3. 꽃며느리밥풀[Melampyrum roseum Maxim]
여름철에 산길을 걷다 보면 하얀 밥풀을 입에 물고 있는 듯한 꽃을 보게 되는데, 이 꽃이 바로 꽃 며느리 밥풀이다. 현삼과에 속하는 반기생 한해살이풀로 산지의 숲에 자란다. 줄기는 두리뭉실하게 네모지고 잎은 마주나며 꽃은 자주색으로 7~8월에 핀다. 아랫 입술 모양의 꽃잎 가운데에는 하얀 밥풀이 같은 두 개의 무늬가 있어서 벌어진 입안에 밥알이 물려 있는 듯한 모양이다. 이 꽃이 속해 있는 며느리밥풀속에는 알며느리밥풀, 수염며느리밥풀, 애기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이 있으며 이 꽃 들은 배고픈 며느리의 넋이 어려 있는 슬픈 꽃들이다. 며느리바풀꽃에 얽힌 전설에는 두 가지가 있다.
옛날 어떤 며느리가 몹시 배가 고파서 시어머니 몰래 밥을 먹었는데 먹는 도중에 시어머니에게 들켜 밥알이 목어 걸려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밥을 짓던 며느리가 뜸이 잘 들었는지 보기 위해 몇 개의 밥알을 집어먹었는데, 이를 본 시어머니가 어른이 먹기도 전에 밥을 먹는다며 며느리를 때려 가엽게도 며는리는 세상을 뜨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며느리가 죽은 뒤에 무덤가에는 하얀 밥알을 입에 물고 있느 듯한 꽃이 피어났는데, 사람들이 죽은 며느리의 넋이 꽃으로 피었다 하여 꽃며느리밥풀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4. 며느리배꼽[Persicaria perfoliata (Linne) H. Gross]
며느리밑씻개[Persicaria senticosa (French. et savat) H. Gross]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는 모두 마디풀과 식물로서 빈터에 흔히 자라는 한해살이 덩굴식물이다. 며느리 배꼽은 잎은 어긋나며 긴 잎자루(엽병)가 세모진 잎 아래에서 약간 위쪽으로 올라붙고 턱잎의 모양이 배꼽과 유사하다. 2m 정도로 자라며 몸체에 가시가 있는데 아래쪽으로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여름에 꽃이 핀다. 이 식물에는 시금치나 무청에 버금가는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있어 식용으로도 이용된다. 둥근 턱잎 안에 열매가 들어 있는 모양도 배꼽을 연상시킨다.
며느리밑씻개는 줄기가 사각형이며 잎자루와 더불어 붉은 빛이 도는 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다. 산야에서 1~2m로 자라며 연분홍색 꽃이 8~9월에 핀다. 화장지가 귀하던 시절에 며느리에게는 부드러운 풀잎 대신 가시가 있는 이 식물을 사용하게 할 정도로 고부간의 관계가 불편했고 이런 관계를 빗대어 붙여진 이름이다.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의 갈등이 식물명에도 살짝 드러나 있는 것을 보면 옛날에는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5. 상사화[Lycoris spuamigera Maxim.]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흑갈색 알 모양의 비늘줄기(인경)가 있다. 잎은 봄에 비늘줄기에 해당하는 인경에서 모여 나와 6~7월경에 마르고, 8월에 꽃대가 올라와서 산형화서(길이가 같은 여러개의 꽃대가 모여 마치 우산 같은 모양을 이루는 꽃 차례)로 4~8개의 꽃이 달린다. 꽃잎은 분홍색으로 여섯 장이며 수술은 여섯 개인데 열매를 맺지 못한다.
상사화란 한자로 相思花 라하여 개상사화, 흰상사화, 붉노랑상사화, 백양꽃 및 석산과 마찬가지로 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져서 잎과 꽃이 서로 보지 못하므로, 꽃은 잎을 생각하고 잎은 꽃을 생각한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것은 또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이라 하여, 부자지간에 서로 보지 못한다하여 일반 가정에서는 심지 않았고 절 근처에 많이 심었다.
6. 동자꽃[Lychnis cognata Maxim.]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중부 이북의 비교적 높은 산에서 자란다. 줄기에는 털이 있고 잎은 마주나며 양면과 가장자리에 털이 있다. 꽃은 주황색으로 7~8월에 피며 꽃받침통은 끝이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고 꽃잎은 다섯 장이다. 또 수술은 열 개, 암술대는 다섯 개이고 열매는 삭과이다. 이 동자꽃에 얽힌 전설은 다음과 같다.
옛날 한 동자가 스님과 함께 깊은 산속 암자에 살고 있었다. 어느해 초겨울, 스님이 겨울 준비를 위해 마을로 내려간 사이에 갑자기 눈이 많이 내려 겨우내 녹지 않으므로 스님은 암자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절에서 스님을 기다리던 동자는 배고픔과 추위에 떨다가 얼어죽고 말았다. 한편 눈이 녹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스님은 눈이 녹아 봄에야 암자로 돌아왔는데 동자는 이미 죽어 있었다. 스님은 동자를 절 근처에 묻어주었는데 여름이 되자 무덤가에 동자의 붉은 얼굴처럼 생긴 꽃이 피었고, 그래서 이를 동자꽃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7. 너도밤나무[(Fagus japonicus Maxim. var. multinervis (Nakai) Y. Lee comb. nov.)]
너도 밤나무? 나도 밤나무? 참 재미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나무는 밤나무와 같은 참나무과에 속하지만 속이 다른 울릉도 특산식물이다. 높이가 20m에 달하는 낙엽교목으로서 어린 가지에 털이 있고, 잎은 어긋난다. 표면에는 흰색 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울릉도 특산이 된 이 나무에도 사연이 있다. 하루는 산신령이 나타나 산에 밤나무 백 그루를 심으라 하고 사라졌다. 만약 백 그루가 아닐 경우에는 큰 재앙이 내릴 것이라는 말에 마을 사람들은 백 그루의 밤나무를 심어 숲을 가꾸었다. 그러던 어느날 산신령이 나타나 수를 세어보았더니 백 그루가 아닌 아흔아홉 그루가 아닌가? 한 그루가 모자라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돌아가면 몇 번을 세어보아도 아흔아홉 그루뿐이었다. 이때 커다란 밤나무들 옆에 있던 조그마한 나무 한그루가 "나도 밤나무"라고 외쳤다. 그 소리에 놀란 산신령이 "너도 밤나무냐?" 하고 되물었다고 한다. 그후부터 그 밤나무는 너도밤나무라로 불리게 되었다.
* 위의 내용은 '모든 들풀은 꽃을 피운다' (이남숙, 중앙 M&B)에서 발췌한 내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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