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도 남단 갯바위에서 낚시에 열중인 서울 어부들의 집 회원들의 모습.
화이팅을 펼치고 있는 상추자 반도낚시대표 김종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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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규 기자
추자도가 본격 영등 시즌에 접어들었다. 예년 같으면 2월중순경부터나 영등 조짐을 보여왔으나 올해는 무려 한 달 가까이나 빨리 영등 시즌이 찾아왔다. 현재 추자도를 감싸고 있는 조류는 온통 뿌연빛을 띄는 혼탁수. 수온 역시 11℃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채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2월 중순을 넘어서야 영등철에 돌입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꾼들로서는 1월 초순 이후 지속된 장기불황을 이해할 수가 없다. 예년에 비해 한 달 가까이나 빨리 저수온 혼탁수가 밀려든 것은 20년만에 찾아 온 한파가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월 초순까지만 해도 제주권과 진도권의 물빛이 물때와 일기에 따라 교차하면서 조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상례였으나, 올해는 12월 중순경부터 몰아닥친 한파로 인해 강한 북서풍에 밀린 진도권 혼탁수가 일찌감치 추자도로 밀려들었다. 1월 초순경까지만 해도 13∼14℃ 수준을 유지하던 수온도 1월 중순 무렵부터는 10∼11℃ 수준으로 급강하한 상태. 해마다 3월말이 되어서야 수온이 상승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직도 한 달 이상은 고전을 면키 힘든 상황이 전개될 전망. 시야가 어둡고 수온이 낮아진 만큼 마리수 조과가 어려워진 것은 당연한 일. 저수온에 강한 대형급들만이 산발적 입질을 보여주고 있을 뿐 잔챙이 씨알들은 눈과 입을 굳게 다문 채 움직이질 않고 있다.
공식 확인된 6짜만 6수
1월 초순부터 솟구친 6짜 감성돔 소식은 추자도가 한 달이나 빨리 영등철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탄이었을까. 2월에 접어들어서도 세 마리의 6짜 감성돔이 상, 하추자도에서 출현하면서 꾼들을 설레이게 만들고 있다. 지난 2월 2일에는 대구꾼 김영수씨가 62cm급 감성돔을 다무래미 큰고랑 5번 자리에서 견인해 2001년 시즌 최대어를 기록중이며, 2월 3일에는 하추자 사자섬으로 들어갔던 서울꾼 김의찬 씨가 역시 61.5cm짜리를 낚아 화제가 됐다. 또한 1월 30일 제주여로 들어갔던 부산꾼 고성훈씨 역시 60cm급을 낚아내 추자도 6짜 행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들 세 마리의 6짜 감성돔은 모두 조금∼4물 사이의 '죽는 물때' 에 솟구친 것들이어서 저수온 상황에서는 사리보다는 조금을 전후한 물때가 유리하다는 속설을 여지없이 입증해주고 있다. 아울러 실질적 영등 시즌이 한 달 가량이나 일찍 시작된 만큼 대형 감성돔의 저수온 적응 기간도 자연스럽게 길어질 것으로 전망돼 다가올 영등철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올 겨울 들어 배출된 6짜 감성돔은 총 6마리.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사라진 6짜도 여럿 되겠지만 초반부터 이 정도 마리수라면 수온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3월 말경부터는 98∼99년 시즌에 이은 사상 유례없는 6짜 소동이 또다시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당시의 상황 역시 6짜 감성돔을 빼곤 이렇다 할 마리수 조과가 전무했던 '풍요 속의 빈곤' 상황이 연속됐던 사실을 기억해둘 필요도 있을 것이다.
바닥 감생이, 바닥 더듬어 낚아라
수온이 11℃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여밭보다는 급심, 띄울낚시보다는 바닥낚시 패턴으로 낚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는 게 좋겠다. 매듭을 한 반유동채비의 경우엔 실질 수심보다 약 두발 정도를 더 준 상태에서 바닥을 끌어주는 것이 방식이, 전유동의 경우엔 비교적 가볍게 분납을 물린 채비를 미끼 무게로 가라앉혀 바닥을 더듬는 방식이 잘 먹힌다. 영등철 추자도에서 기울찌를 사용한 전유동 채비에 대형급 감성돔이 잘 낚이는 것도 바로 미끼가 바닥을 훑을 확률이 매듭 채비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어차피 마리수는 힘든 상황이고 한 두 마리 씨알로 승부를 건다면 확률면에서도 전유동낚시가 단연 유리하다. 저수온 상황일 수록 채비를 끌어주는 기법이 흘려주는 기법에 비해 유리한 것은 연안으로 올라올 수록 수심이 얕아지는 갯바위 지형의 특성상 미끼가 바닥층을 더듬고 들어올 수 있는 확률이 점차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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