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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여행 정보방 스크랩 산 자체보다는 산이 품고 있는 환선굴로 인해 유명해진 덕항산-환선봉(`14.5.3)
이재근 추천 0 조회 0 19.10.18 17:5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덕항산(德項山, 1,071m)-환선봉(幻仙峯=지각산, 1,079m)

 

산행일 : ‘14. 5. 3()

소재지 :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태백시 하사미동·조탄동의 경계

산행코스 : 귀내미골자암재지각산덕항산구부시령푯대봉(660m)건의령(산행시간 : 4시간10)

같이한 산악회 : 송암산악회

 

특색 : 덕항산이라는 산 이름보다는 환선굴이라는 관광지(觀光地)로 더 알려진 산이다. 그만큼 천연동굴(天然洞窟)인 환선굴이 빼어나다는 증거일 것이다. 덕항산의 특징은 한마디로 말해 동서(東西)의 풍경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삼척방향의 동쪽은 협곡(峽谷)으로 깎아지른 계곡인 반면에 태백방향인 서쪽은 한없이 부드럽고 평탄한 형세이다. 때문에 태백 쪽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삼척 쪽으로 하산을 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편하게 산을 올랐다가 내려가는 길에 환선굴이라는 눈요기까지 한꺼번에 즐기려는 목적에서이다.

 

산행들머리는 귀내미골 올라가는 길가의 철()다리(태백시 하사미동 귀내미골)

중앙고속도로 제천 I.C에서 내려와 38번 국도를 타고 태백시까지 온다. 태백시로 들어오는 초입에 있는 화전사거리(태백시 화전동)에서 좌회전하여 35번 국도 하장·강릉방면으로 달리면 삼수령과 미동초등학교 하사미분교(폐교)를 지나 귀내미골로 들어가는 삼거리(태백시 하사미동 5-6-1)를 만나게 된다. 이곳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들어가다 보면 귀내미골에 이르기 전에 오른편 산자락으로 난 철()다리 하나가 보인다. 산행들머리이다.

 

 

 

길가에 핀 화사한 벚꽃을 감상하다 오른편 산자락을 향해 놓인 철다리를 건넌다. 산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귀내미골이 나오고,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러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KBS-2TV ‘12로 인해 세상에 알려진 귀내미골은 우리나라 3고랭지배추 재배단지중 하나로 광동댐(dam)’을 건설하면서 수몰(水沒)지역에 살던 주민들을 집단으로 이주(移住)시킨 곳이다. 나머지 두 곳은 태백의 매봉산과 강릉의 안반데기(안반덕)이다. 귀내미골의 자랑거리는 뭐니 뭐니 해도 수십만 평에 달하는 배추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배추밭의 백미(白眉)를 꼽으라면 당연히 푸른빛이 넘실거리는 배추밭이고, 나머지 하나는 백설(白雪)로 뒤덮인 설원(雪原)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른 봄, 두 절경(絶景) 모두를 볼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볼거리가 없는 귀내미골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산행거리를 단축함으로써 다른 볼거리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산길은 또렷한 편이다. 이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산길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낙엽송(落葉松 : 일본이깔나무)이 길손을 맞는다. 낙엽송군락들은 이곳 외에도 산행 중에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아마 이곳 지질(地質)에 가장 잘 맞는 품종인 모양이다. 산길은 한마디로 순하다. 보들보들한 흙길에다 경사(傾斜)까지 완만(緩慢)하니 올라가는데 조금도 힘들지 않다. 거기다 능선안부인 자암재까지의 거리까지 짧으니 오늘 산행은 거의 공짜로 하는 편이다. 능선까지 오르는 초반이 가장 힘이 드는 것이 보통인데 6~7분 만에 편안하게 올라왔으니 말이다. 자암재(이정표 : 헬기장 0.8Km/ 환선굴 1.7Km/ 큰재 3.4Km)에서 고갯마루를 넘어 맞은편으로 난 길은 환선굴로 내려가는 가파른 내리막길이니, 덕항산으로 가려면 당연히 능선을 따라 오른편(헬기장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자암재에서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능선은 오른쪽으로 크게 방향을 튼다. 그리고 경동지괴(傾動地塊)인 덕항산의 특징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경동지괴(傾動地塊, tilted block)란 단층(斷層, fault)운동에 의하여 생긴 단층 지형의 일종으로 한쪽 방향으로 경사져 있는 지괴(地塊)를 말한다. 즉 한쪽의 사면(斜面)은 완만(緩慢)한 반면, 다른 한쪽의 사면은 급경사(急傾斜)의 단층애(斷層崖 = 絶崖)로 이루어진다. 능선의 왼편, 그러니까 동쪽방향은 수백 길의 낭떠러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위로 산길이 나있다. 그렇다고 해서 겁부터 집어먹을 필요는 없다. 산길이 거의 산책로(散策路) 수준으로 잘 나있을뿐더러 협곡(峽谷) 위 가장자리를 따라 난간을 설치해 놓아서 일부러 난간을 넘어가지 않는 이상은 위험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자암재에서 18분 정도가 지나면 헬기장(이정표 : 환선봉 0.7Km/ 자암재 0.9Km)에 이르게 되고, 이어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17분 정도 힘겹게 치고 오르면 환선봉이다. 열 평 남짓한 분지(盆地)로 이루어진 환선봉(옛 지각산) 정상은 정상석표지석과 이정표(덕항산 1.4Km/ 헬기장 0.7Km)가 지키고 있다. 이곳에서는 주의해야할 점이 하나 있다. 정상석의 글씨가 한글보다 한문이 더 크게 쓰여 있는 것을 보고 혀만 끌끌 차다 덕항산으로 발걸음을 옮겨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상에서 약간 비켜난 곳에 숨어있는 전망대에 꼭 들러보라는 얘기이다.

 

 

 

 

 

정상석 뒤로 난 오솔길을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오늘 산행에서 가장 뛰어난 전망대(展望臺)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바위절벽 위에 있는 전망대에 서면 환선굴이 있는 대이리의 풍경이 고즈넉하게 펼쳐지고, 고개를 왼편으로 조금만 돌리면 귀내미골의 고랭지 채소밭이 광활(廣闊)하고, 채소밭 뒤 능선에는 풍력발전기들이 힘차게 날개 짓을 하고 있는 것이 보이다.

 

 

 

 

환선봉을 가파르게 내려서면 산길은 얼마간 완만(緩慢)하게 이어진다. 온통 참나무로 둘러싸인 산길이 다소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구간이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가끔가다 왼편으로 시야(視野)가 열리면서 저 멀리 동해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어서 봉우리 하나를 더 넘으면 능선 안부에서 쉼터(이정표 : 덕항산 0.4Km/ 골말 1.9Km/ 예수원/ 환선봉 1.4Km)를 만나게 된다. 너른 공터로 이루어진 이곳은 말이 좋아 쉼터이지 의자 하나 놓여있지 않다. 사거리인 이곳에서 어디로 가야할지를 의논하면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가라는 의미인 모양이다. 앉지는 말고 서서 말이다. 천연기념물 178호 환선굴과 대금굴을 구경하고 싶다면 이곳에서 왼편의 골말방향으로 내려서야 한다.

 

 

 

 

 

 

쉼터에서 덕항산까지는 0.4Km, 비록 오르막길이지만 경사(傾斜)도 그다지 가파르지 않기 때문에 10분이면 충분하다. 그저 심심찮게 터지는 조망(眺望)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왼편에 내려다보이는 대이리 골말 일대는 6·25 한국전쟁조차 모르고 살았다고 한다. 그만큼 외지다는 증거일 것이다. 덕분에 이곳에는 너와집, 굴피집, 통방아 등 많은 민속자료가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제법 너른 공터로 이루어진 정상은 좀 어수선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동쪽 방향의 나무들을 잘라 시야(視野)를 터주는 등 깔끔하게 정비를 한 흔적이 역력한데도 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일까? 어쩌면 너무 정비를 잘 해 놓은 탓이 아닐까 싶다. ‘백두대간이라고 쓰인 글씨가 선명한 정상표지석과 두 개의 이정표(구부시령 1.1Km/ 쉼터 0.4Km)는 기본이고 그 외에도 백두대간 안내판덕항산 안내판’, ‘등산로 지도까지 세워져 있다 보니 정상이 제법 너른데도 불구하고 비좁아 보일 정도였기 때문이다. 참고로 덕항산은 옛날 덕메기산으로 불렸다. 이 산을 넘어오면 화전(火田)을 할 수 있는 땅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러던 것이 한자로 표기하면서 덕하산이 되었다가 현재는 덕항산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덕항산에서 구부시령(九夫侍嶺)으로 가는 길은 별다른 특징이 없는 길이 이어진다. 그렇다고 아무 볼거리도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길가에 갖가지 야생화(野生花)들이 군락(群落)을 이루며 피어있기 때문이다. 눈요기를 하며 20분 정도를 걷다보면 능선안부인 새목이에 이어 이정표(한의령 6.8Km/ 덕항산 1.1Km)구부시령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구부시령에 이르게 된다. 구부시령은 옛날 태백 하사미의 외나무골에서 삼척 도계읍 한내리로 넘어가던 고갯마루이다. 그리고 이 고갯마루는 이름에 얽힌 전설(傳說) 하나를 갖고 있다. 옛날 고개 동쪽 한내리 땅에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여인이 살았는데 서방만 얻으면 죽고 또 죽고 하여 무려 아홉 서방을 섬겼다고 한다. 그래서 아홉 남편을 모시고 산 여인의 부정(夫情)을 기리기 위해 그런 이름이 붙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홉 명의 남편과 함께 산 것이 꼭 나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평소의 내 생활신조(生活信條) 탓일 것이다.

 

 

 

 

 

 

구부시령을 지나서도 참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산길의 풍경(風景)은 변하지 않는다. 등산로는 잘 닦여있고, 그 가파름도 그다지 심하지 않다. 순한 산길이 조금은 여유로웠던지 앞서가던 집사람이 가끔 산길을 벗어나는 것이 보인다. 산나물을 채취하는 여유까지 부리고 있나 보다. 그러고 보니 산길 주변에 참취와 단풍취가 제법 많이 돋아나 있다. 구부시령을 출발한지 16분이 지나면 1055봉에 올라서게 되고, 다시 25분쯤 더 걸으면 1017봉에 올라서게 된다. ‘힘내세요.’ 두 봉우리의 나무기둥에 묶여있는 정상표지 코팅지에 적혀있는 글귀이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해주는 산꾼들의 진심어린 마음이 묻어나오는 순간이다.

 

 

 

 

 

 

산길은 크고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이어진다. 가끔 가팔라지기도 하지만 걷기에 편한 길이 대부분이다. 그 가파름이 심하지도 않을뿐더러 길바닥이 포근포근한 흙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161봉을 지나면서 산길은 가파른 내리막길로 변한다. 급하게 고도(高度)를 떨어뜨린 산길이 안부에 이르면 오른편이 시원스럽게 열린다. 큰 나무가 하나도 없는 평원(平原)은 사람들이 넘어가지 못하도록 금()줄을 쳐놓았다. 곳곳에 야생화들이 무리지어 피어있는 것을 보면 아마 야생화단지로 조성하고 있는 모양이다.

 

 

 

 

 

 

야생화 조성지역을 지나면서 산길은 가파르게 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어쩌면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철쭉꽃 때문이 아닐까 싶다. 능선에 꽉 들어찬 철쭉들, 만일 도심지역에 이정도의 철쭉군락이 있었더라면 서둘러 축제를 열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이다. 이렇게 멋진 꽃길에서 그까짓 오르막쯤이야. 힘들다는 생각이 파고들 틈도 없을 것이다.

 

 

 

1017봉을 출발해서 1시간25분쯤 지나면 푯대봉삼거리(이정표 : 건의령 1.1Km/ 푯대봉 0.1Km/ 덕항산 6.8Km)에 이르게 된다. 푯대봉은 이정표의 뒤편으로 100m쯤 더 들어간 곳에 있다. 정상표지석과 무인산불감시탑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상은 특별한 볼거리가 없다. 주변에 빽빽하게 들어찬 잡목(雜木)들 때문에 조망(眺望)도 트이지 않음은 물론이다. 그냥 또 하나의 봉우리를 올랐다는 의미가 전부일 것 같다.

 

 

 

 

푯대봉삼거리를 지나면서 산길의 풍경은 사뭇 달라진다. 삼거리에서 잠깐만 내려오면 주변이 온통 소나무들 천지로 변해버린다. 소나무 한그루 보기 힘들 정도로 참나무들 천지였던 능선을 소리 소문 없이 소나무들이 점령해버린 것이다. 짙은 소나무 향에 끌려 나도 몰래 킁킁거리다보면 어느새 건의령(이정표 : 피재 6.0Km/ 구부시령 6.8Km)에 내려서게 된다. 푯대봉삼거리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건의령(巾衣嶺)은 고려(高麗) () 삼척에 유배(流配)를 온 공양왕이 근덕 공촌에서 살해되자 고려의 충신들이 이 고개를 넘으며 고갯마루에 관복과 관모를 걸어놓고 다시는 벼슬길에 나서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태백산중으로 몸을 숨겼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유서 깊은 곳이다. 여기서 관복과 관모를 벗어 걸었다고 하여 관모를 뜻하는 건()과 의복을 뜻하는 의()를 합쳐 건의령이라 불렸다.

 

 

 

 

산행날머리는 건의령터널 삼척방향 입구

건의령에 내려서면 왼편으로 난 길이 하나 보인다. 그 길로 내려서면 포장도로가 나온다. 돌밭골로 올라가는 길이다. 승용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나 버스가 여기까지 올라올 수는 없다. 당연히 건의령터널이 있는 왼편방향으로 한참을 더 걸어야만 한다. 널찍한 도로를 따라 10분 조금 넘게 걸어 내려오면 건의령터널 입구에 이르게 되면서 오늘 산행이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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