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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금회소식 팔순 소회
다필 추천 0 조회 43 23.12.28 09:5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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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3.12.28 11:14

    첫댓글
    "고귀헌 다필의 80년 삶을 축하합니다"




    <한평생>
    / 반칠환


    요 앞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한 하루살이는

    점심 때 사춘기를 지나고
    오후에 짝을 만나
    저녁에 결혼했으며
    자정에 새끼를 쳤고
    새벽이 오자 천천히
    해진 날개를 접으며 외쳤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가노라!"

    미루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다

    "득음도 있었고 지음이 있었다"

    꼬박 이레 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한 번도 나뭇잎들이 박수를
    아낀 적은 없었다

    칠십을 산 노인이
    중얼거렸다

    "춤출 일 있으면
    내일로 미뤄두고
    노래할 일 있으면
    모레로 미뤄두고
    모든 좋은 일은
    좋은 날 오면 하고 미뤘더니,
    가뿐 숨만 남았구나"

    그 즈음 어느 바닷가에선
    천 년을 산 거북이가
    느릿느릿
    천 년째
    걸어가고 있었다

    "모두 한평생이다!"

  • 작성자 23.12.28 11:23

    그럴 듯한 시까지 동원해서 위로, 성원해주시니 감동이 큽니다.
    늘 함께 하는 친우가 곁에 있음은 얼마나 복된 삶인지!
    엄청 고마우이, 시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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