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9번 연번 123회차) 산과 산성 답사 결과 : 만인산 이태조 태실 옛길 가보기
금년도 마지막 산성 답사 계획은 우여곡절 끝에 대전과 금산 접경에 있는 만인산휴양림에서 시작한다.
만인산 줄기에 태조 이성계의 태실이 있고 그 옆으로 해서 마전(추부면)으로 가는 옛길이 있다.
이태조 태실은 (충남) 금산군 추부면 태봉재에 자리하고 있다.
대전광역시와 충남 금산군 경계에 바로 인접해 있지만 행정구역이 서로 달라서인지, 가까이 이웃해 있으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전시둘레길 코스에서 빤히 내려다 보이는데도 말이다.
(금산군) 추부면은 일제 때(1914년) 조선시대 때 두개의 면(동일면, 동이면)을 하나로 합쳐 생겨난 탓인지, 추부라는 이름보다는 마전(馬田)이라는 지명으로 더 익숙한 곳이다.사실 추부(秋富)라는 면이름도 동일면소재지였던 자부리의 부(富)자와 동이면소재지 동네이었던 추정리의 추(秋)자를 한자씩 따서 지은 것으로 보아진다.
제원면이 영동-양산- 금산.진산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다면, 추부는 옥천-서대산 북쪽의 서화천 줄기따라 이어지는, 금산이나 진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동쪽 경상도에서 서쪽의 충청도나 전라도로 들어가는 길목인 셈이다.
신라-백제시대 때의 요충지이다.
조선시대 때에 와서는 금산쪽에서 북쪽의 한양으로 가려면 추부를 거쳐서 대전을 지나야 한다.
추부는 역사적으로 볼 때 동서남북으로 통하는 길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식장산 줄기가 정기봉으로해서 만인산을 지나 진산쪽으로 이어진다 .
산줄기가 동쪽으로부터 서쪽으로 활처럼 휘어져서 길을 가로 막고 있다.
이 산 줄기를 넘는 데에는 두 개의 고개가 있다.
마달령과 태봉재 이다. 마달령이 중심 고개라면, 태봉재는 보조적인 고개인 셈이다.
태봉재 옛길은 신작로가 되고, 신작로가 되면서 고갯길은 넓혀지고, 나중에는 고개밑으로 굴길(터널)이 뚫린다.
옛 굴길은 다시 새 굴길로 바뀌어서 대전-마전간 시내버스가 오간다.
중심 고개였던 마달령은 옛고개밑으로 두개의 터널을 뚫어 대전 - 금산 간 직선화 도로가 지나간다.
이런 요충지에 조선왕조를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태실이 있슴은 무슨 사연인가.
옛길들은 근대화 속에서 사라져버린다
옛고개는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고, 넘나드는 사람도 없어서인지 지명으로만 남는다.
차소리 들리지 않는 고갯길로 걸어가본다.
크리스마스 전날 내린 눈이 응달에서는 아직도 강추위 속에 녹지 않고 엉겨붙은 채 있었다.
계곡의 물은 얼음폭포 모습으로 바위와 한몸이 되어 있다.
따뜻한 양지쪽이야 눈 없어서 산행길이 편안하다.
굽은 산길을 걷는다.
산모퉁이 돌 적마다 눈쌓인 음지와 눈이 없는 양지의 모습이 흑백사진처럼 번갈아 가면서 나타난다.
마전에서 태실까지의 옛길 거리는 2.4km이다.
더없이 푸른 겨울 하늘에 먼산의 모습들이 한결 뚜렷하다.
서대산이며, 대암산성 줄기가 손에 잡힐 듯하다.
세동강난 태실비석의 상처가 내내 마음 한 구석을 가시처럼 찔러댄다.
이씨조선이라고 비하했는데, 지금도 한 쪽에서는 김씨조선이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3대세습의 팡파레를 울리고 있다.
<09:30분 지하철대전역에서 만나, 09:50분 마전행 501번 버스에 오른다.>
만인산 휴양림 입구에서 내린다.
만인산 정상 가는 길을 버리고 태실쪽 산길로 들어선다.
태실이 내려다 보이는 산 정상에서 보루에서 쓴 성돌로 된 진지 비슷한 것을 발견한다.
학생들 훈련용으로 만든 유격코스에 나옴직한 외줄사다리를 타고 건넌다.
밑으로는 태봉재 옛신작로가 지나간다. 그 아래로는 터널이 있겠지.
금산군에서 세운 이태조태실 안내판을 읽는다.
태실을 둘러본다.
태조대왕 태실이라고 쓴 비석은 세토막으로 부서진 것을 이어붙인 흔적이 보인다.
중건연대가 뒷면에 쓰여있다.
비석의 귀부가 원형으로 보인다. 태실에 세운 탑도 원형이 부분적으로 남아있다.
<대전둘레길(3구간) 따라 걷는다.>
<태봉재 길을 지키던 보루에 썼던 성돌로 만든 것인지, 아리송하다.
6.25때 흔적인지, 예비군 참호는 여기저기 있고. 태실자리는?>
<주변에 성돌크기의 돌들이 발견된다.>
<태봉재 고개 위에 설치한 학생 훈련용 줄다리>
<태실전경>
<세토막난 태조대왕태실 비석 전면 : 실(室)자가 있는 돌의 재질과 색깔이 다르고, 글자도 작고 다르다.>
<중건연대가 강희 28년 3월 29일이다. (淸) 康熙 28년은 1689년 숙종14년이 된다. >
<줄다리 밑으로 난 고개 : 예전에는 신작로길이었을 곳, 터널이 뚫리기 전까지 이용했을 고개다.>
<태실쪽 옆으로 산길이 나있다.- 태실가는 옛길 마냥 호젓하다. 2.4km>
<마전 쪽에서 바라본 정기봉의 모습 ; 보는 방향에 따라 산 형태가 다르다.>
<본래의 옛길임을 말해주려는 듯 돌무더기도 탑처럼 쌓아놓고>
<나무다리도 세워 놓고, 계단도 있다.>
<서대산이 멀리 뚜렷하다. 서쪽의 큰 산 서대산과 마주하여 북서쪽으로 식장산이 있고, 그 사이로 서화천이 흘러 옥천쪽으로 내려간다. 물길따라 뭍길도 이어진다.>
<태실가는 길 안내표지; 옆으로는 복수에서 마전을 우회하는 도로개설 공사가 한창이다.>
<추부중학교와 추부초등학교 사잇길에서 바라본 태봉재 줄기 :가장 낮은 부분이 태봉재>
<추부초등학교(1919년 개교) 내에 있는 태봉관의 이름이 눈길을 끈다. 중부대학교 쪽에는 태봉골이 있고. >
(추부면의 옛 관아터는 어데였을까? 추부초등학교 학교지킴이의 퉁명스런 대꾸가 안쓰럽다.)
(* 참고로 이웃해 있는 머들령 (마달령) 답사시 찍은 사진 두 장을 올린다.)
<머들령 고개 입구에 있는 이정푯말과 머들령 시>
<바위를 쪼아 고갯길을 낸 머들령>
(머들령 시비는 만인산 휴게소 공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