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은 청원을 하고 시의회는 예산을 배정했는데도 서울 천왕중·우솔초의 혁신학교 지정을 거부하고, 제도 시행 2~3년차인 혁신학교 감사 및 평가 계획을 밝히는 등 시종일관 혁신학교에 대해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 문용린 교육감. 그가 서울형 혁신학교를 방문했다. 문 교육감은 지난 29일 오후 4시, 혁신학교 운영 현황 등을 듣기 위해 서울형 혁신학교인 서울 잠일고를 방문해 교사, 학생, 학부모 간담회에 참여했다. “강남 3구 학교 중 학생 만족도 가장 높을 것” 잠일고 도서관에서 진행한 간담회에 참여한 학교 구성원들은 한 시간 반 남짓 진행된 간담회 시간 내내 혁신학교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현숙 학부모는 “처음에는 체계적 시스템을 갖춘 학교를 원했지만 아이들을 보내면서 학부모가 더 만족하고 있다”면서 “학교의 긍정 효과가 커서 우리 학교는 강남 3구에서 행복도와 만족도가 가장 높은 학생일 것 같다”며 웃었다. 문 교육감의 ‘학교에 만족하느냐, 우려했던 부분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입시제도 관련 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일까 불안했지만 시선을 돌리니 아이들이 예쁜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누리는 것 자체가 얻은 것이라 여긴다.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많은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신은경 학부모도 “교사, 학부모 소통이 원활해 만족도가 높다”면서 “중학교 3년 기간에 한 것보다 작년 한해 참여한 행사가 더 많은 것 같다. 아이들이 고교 생활을 이렇게 보내는 것에 만족하며 소그룹 활동이 대학 입시에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고 밝혔다. “우려하는 것은 교사의 과다한 업무” “작은 학급 담임제를 하면서 어떤 때에는 선생님들이 학부모보다 아이들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이정선 학부모는 걱정되는 부분은 없는지를 묻는 문 교육감에게 “교사 업무가 너무 많아서 저녁 9시, 10시까지 남아 일하시는 경우가 있어 힘들 것 같다”며 행정 인력 지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 문용린 서울교육감은 서울형 혁신학교인 잠일고를 방문해 학교 구성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강성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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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교육감은 “교사들의 헌신적 지원에 학부모의 만족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박양준 학부모도 “학교에 오는 것을 싫어하는데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학교가 학부모를 오게 하고 왔을 때 다음에 또 오고 싶은 강좌를 만들어주더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혁신학교에서 학교폭력 질문? 김정태 생활교육부장은 “학생, 교사, 학부모가 공청회 등을 통해 학생생활규정을 만들고 철저히 지키고 있다”면서 “지난해 열린 40번의 선도위원회 중에서 27건이 흡연 관련 내용이었지만 학생들의 교칙 준수 노력으로 학교에서 담배연기가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생활협약을 만들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을 묻는 문 교육감의 질문에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이구동성으로 ‘교복 치마길이와 바지 변형 문제’를 들었다. 학생들 역시 혁신학교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하영 학생은 “학생참여 프로젝트 등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직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자연스레 대화를 유도하겠다던 문 교육감은 ‘학교폭력은 없나’,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생각’, ‘욕을 하느냐’, ‘학교에서 공부 분위기가 잘 잡히는 편인지’ 등 혁신학교와는 관련 없는 질문을 이어갔다.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는 학교 임윤서 학생은 “우리 학교는 공부만 하는 지루한 학교가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이 많아 즐겁게 다닐 수 있는 학교”라면서 “지난 해에는 혼란이 많았지만 올해는 시스템이 안정되어 학교도 좋고 (교육감님이) 우려하시는 폭력 문제 등도 발생하지 않는 등 학교에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재 학생도 “가장 이상적인 학교는 소통하는 학교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학교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간담회를 마친 문 교육감은 “혁신학교에 대한 우려도 많지만 행복교육과 혁신학교의 강조점이 상당부분 일치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혁신학교에서 집단 지성을 이야기하는데 학교 구성원들이 무엇을 결정하고 그것을 함께하면 집단지성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공동체의 틀로 힘을 합쳐 전통의 기반을 쌓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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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교육감님 질문이 참..그렇습니다. 뭐 하나 꼬투리 잡을려고 의도된 질문을 던지네요..대답 듣고 참 뻘줌 하셨겠어요 ^^
이기회를 통해 재임기간 문교육감님 생각이 많이 바뀌면 진짜 혁명이겠군요.
혁신학교에 대해 편견없이 보고 듣고 느끼셨음 좋았을텐데 안타깝네요. 거스를 수 없는 큰 물결이라는 것을 느끼고 돌아가셨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