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건설 현장에 파견 근무중이던 국내 D건설회사의 직원 1명이 신종 코로나(COVID 19)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러시아발 신종 코로나 우려'가 현실화했다.
세계 4위권의 신종 코로나 확진 국가인 러시아에 체류하는 우리 교민들에게 가장 큰 우려는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현지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라는 것.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같은 도시는 그나마 형편이 낫지만, 나머지 지역은 낙후된 의료시설로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게 현실적 판단이다. 신종 코로나의 확산과 함께 현지 주재원 등 일부 교민들이 가족을 특별기에 태워 귀국시킨 이유이기도 하다.
현지 언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2천500km 떨어진 중화학 공업도시 옴스크에서 러시아 국영가스공사 '가스프롬'의 현지 정유공장 현대화 공사에 참여한 D건설사의 차장급 직원 A씨(40)가 신종 코로나로 현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던 중 20일 사망했다.
신종 코로나 1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A씨는 2·3차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최종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숨진 A씨 외에 현지 D건설사의 다른 직원 7명도 확진 판정을 받고, 그 중 2명은 입원 중이고 다른 5명은 증상이 경미해 자가치료 중이거나 이미 완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옴스크 주에서는 신종 코로나 사망자는 2명으로 기록됐다. 현지 언론은 옴스크시의 '시립 1번 병원'에서 근무중 신종 코로나로 이날 사망한 젊은 의사(43)에 대해 취재를 집중하는 바람에 A씨 사망 소식은 뒤늦게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D건설사 플랜트사업본부는 지난 2018년 해당 사업을 수주해 직원 약 50명을 옴스크로 파견했다. 가족 10여명도 현지에 함께 체류해 왔다고 한다.
옴스크주 당국은 지난 1일 코로나 확산세에 대비, 현지 사업장의 작업을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D건설사는 러시아 현지 사업장 내 필수(특수)인력을 제외한 근로자들을 모두 귀국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은 현지의 신종 코로나 사태로 '파견 직원의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최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 등 4개 건설사와 하도급 협력업체 등 한국인 직원 683명이 근무 중인 이라크 카르발라 공사 현장에서 우리 근로자 34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이라크 비스미야 신도시 건설 현장으로 파견 나간 한화건설 협력업체 직원이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이다 숨지는 등 한국인 근로자 2명이 숨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