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커피가 있는 곳으로
'오늘 오후에는 바다를 보면서 커피를 마시고 싶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일단 그런 생각이 떠오르면, 어느 날에는 기어코 집을 나서게 된다. 마침 어린이날이었고 어린이는 아니지만 하루쯤 쉬어도 될 것도 같았다. 부산에서 바다와 커피가 공존하는 장소는 흔하지만 결국에는 가장 먼저 떠오른 곳으로, 영도로 가기로 했다. 번잡한 광안리나 해운대와는 다른 섬의 풍경 때문인지, 그다지 가깝지 않은데도 꾸준히 생각나는 곳이다.
영도로 들어가는 길, 버스에서
바다를 보며 커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짧은 여행의 시작이었으니, 바다가 가깝고 카페도 많은 흰여울문화마을로 향했다. 가파른 절벽을 위의 좁은 골목길은 인파로 꽤 북적거렸지만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한 정도는 아니었다.
흰여울문화마을로 들어가는 골목길
흰여울문화마을을 걸을 때마다 마주하는 유혹은 라면 냄새다. 바다가 보이는 테이블도 야외에 구비되어 있는데, 이전까지는 항상 누군가 그곳에 앉아서 양은냄비에 담긴 라면을 먹고 있었다. 다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이후로는 이용할 수 없게 되었는지 야외에 앉은 사람이 없었다. 조금 허기가 지기는 했지만 우선은 원래 목적대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적당히 보이는 카페에 들어갔다. 'LOTS'라는 이름의,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길보다는 약간 위로 솟아있는 카페였다.
밖에서 볼 때는 그리 크지 않아 보였는데, 내부 공간이 다양하게 나누어져 있고 생각보다 앉을 자리가 많은 카페였다. 마침 바다가 보이는 야외 자리 하나가 비어 있어서 그곳에 앉았다. 시원한 아메리카노와 에이드가 놓인 테이블 앞에 바다가 있으니, 기대했던 오후의 분위기 그대로였다.
Info. 흰여울문화마을 랏츠(LOTS)
Add. 부산 영도구 흰여울길 289
Web. instagram.com/cafe_l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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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들렀던 곳은 아니지만, 카페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야기하고 싶은 공간으로 '여울책장'이라는 곳이 있다. 따듯한 느낌의 인테리어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그리고 어린 왕자 삽화와 '당신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순수한 문구가 창틀에 그림자로 새겨져 있었던 이미지 때문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보통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걷기 시작하는 곳을 흰여울문화마을의 입구라고 하면, 안쪽으로 조금 깊이 들어가야 나오는 위치다.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흰여울 안내소의 옆자리다. 내가 방문했을 땐 왜인지 사람이 없었는데, 반면에 야외 공간은 넓어서 한적한 느낌을 줬다. 카페 앞으로는 시야를 방해하는 구조물이 없어서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기에 좋은 카페다.
Info. 여울책장
Add. 부산 영도구 흰여울길 381 여울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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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여행자의 시선으로 같은 장소를,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보게 되면 변한 것과 사라진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두피디아에 처음 올렸던 여행기의 배경이 된 보수동 책방골목을 갔던 날에도 영도에 들렀으니 아직 일 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그사이에도 사라진 것들이 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전에 거리에 서서 먹은 기억이 있는 핫도그를 팔던 가게나, 바다가 보이는 유리창 위에 드림캐처를 걸어 놓았던 잡화점,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꽤 분위기가 좋았던 카페 같은 것들. 물론 지금도 그 자리는 비어있지 않고 다른 공간으로 채워져 있다. 새로 생긴 가게를 발견하면 원래 이 자리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기억해내려고 애써보기도 하지만, 도무지 떠오르질 않는다. 다만 무언가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여전히 모든 곳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 오래 전에 다녀온 여행지들을 다시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이곳에 꽤 자주 오게 되는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물론 바다와 커피도 중요하겠지만 아무래도 이 좁은 골목길이 '걷고 싶은 길'이기 때문인 듯하다. 흰여울문화마을을 걷다 보면 종종 영화 '변호인'의 대사를 만나게 된다.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영화 중 하나라서, 분노하는 송강호의 목소리가 가끔 음성지원되어 들리기도 한다. 거리에서 좋아하는 영화의 대사를 발견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사소한 이벤트지만, 걷고 싶은 거리는 언제나 그런 사소한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새빨간 시계탑이나 온통 파란색인 계단, 타일 장식 위에 올려진 강아지 인형과 누군가 씌워놓은 우산 같은 것들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특히나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흰여울문화마을의 풍경과 다양한 색감, 피사체들이 걷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장치기도 하다.
과거 흰여울 마을은 원래 해안가 가파른 절벽 위에 조성된 달동네였다고 한다. 마을이 생기기 전에는 일제강점기에는 묘지로 쓰이기도 했다. 사람이 살지 않던 이곳에 마을이 생긴 것은 6.25 전쟁 당시 부산까지 내려온 피난민들이 내륙에서는 갈 곳이 없어서, 섬까지 들어와 정착해서 살기 시작하면서다. 지금은 흰여울길을 '걷고 싶은 길'이라고 불러도 큰 어색함이 없지만, 구불구불한 골목과 가파른 계단마다 꽤 무거운 시간이 쌓여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수많은 길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가파른 절벽 위의 삶을 생각해보면, 지금의 내 걸음은 너무 가벼운 것도 같다.
달동네에서 손꼽히는 관광지로 재탄생한 흰여울 문화마을은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절벽이 있는 해안가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은 멋지지만, 이러한 관광지 개발에는 투어리피케이션(Tourification)이라는 빠질 수 없는 문제가 뒤따른다. 흰여울 문화마을도 관광지화가 진행되고 땅값이 오르면서, 많은 원주민들이 집을 팔고 이곳을 떠났다고 한다. 절벽이 있는 해안가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여행자의 '걷고 싶은 길'이 언제나 카페 거리가 될 수는 없기에 도시재생과 함께 지역의 정체성 보존 또한 고민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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